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자가면역질환, 왜 하필 이 나이에 시작됐을까 싶을 때
나이가 들면 흉선에서 배출되는 T세포의 종류가 줄고 일부만 크게 불어납니다. 생후 4주·12개월·18개월 생쥐의 T세포 수용체를 읽은 2026년 연구에서, 늙은 흉선 환경만으로도 다양성이 낮아졌습니다.
목차
나이가 들면서 감기에 자주 걸리고, 예방접종을 해도 예전만큼 효과가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자가면역질환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면역이 약해지는데 왜 자기 몸을 공격하는 병은 많아지는 걸까요?

이 모순의 실마리는 가슴뼈 뒤에 있는 작은 장기, 흉선(thymus)에 있습니다. 흉선은 T세포를 교육하는 학교인데, 사춘기부터 빠르게 쪼그라듭니다. 문제는 크기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배출되는 T세포의 성질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2026년 Aging Cell에 실린 연구를 통해, 늙은 흉선이 만들어 내는 면역세포가 젊은 흉선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 리뷰해 보겠습니다.
흉선은 T세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곳일까요?
우리 몸의 면역세포 가운데 T세포는 골수에서 태어나지만, 교육은 흉선에서 받습니다.
T세포는 저마다 다른 모양의 더듬이를 하나씩 달고 있습니다. 이것을 T세포 수용체(T-cell receptor, TCR) 라고 부릅니다. 이 더듬이는 알파 사슬과 베타 사슬 두 가닥이 짝을 이룬 구조이고, 유전자 조각들을 무작위로 이어 붙여 만들기 때문에 사람마다, 세포마다 모양이 전부 다릅니다.
이 다양성이 왜 중요한지는 간단합니다. 처음 보는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그 중 하나쯤은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흉선에서 벌어지는 두 번의 시험
흉선에 들어온 미성숙 T세포는 두 단계의 검증을 거칩니다.
첫째, 양성 선택(positive selection) 입니다. 자기 몸의 MHC 분자를 적당한 세기로 알아보는 세포만 살아남습니다. 아무것도 못 알아보는 더듬이는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음성 선택(negative selection) 입니다. 자기 조직을 너무 강하게 알아보는 세포는 제거됩니다. 이 두 번째 시험이 바로 자가면역질환을 막는 중심 관문이고, 의학에서는 이를 중심 관용(central tolerance)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험을 감독하는 것은 T세포 자신이 아니라, 흉선을 이루는 흉선상피세포(thymic epithelial cell, TEC) 입니다. 겉질에 있는 상피세포는 첫 번째 시험을, 속질에 있는 상피세포는 두 번째 시험을 담당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무엇을 측정했을까요?
Rowell J et al (2026)의 연구진은 생쥐를 세 시점으로 나눠 흉선 안의 T세포 수용체 유전자를 대량으로 읽어 냈습니다.
- 생후 4주 —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에 해당합니다
- 생후 12개월 — 중년에 해당합니다
- 생후 18개월 — 노년에 해당합니다
단순히 나이만 비교한 것이 아니라, T세포가 성숙해 가는 단계별로 세포를 따로 분리해서 읽었습니다. 검증을 아직 시작하지 않은 단계, 검증이 진행 중인 단계, 그리고 시험을 통과해 나갈 준비를 마친 단계를 나눈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두 가지 실험을 추가했습니다. 하나는 스테로이드로 흉선을 일시적으로 비운 뒤 회복되는 과정을 관찰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흉선이 없는 생쥐에게 젊은 흉선과 늙은 흉선을 각각 이식해 비교한 것입니다.
이 마지막 실험이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입니다.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늙은 흉선은 다양성이 줄어든 T세포를 내보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예상대로 세포 수의 감소였습니다. 4주 생쥐에 비해 12개월과 18개월 생쥐의 흉선세포는 뚜렷하게 줄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성이었습니다.
다양성 지표가 낮아졌습니다
T세포 수용체의 다양성은 생태학에서 빌려 온 지표로 잽니다. 숲에 나무 종류가 몇 가지나 있는지를 재는 방식과 같습니다.
- 섀넌 엔트로피(Shannon entropy) —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나타냅니다. 값이 클수록 다양합니다
- 지니 계수(Gini index) — 몇몇 종류가 얼마나 치우쳐 많은지를 나타냅니다. 값이 클수록 소수에 쏠려 있다는 뜻입니다
18개월 흉선에서는 베타 사슬의 섀넌 엔트로피가 낮아지고 지니 계수는 높아졌습니다. 쉽게 말하면 T세포의 종류가 줄어들고, 남은 것 중 일부가 유난히 많이 불어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특정 수용체를 가진 세포가 크게 불어난 것을 클론 확장(clonal expansion) 이라고 합니다. 18개월 흉선에서는 이 확장된 클론이 차지하는 비율이 젊은 흉선보다 높았습니다.
더듬이의 모양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연구의 새로운 부분입니다.
수용체 유전자는 V 조각과 J 조각을 골라 이어 붙여 만듭니다. 어떤 V와 어떤 J를 짝짓느냐에 따라 최종 모양이 정해지는데, 18개월 흉선은 젊은 흉선과 뚜렷하게 다른 조합을 골라 쓰고 있었습니다.
수용체 끝에서 항원과 직접 맞닿는 부위를 CDR3 라고 부릅니다. 양성 선택을 통과한 뒤의 세포를 비교했을 때, 늙은 흉선이 만든 베타 사슬의 CDR3 길이는 젊은 흉선보다 짧았습니다.
이것이 왜 의미가 있을까요? 앞선 연구에서 CDR3가 8~13개 아미노산 정도로 짧을 때 MHC와의 결합에 유리하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길이가 길어지면 수용체의 다른 부위가 MHC와 접촉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즉 늙은 흉선은 통과하기 쉬운 쪽으로 기울어진 시험을 치르고 있었던 셈입니다. 시험이 헐거워지면 걸러졌어야 할 세포가 통과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 대목이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나이가 들면 감염에 약해지는 동시에 자가면역 경향이 늘어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관찰돼 온 사실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말초, 그러니까 몸 곳곳을 돌아다니는 면역세포의 변화로 설명해 왔습니다.
이 연구는 그보다 앞 단계인 교육 과정 자체가 달라진다는 근거를 더합니다.
중심 관용이 헐거워질 수 있습니다
자기 조직을 공격하는 T세포를 제거하는 음성 선택은 속질의 흉선상피세포가 담당합니다. 이 세포들은 원래 몸 곳곳의 조직에만 있는 단백질까지 흉선 안에서 미리 보여 줍니다. 그래야 그것을 공격하는 세포를 걸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흉선상피세포의 수와 재생 능력이 함께 떨어지고, 이 조직 특이 단백질의 발현량도 감소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돼 있습니다.
교육 담당 세포가 줄면 학생이 배우지 못한 채 졸업할 수 있습니다. 자기 조직을 알아보는 T세포가 걸러지지 않고 몸으로 나가면, 그것이 자가면역 반응의 출발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몸 밖으로 나간 뒤에도 자가반응 세포를 붙잡아 두는 두 번째 방어선이 있습니다.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Treg)입니다. 이 세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루푸스 신염에서 조절 T 세포의 역할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흉선에서의 교육과 몸에서의 감시가 함께 느슨해질 때 자가면역질환의 문턱이 낮아진다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아직 병명이 붙지 않은 경계 상태에 대해서는 미분화 결합조직질환과 면역관용 글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성 감소는 감염 취약과 이어집니다
동시에 수용체의 종류가 줄어들면 처음 보는 병원체를 알아볼 확률도 낮아집니다. 노년에 백신 반응이 떨어지는 현상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정리하면 하나의 변화가 두 방향의 결과를 낳습니다. 덜 다양해져서 새로운 적을 못 알아보고, 시험이 헐거워져서 자기 편을 적으로 오인할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흉선 환경 자체가 원인이라는 증거
여기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T세포가 늙은 것일까요, 아니면 흉선이라는 환경이 늙은 것일까요?
연구진은 이를 가르기 위해 이식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RAG1이라는 유전자가 없는 생쥐는 T세포가 초기 단계에서 더 이상 자라지 못합니다. 즉 이 생쥐의 흉선에는 환경만 있고 T세포는 없습니다. 연구진은 젊은 RAG1 결핍 흉선과 12개월 된 RAG1 결핍 흉선을 각각, 흉선이 없는 생쥐에게 이식했습니다.
들어가는 T세포 전구세포는 양쪽 모두 같은 수용자의 것입니다. 오직 환경의 나이만 다릅니다.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늙은 흉선을 이식받은 쪽에서 만들어진 T세포 수용체는 다양성이 더 낮았고, 확장된 클론이 더 많았으며, 쓸 수 없는 불량 재배열도 더 많았습니다.
개체마다 결과의 편차가 커지고, 세포 종류에 따른 규칙성이 흐려진 것도 함께 관찰됐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수용체 선택 과정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로 해석했습니다.
흉선이 없는 수용자에게 없는 세포는 흉선상피세포뿐이므로, 저자들은 이 세포가 변화의 가장 유력한 원인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다만 저자들은 한계도 함께 적었습니다. 12개월 된 RAG1 결핍 생쥐의 흉선은 1년 동안 성숙한 T세포와 상호작용 없이 지냈기 때문에, 그 자체로 분화가 덜 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로 비운 뒤 회복될 때의 차이
흉선은 스트레스나 스테로이드에 매우 민감해서 일시적으로 크게 위축됩니다. 감염이나 항암 치료 뒤에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연구진은 하이드로코르티손을 투여해 흉선을 비운 뒤, 다시 채워지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회복기에는 4주와 12개월 생쥐 모두 태아기와 비슷한 유전자 조합이 늘어났습니다. 급하게 다시 채울 때는 가장 빠른 방식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12개월 생쥐에서는 여기에 더해 다양성이 낮고 분포가 치우친 수용체 집단이 만들어졌습니다. 같은 자극을 받아도 회복의 질이 달랐다는 의미입니다.

인천 송도 지역에서도 항암 치료나 큰 감염을 겪은 뒤 면역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회복의 속도만이 아니라 회복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이 실험이 보여 줍니다.
사람에게는 어디까지 확인됐을까요?
이 연구는 생쥐 실험입니다.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가 최근 이어지고 있습니다. Bernatz S et al (2026)은 영상 검사로 평가한 성인의 흉선 상태가 전체 사망률, 심혈관 사망률, 폐암 발생, 그리고 암 환자의 면역 치료 반응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런 연관성 연구는 흉선이 좋아서 건강한 것인지, 건강해서 흉선이 유지된 것인지를 가려내지 못합니다.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흉선 상태가 전신 건강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정도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또 하나 참고할 점은 흉선을 제거한 사람에게서 이후 면역 관련 문제가 늘어난다는 보고가 꾸준히 있다는 사실입니다. 흉선이 작아진 뒤에도 그 기능이 계속 필요하다는 근거로 인용됩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 루푸스, 베체트병처럼 면역이 자기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을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왜 하필 이 나이에 이런 병이 생겼을까요"입니다. 오늘 살펴본 연구는 그 질문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을 보여 줍니다. 면역의 교육 과정이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다만 분명히 적어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흉선의 상태를 확인하는 영상 검사나 면역세포를 세는 혈액 검사는 진단을 담당하는 의료기관에서 받으시는 것이 맞습니다. 인천 자가면역질환 한의원을 찾으시는 분들께 이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한의원에서는 이미 받으신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신적인 면역 균형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치료에 접근합니다. 송도에서 자가면역질환 관리를 상담하실 때 이 구분을 먼저 정리해 두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송도 자가면역질환 한의원으로서 말씀드리면, 나이에 따른 면역 변화는 되돌려야 할 고장이 아니라 함께 관리해 갈 조건에 가깝습니다. 그 과정을 인천 이레한의원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흉선이 작아지면 면역력이 없어지는 건가요?
A. 그런 뜻은 아닙니다. 흉선은 사춘기부터 작아지지만 평생 기능을 유지하며, 이미 만들어져 몸에 나가 있는 T세포는 계속 일합니다. 이 연구가 보여 준 것은 기능이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 배출되는 T세포의 성질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Q. 나이가 들면 자가면역질환이 반드시 생기나요?
A. 아닙니다. 면역 노화는 위험을 높이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고, 유전적 배경과 감염, 호르몬 변화 등이 함께 작용합니다. 이 연구도 생쥐에서 수용체 구성의 변화를 확인한 것이지,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한 것은 아닙니다.
Q. 흉선을 다시 키우는 방법이 있나요?
A. 동물 실험 단계에서 흉선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시도가 보고되고 있지만,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확립된 상태는 아닙니다. 흉선을 키운다고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은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스테로이드를 쓰면 흉선이 상하나요?
A. 이 연구에서 사용한 하이드로코르티손은 흉선을 일시적으로 비우기 위한 실험 조건이고, 실제 치료 용량과는 다릅니다. 처방받은 약을 스스로 줄이거나 끊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 걱정되신다면 처방한 의료기관과 상의해 보세요.
참고문헌
- Rowell J et al (2026) The Thymic Microenvironment Shapes Age-Related Qualitative Changes in the TCR Repertoire. Aging Cell 25:e70675
- Bernatz S et al (2026) Thymic health consequences in adults. Nature 652:986-994
- Bernatz S et al (2026) Thymic health and immunotherapy outcomes in patients with cancer. Nature 652:995-1003
- Lu J et al (2019) Molecular constraints on CDR3 for thymic selection of MHC-restricted TCRs from a random pre-selection repertoire. Nat Commun 10:1019
- Griffith AV et al (2015) Metabolic Damage and Premature Thymus Aging Caused by Stromal Catalase Deficiency. Cell Rep 12:1071-1079
- Baran-Gale J et al (2020) Ageing compromises mouse thymus function and remodels epithelial cell differentiation. eLife 9:e56221
- Palmer DB (2013) The effect of age on thymic function. Front Immunol 4:316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