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에 겹친 ANCA 혈관염, 건강검진 소변검사에서 혈뇨와 단백뇨가 나왔을 때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 혈뇨와 단백뇨가 함께 나타나면 ANCA 연관 혈관염이 겹친 사구체신염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던 37세 여성은 MPO-ANCA 46.2U/mL, 사구체여과율 51.4였고 면역복합체 침착까지 동반했습니다.
목차
- 쇼그렌증후군은 콩팥을 어떻게 침범할까요?
- ANCA 연관 혈관염이란 어떤 병인가?
- 37세 여성은 어떤 검사 결과로 병원을 찾았을까요?
- 입원 당시 검사 수치 (원자료)
- 콩팥 조직검사 소견 — 반월체 5개와 굳어 버린 사구체 25개
- 전형에서 벗어난 소견 — 면역복합체와 막성 변화
- 막성 소견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 일차성 막성신병증과 루푸스신염을 하나씩 배제하기
- 왜 ANCA 혈관염에 면역복합체가 함께 쌓일까요? — 자가면역이 겹치는 지점
- 쇼그렌증후군은 어떻게 확인되었을까요?
- 치료 뒤 2년의 경과 — 항체는 빨리, 단백뇨는 느리게
- 이 사례 보고를 읽을 때 알아 두면 좋을 한계
- 이레한의원 코멘트
- 자주 묻는 질문
- 참고문헌
쇼그렌증후군으로 지내다 건강검진 소변검사에서 「혈뇨와 단백뇨가 있으니 재검하라」는 통보를 받는 분들이 계세요. 아무 증상도 없는데 콩팥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쇼그렌 때문인지 다른 병이 겹친 것인지 막막해지는 순간입니다.

오늘은 그 물음에 답이 될 만한 사례 보고 한 편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일본 준텐도대학 신장내과의 Yamada K et al (2026)이 CEN Case Reports에 발표한 보고로, 쇼그렌증후군(Sjögren's syndrome) 환자에게 ANCA 연관 혈관염(ANCA-associated vasculitis, AAV) 이 겹쳐 콩팥의 사구체에 반월체와 면역복합체가 함께 생긴 37세 여성의 진단과 2년 이상의 경과를 담고 있어요.
- 이 환자는 증상이 전혀 없었고, 건강검진 소변검사에서 발견된 단백뇨 1.83g/gCr·혈뇨 50개/HPF 초과가 유일한 단서였습니다. 사구체여과율은 51.4mL/min/1.73m²까지 떨어져 있었어요.
- 혈액에서 MPO-ANCA가 46.2U/mL로 높았고, 조직검사에서는 ANCA 혈관염의 전형인 반월체 사구체신염과 함께, 전형에서 벗어나는 면역글로불린 G·보체 C3·C1q 침착과 막성신병증을 닮은 소견이 같이 나왔습니다.
- 항SSA 항체 양성과 눈 검사 이상으로 쇼그렌증후군이 함께 확인되었고, 고용량 스테로이드·리툭시맙·아바코판 치료 뒤 콩팥 기능과 소변 이상은 서서히 좋아졌습니다. 다만 단백뇨는 항체 수치보다 훨씬 느리게 내려왔어요.
쇼그렌증후군은 콩팥을 어떻게 침범할까요?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이 마르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콩팥·폐·신경·피부까지 침범할 수 있는 전신 자가면역질환입니다. 그중 콩팥 침범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요.
가장 흔한 것은 세관간질신염(tubulointerstitial nephritis) 입니다. 소변을 만드는 가느다란 관(세관)과 그 사이 조직(간질)에 림프구가 침윤하는 형태로, 소변을 농축하거나 산을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에요. 이레한의원 블로그의 쇼그렌증후군 신장 증상 1편 — 간질성 신염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보다 드문 것이 사구체신염(glomerulonephritis) 입니다. 혈액을 걸러 소변의 원료를 만드는 사구체에 면역복합체가 쌓여 염증이 생기는 형태로, 이때는 소변에 단백질과 적혈구가 새어 나옵니다. François H et al (2016)과 Aiyegbusi O et al (2021)의 논문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의 사구체 침범은 세관간질신염보다 드물지만 면역복합체가 사구체에 침착해 생기는 만큼 단백뇨·혈뇨와 콩팥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사구체 쪽 이야기는 쇼그렌증후군 신장 증상 2편 — 사구체신염에도 정리해 두었어요.
이번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 두 갈래 어디에도 깔끔하게 들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쇼그렌 자체의 콩팥 침범이 아니라, 별개의 자가면역질환인 ANCA 연관 혈관염이 겹쳐 들어왔고, 그 위에 면역복합체와 막성 소견까지 얹혀 있었거든요.
ANCA 연관 혈관염이란 어떤 병인가?
항호중구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ANCA) 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호중구 안에 있는 효소를 표적으로 삼는 자가항체입니다. 표적 효소에 따라 MPO-ANCA(미엘로퍼옥시다제, myeloperoxidase)와 PR3-ANCA(프로테이나제 3, proteinase 3)로 나뉘어요. 이 항체의 의미는 ANCA 양성의 의미와 자가면역질환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ANCA 연관 혈관염은 이 항체가 호중구를 활성화해 작은 혈관의 벽을 손상시키는 병이에요. 콩팥의 사구체는 작은 혈관의 뭉치이므로 자주 침범되고, 그 결과가 반월체 사구체신염(crescentic glomerulonephritis) 입니다. 손상된 사구체 모세혈관 밖으로 세포와 섬유소가 새어 나와 초승달 모양으로 쌓이는 것을 반월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사구체를 눌러 여과 기능을 빠르게 떨어뜨립니다.
ANCA 혈관염의 사구체신염에는 교과서적인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면역형광 검사에서 면역글로불린이나 보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pauci-immune)는 점이에요. 루푸스신염이나 막성신병증처럼 면역복합체가 사구체에 쌓여 생기는 병과 구분되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이 「면역 침착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모든 환자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특히 MPO-ANCA 쪽에서는 면역복합체가 함께 쌓이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근래 알려졌어요.
쇼그렌과 ANCA 혈관염이 한 사람에게 같이 오는 일은 드물지만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Coustal C et al (2022)이 문헌에 보고된 44명의 겹침 사례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결과, 쇼그렌이 혈관염보다 먼저 진단되거나 동시에 진단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콩팥 침범과 MPO-ANCA 양성이 흔한 특징이었어요. 쇼그렌의 혈관염 일반에 대해서는 쇼그렌증후군 증상 중 혈관염 글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37세 여성은 어떤 검사 결과로 병원을 찾았을까요?
환자는 37세 여성으로, 정기 건강검진에서 소변 이상이 반복해서 나와 신장내과에 의뢰되었습니다. 진료 당시 전신 증상은 전혀 없었어요. 키 163.0cm, 몸무게 51.3kg, 체질량지수 19.3kg/m²로 마른 편이었고, 혈압 103/64mmHg·맥박 분당 66회·체온 36.8℃로 활력징후도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소변과 혈액 검사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단백뇨 1.83g/gCr — 소변 크레아티닌 1g당 단백질 1.83g으로, 신증후군 기준(3.5g)에는 못 미치지만 분명한 단백뇨입니다.
- 혈뇨 50개/HPF 초과 — 현미경 고배율 시야 하나에 적혈구가 50개 넘게 보였고, 모양이 일그러진 적혈구(사구체에서 새어 나왔다는 표지)와 여러 종류의 원주가 함께 관찰되었어요. 지방 원주 50~99개, 상피 원주 20~29개, 백혈구 원주 10~19개였습니다.
- 사구체여과율 51.4mL/min/1.73m² — 혈청 크레아티닌은 0.99mg/dL로 정상 범위처럼 보였지만, 나이·성별을 반영한 여과율은 정상(90 이상)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 세관 손상 표지 상승 — 소변 NAG 25.4IU/L, β2-마이크로글로불린 80μg/mL로, 사구체뿐 아니라 세관도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였어요.
면역 검사에서는 MPO-ANCA가 46.2U/mL로 높았고 PR3-ANCA는 1.0U/mL 미만이었습니다. 항핵항체는 1:20으로 약하게 양성, 항SSA 항체는 1:16 양성, 항SSB 항체는 음성이었어요. 반면 보체는 CH50 52.2U/mL·C3 90mg/dL·C4 23mg/dL로 모두 정상이었고, C반응단백은 0.02mg/dL 미만으로 전신 염증 표지는 거의 없었습니다. 항dsDNA 항체·항사구체기저막 항체·한랭글로불린은 모두 음성이었어요.
전신 염증 표지와 보체는 정상인데 콩팥만 증상 없이 망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이 사례의 첫 번째 특징입니다. 저자들은 이 조합만으로는 원인을 좁힐 수 없어 입원 28일째에 콩팥 조직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입원 당시 검사 수치 (원자료)
| 항목 | 결과 | 항목 | 결과 |
|---|---|---|---|
| 단백뇨 | 1.83g/gCr | MPO-ANCA | 46.2U/mL |
| 혈뇨 | >50/HPF | PR3-ANCA | <1.0U/mL |
| 백혈구뇨 | 10~19/HPF | 항핵항체 | 1:20 (반점형) |
| 혈청 크레아티닌 | 0.99mg/dL | 항SSA 항체 | 1:16 |
| 사구체여과율 | 51.4mL/min/1.73m² | 항SSB 항체 | 음성 |
| 혈액요소질소 | 14mg/dL | 항dsDNA 항체(RIA) | 2.0IU/mL |
| 알부민 | 3.9g/dL |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 2.0U/mL |
| 소변 NAG | 25.4IU/L | 한랭글로불린 | 음성 |
| 소변 α1-마이크로글로불린 | 7.8mg/L | CH50 | 52.2U/mL |
| 소변 β2-마이크로글로불린 | 80μg/mL | C3 / C4 | 90 / 23mg/dL |
| C반응단백 | <0.02mg/dL | IgG / IgG4 | 1151 / 48.0mg/dL |
| 혈색소 | 12.7g/dL | IgA / IgM | 200 / 57mg/dL |
콩팥 조직검사 소견 — 반월체 5개와 굳어 버린 사구체 25개

조직에서 확인된 사구체는 모두 40개였습니다. 그중 17개는 완전히 굳어 있었고(전역 경화), 8개는 일부가 굳어 있었으며(분절 경화), 5개에서는 반월체가 보였어요. 반월체 5개 가운데 세포성이 3개, 섬유세포성이 1개, 섬유성이 1개였습니다.

세포성 반월체는 지금 활발히 진행 중인 손상을, 섬유성 반월체는 이미 흉터로 굳은 손상을 뜻합니다. 이 세 종류가 섞여 있다는 것은 사구체 손상이 한 번에 온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반복되었다는 뜻이에요. 증상이 없는 사이 검진에서만 잡히던 소변 이상이 실은 오래 진행된 병의 흔적이었던 셈입니다.
사구체 밖도 성했던 것은 아닙니다. 간질에는 림프구가 군데군데 침윤해 있었고 그 부위의 세관은 위축되어 있었으며, 간질 섬유화는 중등도였어요. 작은 동맥벽이 약간 두꺼워져 있었고, 활꼴동맥의 내탄성판이 여러 겹으로 겹쳐 있었습니다. 앞서 본 소변 세관 손상 표지의 상승이 이 소견과 맞아떨어집니다.
여기까지는 ANCA 혈관염의 전형적인 사구체신염이에요. 저자들은 MPO-ANCA 양성과 이 조직 소견을 근거로 콩팥에 국한된 ANCA 연관 혈관염으로 진단했고, 2022년 미국류마티스학회·유럽류마티스학회 분류 기준에서 현미경적 다발혈관염(microscopic polyangiitis, MPA) 에 해당했습니다. 혈관염 활성도 점수(BVAS)는 6점이었어요.
전형에서 벗어난 소견 — 면역복합체와 막성 변화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면역형광 검사에서 IgG·C3·C1q가 사구체의 메산지움과 모세혈관벽 양쪽에 알갱이 모양으로 침착해 있었어요. 「면역 침착이 거의 없어야 할」 ANCA 혈관염과는 맞지 않는 소견입니다. IgA와 IgM은 음성이었습니다.
전자현미경에서는 전자밀도가 높은 침착물이 메산지움 옆과 사구체기저막의 상피 쪽(상피하)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상피하 침착은 막성신병증의 특징이라, 저자들은 이 부분을 Churg 분류 1~2기의 막성 병변으로 판정했어요. 다만 은염색에서 기저막이 두꺼워지거나 가시 모양(spike)·거품 모양(bubbling)의 변화는 보이지 않아, 막성 변화가 초기 단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IgG 아형을 나누어 보니 IgG1·IgG2·IgG3는 양성인데 IgG4는 음성이었습니다. 일차성 막성신병증에서는 IgG4가 우세한 것이 보통이라, 이 역시 전형에서 벗어난 결과였어요.
막성 소견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 일차성 막성신병증과 루푸스신염을 하나씩 배제하기
저자들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이 감별입니다. 사구체 상피하에 면역복합체가 쌓이는 병은 여럿이고, 그중 무엇이냐에 따라 치료와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첫째, 일차성 막성신병증(primary membranous nephropathy) 입니다. Beck LH et al (2009)이 밝힌 것처럼 일차성 막성신병증의 약 70%는 족세포의 PLA2R(M형 포스포리파아제 A2 수용체)을 표적으로 하는 자가항체가 원인이고, 나머지 일부는 THSD7A·NELL1 같은 표적 항원으로 설명됩니다. 그런데 이 환자는 사구체의 PLA2R·THSD7A·NELL1 염색이 모두 음성이었고 혈청 항PLA2R 항체도 음성이었어요. 여기에 IgG4 음성, C1q 침착, 기저 자가면역질환의 존재까지 더하면 일차성 막성신병증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들의 판단이었습니다.
둘째, 루푸스신염(lupus nephritis) 입니다. C1q가 IgG·C3와 함께 침착하는 것은 루푸스신염, 특히 막성 루푸스신염(V형)을 떠올리게 하는 소견이에요. 그래서 저자들은 전자현미경 표본을 다시 살폈습니다. 루푸스신염의 표지인 내피하 침착물, 내피세포 안의 세관망상 봉입체, 광학현미경의 철사고리 병변이 모두 없었고, IgA·IgM 음성이라 다섯 가지 면역 물질이 다 보이는 「풀하우스(full-house)」 패턴도 아니었습니다. 혈청에서도 항dsDNA·항Sm 항체가 계속 음성이었고 보체가 떨어지지 않았으며, 콩팥 밖 루푸스 증상도 없었어요.
다만 이런 소견이 없다고 해서 루푸스신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콩팥에만 국한된 V형 루푸스신염이나 루푸스 유사 막성 병변의 가능성은 남기 때문에, 저자들은 장기간의 임상·혈청 추적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셋째, EXT1/EXT2 연관 막성신병증입니다. Sethi S et al (2019)이 발견한 이 유형은 PLA2R 음성 막성신병증 가운데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 배경을 가진 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납니다. 이 환자는 사구체기저막을 따라 EXT1 염색이 알갱이 모양으로 양성이었지만 EXT2는 음성이었습니다. 둘 다 양성이어야 확실히 분류할 수 있으므로 저자들은 이 유형이라고 단정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EXT1 양성·항SSA 항체 양성·C1q 침착·메산지움과 모세혈관벽 양쪽의 면역 침착을 합쳐 보면, 일차성보다는 자가면역질환에 동반된 막성 병변 쪽에 가깝다고 해석했습니다.
정리하면 이 막성 소견은 「쇼그렌증후군 연관 막성신병증」, 「루푸스 유사 막성 병변」, 「ANCA 혈관염에 동반된 면역복합체성 막성 병변」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로 확정할 수 없었어요. 저자들은 이 세 기전이 겹쳐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 두었습니다.
왜 ANCA 혈관염에 면역복합체가 함께 쌓일까요? — 자가면역이 겹치는 지점

「면역 침착이 거의 없다」는 ANCA 혈관염의 교과서적 정의는 근래 상당히 수정되었습니다. Haas M et al (2004)이 ANCA 연관 반월체 사구체신염 126례를 분석했을 때 이미 상당수에서 면역 침착이 발견되었고, Lin W et al (2021)의 분석에서는 MPO-ANCA 연관 사구체신염의 약 40%에서 사구체에 면역글로불린이나 보체가 침착해 있었어요.
문제는 이 침착이 예후와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Neumann I et al (2003)은 사구체 면역 침착이 있는 환자에서 단백뇨가 더 많았다고 보고했고, Yu F et al (2007)과 Lin W et al (2021)은 면역복합체가 함께 있는 ANCA 혈관염 환자가 진단 당시 혈청 크레아티닌이 더 높고 말기콩팥병으로 진행할 위험도 더 컸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쌓일까요? 저자들이 인용한 기전은 두 가지입니다.
- ANCA가 내피를 손상시켜 길을 연다 — ANCA에 활성화된 호중구가 사구체 모세혈관의 내피세포를 손상시키면, 혈액 속을 떠다니던 면역복합체가 손상된 혈관벽에 걸려 침착하기 쉬워집니다.
- MPO 자체가 항원이 된다 — 호중구에서 방출된 MPO가 사구체 모세혈관벽에 먼저 달라붙고, 그 위에 MPO-ANCA가 결합해 그 위치에서 면역복합체가 형성된다는 설명이에요. Matsumoto K et al (2009)은 막성신병증이 동반된 MPO-ANCA 사구체신염 환자의 상피하 침착물 안에서 실제로 MPO를 증명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IgG4가 아닌 IgG1~3이 우세하고 C1q가 함께 침착한 것도 단서가 됩니다. C1q는 고전 경로(classical pathway) 로 보체를 활성화하는 첫 단백질이에요. IgG4는 보체를 거의 활성화하지 못하는 반면 IgG1·IgG3는 C1q와 잘 결합하므로, 이 환자의 면역복합체는 일차성 막성신병증과 달리 고전 경로로 보체를 활성화하며 사구체를 손상시켰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쇼그렌이 놓입니다. 쇼그렌은 B세포가 만성적으로 활성화되어 자가항체와 면역글로불린을 계속 만들어 내는 자가면역질환이에요. 저자들은 이 만성 B세포 활성이 면역복합체가 만들어지기 쉬운 배경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자가면역질환 하나가 다른 자가면역 반응이 자라기 좋은 토양이 되는 셈이죠. 다만 이 환자에서 쇼그렌과 사구체 병변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증명하지는 못했다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어떻게 확인되었을까요?
이 환자에게 쇼그렌 진단은 콩팥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따라 나왔습니다. 항SSA 항체가 양성이었고, 눈물 분비를 재는 쉬르머 검사(Schirmer test) 와 각막 표면의 손상을 보는 형광 염색 검사(fluorescein staining) 가 모두 비정상이었어요. 환자 본인이 눈이나 입이 마른다고 호소한 기록은 논문에 없습니다.
이 점은 진료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장면과 겹칩니다. 쇼그렌증후군은 건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채로 다른 장기 침범이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요. 앞서 리뷰한 국내 884명 표현형 분석에서도 증상은 없는데 면역 지표만 활발한 환자군이 전체의 3분의 1이었죠.
Maripuri S et al (2009)의 임상병리 연구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의 콩팥 침범 가운데 막성신병증은 드문 형태입니다. 그래서 이 환자의 막성 소견을 쇼그렌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저자들도 쇼그렌이 면역복합체가 생기기 쉬운 자가면역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까지만 언급했어요.
치료 뒤 2년의 경과 — 항체는 빨리, 단백뇨는 느리게

치료는 ANCA 혈관염의 표준 관해 유도 요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메틸프레드니솔론 하루 1,000mg을 3일 정맥 주사한 뒤 경구 프레드니솔론 하루 30mg에서 시작해 25·20·17.5·15·10·7.5·5mg으로 단계적으로 줄였고, 2년째에는 하루 3mg까지 내려갔어요. 보체 C5a 수용체 억제제인 아바코판(avacopan) 을 하루 60mg으로 유도기에 함께 쓰다가 스테로이드를 줄이는 시기에 중단했습니다.
B세포를 제거하는 리툭시맙(rituximab) 은 체표면적 1m²당 375mg(1회 575mg)을 매주 한 번씩 4주 연속 투여한 뒤, 2024년 KDIGO 지침에 따라 6개월 간격으로 유지 투여했어요. 경과 그림에는 2년 넘는 기간 동안 총 7회의 투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경과는 지표마다 속도가 달랐습니다.
- MPO-ANCA — 입원 당시 46.2U/mL였던 수치는 치료 시작 직전 그림상 약 70U/mL까지 올랐다가, 치료 시작 뒤 급격히 떨어져 100일 무렵부터 10U/mL 아래에서 유지되었어요.
- 혈뇨 — 고배율 시야당 50개 이상에서 시작해 10~19개, 5~9개, 1~4개로 줄었고, 1년 반 이후에는 대부분의 검사에서 1개 미만이었습니다.
- 사구체여과율 — 51.4에서 치료 초기에 60대 후반까지 올라섰고, 이후 55~70 사이를 오르내리며 2년 넘게 유지되었어요.
- 단백뇨 — 가장 느렸습니다. 조직검사 전후 그림상 약 2.3g/gCr까지 올랐다가 치료 뒤 서서히 내려와 200일 무렵에야 0.5g/gCr 아래로 들어왔고, 그 뒤로도 0.1~0.3g/gCr 수준이 이어졌습니다.

항체 수치는 석 달 만에 정상 근처로 내려왔는데 단백뇨는 반년 넘게 걸렸다는 이 속도 차이가 두 번째 특징입니다. 저자들은 이 지연을 두 가지로 설명했어요. 하나는 항체와 별개로 남아 있는 면역복합체성 사구체 손상, 다른 하나는 반월체와 만성 세관간질 변화가 남긴 구조적 손상입니다. 사구체 40개 중 25개가 이미 굳어 있었다는 조직 소견을 떠올리면 납득이 가는 설명이죠.

한 가지 유념하실 점은, 스테로이드·리툭시맙·아바코판 세 가지가 동시에 쓰였기 때문에 어느 약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이 사례로 가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자들도 이를 한계로 분명히 적었어요.
이 사례 보고를 읽을 때 알아 두면 좋을 한계
저자들이 스스로 짚은 한계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구체 침착물에 MPO 면역염색을 하지 않아 MPO가 항원으로 심어졌다는 기전을 직접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EXT2 없이 EXT1만 양성인 소견의 병리적 의미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아요. 셋째, 한 명의 사례 보고이므로 이 결과를 다른 환자에게 그대로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이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이 보고가 남기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증상이 없는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소변 이상 뒤에 별개의 자가면역질환이 겹쳐 있을 수 있고, 조직검사 없이는 그 겹침을 알 수 없다는 것이에요.
이레한의원 코멘트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주로 봐요. 이 사례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대목은 환자에게 아무 증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사구체 40개 중 25개가 굳을 때까지 몸은 아무 신호를 보내지 않았고, 건강검진 소변검사만이 유일한 단서였어요.
그래서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료받고 계신 분들께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혈뇨나 단백뇨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증상이 없으니 괜찮겠지」 하고 넘기지 마시고, 신장내과나 류마티스내과에서 소변 정밀검사·ANCA를 포함한 자가항체 검사·필요하면 조직검사까지 받아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사례처럼 항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단백뇨는 오래 남을 수 있으니, 콩팥 지표는 길게 지켜보셔야 해요.
혈액·소변 검사와 조직검사, 그리고 스테로이드·리툭시맙 같은 치료는 그 결과를 판단하고 처방하는 의료기관에서 받으시는 것이 맞습니다. 인천 쇼그렌 한의원에서 하는 일은 그 검사 결과지를 함께 읽어 드리고, 자가면역 활성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콩팥 지표와 건조·피로 같은 증상이 같은 방향인지 다른 방향인지를 나누어 살피면서 한의학적 관리 방향을 상의하는 것이에요.
송도 이레한의원에 오실 때는 건강검진 결과지와 최근 소변·혈액 검사 결과, 그리고 자가항체 검사 결과가 있으면 함께 가져오세요. 콩팥 지표의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드릴게요.
자주 묻는 질문
Q. 쇼그렌증후군이 있는데 건강검진에서 혈뇨가 나왔습니다. 쇼그렌 때문인가요?
A.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의 콩팥 침범은 세관간질신염이 가장 흔하고 사구체신염은 드문 편입니다. 이 사례처럼 ANCA 연관 혈관염 같은 별개의 자가면역질환이 겹쳐 사구체를 침범했을 수도 있어요. 혈뇨와 단백뇨가 함께 있고 사구체여과율이 떨어져 있다면 원인을 가리기 위해 자가항체 검사와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니, 신장내과 진료를 미루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Q. 증상이 전혀 없는데도 콩팥이 많이 망가질 수 있나요?
A. 네, 이 사례가 바로 그 경우였습니다. 37세 환자는 전신 증상이 전혀 없었지만 조직검사에서 사구체 40개 중 17개가 완전히, 8개가 부분적으로 굳어 있었고 반월체도 5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사구체여과율은 정상의 절반 수준인 51.4mL/min/1.73m²였어요. 콩팥은 상당히 손상될 때까지 통증이나 부종 같은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정기 소변검사가 중요합니다.
Q. ANCA 혈관염 치료로 항체 수치가 정상이 되었는데 단백뇨가 계속 나옵니다. 치료가 안 듣는 건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사례에서도 MPO-ANCA는 치료 100일 안에 10U/mL 아래로 내려왔지만 단백뇨가 0.5g/gCr 아래로 들어오기까지는 200일 가까이 걸렸고, 그 뒤로도 소량이 남았습니다. 저자들은 항체와 별개로 남아 있는 면역복합체성 손상과, 반월체·간질 섬유화가 남긴 구조적 손상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단백뇨의 추이는 주치의와 함께 길게 보셔야 합니다.
Q. 막성신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자가면역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나요?
A. 있을 수 있습니다. 막성신병증의 약 70%는 PLA2R 항체가 원인인 일차성이지만, 나머지는 루푸스·쇼그렌증후군 같은 자가면역질환이나 감염·약물에 동반되는 이차성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PLA2R·THSD7A·NELL1이 모두 음성이고 IgG4도 음성이어서 일차성으로 보기 어려웠고, EXT1 양성과 항SSA 항체 양성이 자가면역 배경을 시사했습니다. 막성신병증 진단을 받으셨다면 자가항체 검사로 배경 질환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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