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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증후군 약, 왜 손이 안 갈까 — 병의 무게가 아니라 마음의 저울이 갈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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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 약, 왜 손이 안 갈까 — 병의 무게가 아니라 마음의 저울이 갈랐습니다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한 줄 요약

먹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어 보이고, 오래 먹어야 한다는 말에 부담이 앞섭니다. 그렇다면 약을 꾸준히 드시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은 무엇이 다를까요? 오늘은 이 물음을 2년 가까이 추적한 최근 연구를 통해 리뷰해 보겠습니다.

쇼그렌증후군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쇼그렌증후군 진단 초기의 약 복용에 관한 연구를 설명하는 안내 이미지

먹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어 보이고, 오래 먹어야 한다는 말에 부담이 앞섭니다. 그렇다면 약을 꾸준히 드시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은 무엇이 다를까요? 오늘은 이 물음을 2년 가까이 추적한 최근 연구를 통해 리뷰해 보겠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Erol et al (2026)이 새로 진단받은 환자들을 21개월가량 지켜본 결과입니다.

약을 꾸준히 드시는지 아닌지를 가른 것은 병이 얼마나 심한가가 아니라, 약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였습니다.

증상의 무게도, 질병 활동도도, 피로도 두 무리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갈린 것은 「이 약이 나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과 「이 약이 걱정된다」는 생각 사이의 저울이었습니다.

어떤 연구인가요?

튀르키예 셀축대학교 류마티스내과에 새로 진단받고 오신 원발성 쇼그렌증후군 환자 54명을 등록해 앞으로 지켜본 연구입니다.

평균 나이는 49.7세, 52명(96.3퍼센트)이 여성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40명(74.1퍼센트)이 평균 21.4개월 뒤 다시 평가를 받았습니다.

연구가 두 무리로 나눈 방식

다시 평가받은 40명을 약 복용 설문으로 나눈 결과, 16명(40퍼센트)이 낮은 복용 순응도, 24명(60퍼센트)이 높은 순응도로 분류되었습니다.

새로 진단받은 분들 가운데 열에 넷이 약을 꾸준히 드시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병이 심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증상이 심한 분이 약을 더 잘 드시는가」입니다.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나이(P=0.971), 체질량지수(P=0.380), 증상을 앓은 기간(P=0.279) 모두 두 무리가 비슷했습니다. 직업 유무와 흡연, 학력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전신 질병 활동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두 무리 모두 처음부터 낮았고 추적 기간 내내 낮게 유지되었습니다(처음 P=0.621, 추적 시 P=0.736).

환자가 스스로 느끼는 증상의 무게를 나타내는 지표도 처음(P=0.389)과 추적 시(P=0.134) 모두 차이가 없었습니다.

심리 상태와 피로, 일상 기능, 삶의 질도 두 무리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랐나요?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약에 대한 생각을 재는 설문이었습니다.

약에 대한 생각을 두 가지로 나누어 묻는 설문 구조

이 설문은 두 가지를 따로 묻습니다. 「이 약이 내 건강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의 강도와 「이 약이 걱정된다」는 생각의 강도입니다.

필요하다는 생각과 걱정되는 생각의 저울

꾸준히 드시는 분들은 필요하다는 점수가 3.37점, 그렇지 않은 분들은 3.04점이었습니다(P=0.267). 걱정 점수는 반대로 꾸준히 드시지 못하는 분들이 3.46점으로 더 높았습니다(P=0.115).

두 점수만 놓고 보면 각각은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필요 점수에서 걱정 점수를 뺀 값을 보자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이 값이 꾸준히 드시지 못하는 분들에서 -0.43, 꾸준히 드시는 분들에서 0.30이었습니다(P=0.038).

즉 걱정이 필요보다 앞선 분들이 약에서 멀어졌습니다.

이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가요?

연구진은 이 값이 높을수록 약을 꾸준히 드실 가능성이 얼마나 커지는지도 계산했습니다.

교차비가 1.95(95퍼센트 신뢰구간 1.01~3.76)로 나왔습니다. 교차비란 어떤 조건이 있을 때 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며, 저울이 한 칸 필요 쪽으로 기울 때 꾸준히 드실 가능성이 약 2배가 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신뢰구간의 아래 끝이 1.01로 1에 바짝 붙어 있습니다. 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그 크기를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연구진 스스로도 이 분석을 탐색적인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연구의 한계

저자들이 직접 적어 둔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약 복용 정도와 약에 대한 생각을 같은 시점에 한꺼번에 물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쪽이 먼저인지 알 수 없습니다. 걱정이 앞서서 약을 덜 드셨을 수도 있고, 이미 약을 띄엄띄엄 드시다 보니 걱정이 커졌을 수도 있습니다.

둘째, 사용한 복용 설문이 쇼그렌증후군에서 따로 검증된 도구가 아닙니다.

셋째, 40명은 작은 규모입니다.

그래서 이 결과는 「이렇게 하면 된다」가 아니라 「여기를 들여다볼 만하다」로 읽는 것이 정확하겠습니다.

증상은 오히려 조금 늘었습니다

한 가지 더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21개월을 지켜보는 동안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무게는 두 무리 모두에서 조금씩 늘었습니다. 꾸준히 드신 쪽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신 질병 활동도는 양쪽 다 낮게 유지되었는데도 그랬습니다.

이것은 이 질환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검사로 잡히는 염증 활동과 본인이 느끼는 건조감·피로·통증이 따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약을 꾸준히 드셔도 마름과 피로가 그대로인 것 같다고 느끼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라 더 어려운 대목

이 어려움은 쇼그렌증후군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성격에서 나옵니다.

자가면역질환의 약은 대체로 지금 아픈 것을 덜어 주기보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막아 두는 쪽으로 쓰입니다. 먹어도 오늘 당장 달라지는 것이 없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오늘의 증상과 앞날의 위험을 함께 보아야 하는 구도

여기에 이 질환의 또 다른 성격이 겹칩니다. 검사로 잡히는 자가면역 활동과 본인이 느끼는 마름·피로가 나란히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약이 지키고 있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이 서로 다른 자리에 있는 셈입니다.

이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걱정되는 마음」의 저울을 들여다본 것도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그 저울이 눈에 보이는 증상만으로 기울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보나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저희는 한의원이라 병원에서 처방받으신 약을 조정하거나 중단하도록 안내하지 않습니다. 그 판단은 담당 류마티스내과의 몫입니다.

다만 이 연구가 진료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장면과 겹칩니다. 「먹어도 마름이 그대로여서 손이 안 간다」는 말씀입니다.

이 연구가 보여 준 것은 그 느낌이 약이 듣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검사상 활동도는 낮게 유지되는데도 본인이 느끼는 증상은 늘 수 있고, 그것이 약을 놓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저희가 다루는 부분은 그 사이에 남는 증상 — 마름과 피로, 잠의 질 — 이며, 약을 대신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담당 진료를 유지하시는 것을 전제로 봅니다.

관련해서 쇼그렌증후군 유전을 넘어서는 병리적 원인 글과 쇼그렌증후군의 후성유전적 원인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정리하면

지금까지 확인한 내용을 일곱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 진단받은 원발성 쇼그렌증후군 환자 54명을 평균 21.4개월 지켜본 연구입니다
  • 다시 평가받은 40명 가운데 16명(40퍼센트)이 약을 꾸준히 드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나이·증상 기간·질병 활동도·증상의 무게는 두 무리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 심리 상태와 피로, 일상 기능, 삶의 질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 갈린 것은 「필요하다」에서 「걱정된다」를 뺀 값으로, -0.43 대 0.30이었습니다
  • 이 값이 높을수록 꾸준히 드실 가능성이 약 2배였으나 신뢰구간이 1에 붙어 있습니다
  • 증상의 무게는 두 무리 모두에서 조금씩 늘었고, 질병 활동도는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을 꾸준히 못 먹는 것은 의지 문제인가요?

A.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이 연구에서 꾸준히 드시지 못한 분들의 증상이나 심리 상태가 특별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갈린 것은 약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과 걱정되는 마음 사이의 저울이었습니다.

Q. 걱정이 큰 것이 왜 문제인가요?

A. 걱정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걱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넘어서면 약에서 멀어지기 쉬웠습니다. 걱정되는 부분을 담당 진료과에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편이 낫겠습니다.

Q. 약을 꾸준히 먹으면 증상이 좋아지나요?

A. 이 연구에서는 두 무리 모두 증상의 무게가 조금씩 늘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약의 효과를 비교하려고 설계한 연구가 아니므로, 약이 소용없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Q. 검사 수치는 괜찮은데 왜 더 힘들어질까요?

A. 이 질환에서는 검사로 잡히는 염증 활동과 본인이 느끼는 건조감·피로가 따로 움직이는 일이 흔합니다. 이 연구에서도 질병 활동도는 낮게 유지되는 동안 증상의 무게만 늘었습니다.

Q. 한의원에서 약을 줄여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본원은 한의원이라 처방받으신 약을 조정하거나 중단하도록 안내하지 않습니다. 약의 조정은 담당 류마티스내과에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Q. 40명이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요?

A. 맞습니다. 연구진도 그 점을 한계로 적었고, 분석을 탐색적인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결론이 아니라 방향을 가리키는 연구로 보시는 편이 정확하겠습니다.

참고문헌

  • Erol K, Akyıldız Tezcan E, Baş Bilen N, Gürbüz C (2026) Medication adherence is associated with the necessity-concern differential in newly diagnosed primary Sjögren disease: a prospective observational cohort study. Rheumatology International 46:242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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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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