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치흔설은 왜 생기고 언제 치료 대상이 될까 — 혀 부종·염증과 수면무호흡
목차
혀 옆에 이빨 자국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알려주는 신호일까요.

혀 옆쪽을 따라 이빨 자국이 남은 상태를 치흔설(齒痕舌)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scalloped tongue, crenated tongue, tooth-marked tongue 등으로 불립니다. 진료실에서 이 모양을 발견한 분들은 대개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데, 실제로는 대부분 그 자체가 병은 아닙니다. 다만 몸의 다른 상태를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모양이 만들어지는 병리적 원인과, 어떤 경우에 치료의 대상이 되는지를 최근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모양은 얼마나 흔한가요
생각보다 흔합니다. 2022년 스페인에서 336명의 혀 모양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68명, 즉 20.2%에서 이 소견이 확인되었습니다.
수면 관련 증상으로 검사를 받는 분들만 모으면 비율은 더 올라갑니다. 뒤에서 자세히 다룰 2025년 연구에서는 수면 검사를 받은 160명 중 81명, 50.6%에서 같은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즉 이 모양 자체는 드문 소견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왜 생겼는가입니다.
병리적으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원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Rogers and Bruce (2004)는 이 소견의 원인을 혀의 부종, 즉 거대설과 혀의 염증 두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기전은 단순합니다. 혀는 치아라는 단단한 벽 안쪽에 담겨 있습니다. 혀의 부피가 커지거나 조직이 부어 물러지면 치아 안쪽 면에 계속 눌리게 되고, 그 눌린 자국이 가장자리를 따라 물결 모양으로 남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면 압력의 문제가 있습니다. 혀의 크기가 정상이더라도 혀를 치아 쪽으로 미는 힘이 반복해서 작용하면 같은 자국이 생깁니다. 이갈이나 이 악물기가 대표적인 경우로, 이때는 혀로 치아를 밀어내는 동작이 함께 일어나며 그 압력이 상당히 강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자국이 가장 뚜렷하고, 뺨 안쪽에도 일자 모양의 자국이 함께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뺨 안쪽의 흰 선 모양 변화는 구강 편평태선과 구별해야 하므로 진료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어떤 상태들이 이 두 갈래를 만드나요
부종이나 염증, 혹은 반복되는 압력을 만들 수 있는 의학적 상태는 여러 가지입니다.
- 이갈이, 이 악물기 같은 구강 내 악습관
-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대사 질환
- 비타민B를 비롯한 영양 부족
- 불안, 우울 등의 신경정신 증상
- 턱관절 장애
- 감염,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 유전적 요인과 흡연

같은 모양이라도 배경이 다르면 함께 보이는 소견이 달라집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는 백태가 두껍고 색이 창백하며 혀가 커 보이는 상태에서 이빨 자국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쇼그렌증후군에서는 자국이 선명하면서 설태가 거의 없고 전반적으로 창백하되 가운데는 붉어지며 균열이 많이 보이는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부분이 있습니다. 이 모양이 있다고 해서 위의 질환들을 모두 의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질병과 무관한 무증상이거나 일시적인 상태입니다.
새로 밝혀진 부분 — 심한 수면무호흡의 단서
가장 최근에 더해진 근거는 수면 쪽에서 나왔습니다. Guimarães et al (2025)는 브라질의 수면검사실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160명을 분석했습니다.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49세, 평균 체질량지수는 30.9kg/m²였고 58.1%가 남성이었습니다. 90%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중 41%가 중증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의 혀 사진입니다. 혀를 내밀었을 때 양쪽 가장자리를 따라 물결 모양의 자국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사진 출처: Guimarães et al (2025) Front Sleep 4:1652532, CC BY 라이선스)
결과는 두 갈래로 갈렸습니다.
- 수면무호흡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리는 데는 이 소견이 의미 있는 지표가 되지 못했습니다(교차비 2.821, p=0.160).
- 그런데 중증을 가릴 때는 달랐습니다. 이 소견이 있는 사람은 중증일 위험이 3배가량 높았습니다(교차비 3.065, 95% 신뢰구간 1.425-6.593, p=0.004).
실제 비율로 보면 차이가 더 잘 보입니다. 가벼운 정도와 중간 정도의 수면무호흡군에서 이 소견이 있는 비율은 44.7%였던 반면, 중증군에서는 66.1%였습니다(p=0.011).

목둘레와 함께 볼 때 의미가 커집니다
같은 연구에서 목둘레 40cm 이상과 이 소견이 함께 있는 경우를 하나의 변수로 묶어 분석했더니, 중증 수면무호흡의 위험이 4배가 넘었습니다(교차비 4.210, 95% 신뢰구간 1.928-9.193, p<0.001).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횟수를 나타내는 산소탈포화지수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되었습니다. 나이, 체질량지수, 목둘레를 보정한 뒤에도 이 소견이 있으면 이 지수가 시간당 6.723회 높아졌고, 목둘레 40cm 이상과 함께 있을 때는 시간당 7.557회 높아졌습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두고 이 모양이 상기도가 잘 무너지는 성향을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혀는 상기도의 크기와 모양을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데, 혀의 부피가 크거나 밀리는 힘이 반복되면 잠자는 동안 기도가 좁아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다만 산소포화도가 90% 아래로 머문 시간과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었습니다(p=0.126).
정리하면 이 소견은 수면무호흡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는 아니지만, 이미 수면무호흡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심한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서입니다.
혀가 아프면 이 모양 때문인가요
아닙니다. 이 부분이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대목입니다.
혀가 아프면서 눈으로 보니 모양이 변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 모양 때문에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빨 자국이 있으면서 혀가 아픈 경우, 통증의 원인은 대개 혀 모양이 아니라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입니다.

두 상태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아닙니다. 이 모양의 원인과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원인은 상당 부분 겹치는데,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심리적 상태는 수면 중 이갈이를 유발해 혀에 자국을 남기고, 그와는 별개로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즉 하나의 뿌리에서 두 갈래가 따로 자라난 것에 가깝습니다.
이 구분이 실제로 중요한 이유는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혀 모양을 없애려는 접근으로는 통증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치료 대상이 되나요
이 모양 자체는 대개 치료의 대상이 아닙니다.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 모양을 만든 배경입니다.

살펴볼 필요가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에 자국이 유난히 뚜렷하고 턱이 뻐근하다면 이갈이나 이 악물기, 턱관절 문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코골이나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모습, 낮 동안의 심한 졸림이 함께 있다면 수면무호흡 여부를 의료기관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목둘레가 굵은 편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 피로, 추위를 잘 탐, 체중 증가, 부기 같은 변화가 함께 있다면 갑상선 기능을 포함한 대사 상태를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 혀의 통증이나 화끈거림이 함께 있다면 그 통증은 별도의 문제이므로 따로 접근해야 합니다.
반대로 다른 증상 없이 모양만 있는 경우라면, 그 자체를 걱정하며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모양을 어떻게 보나요
한의학에서 혀는 오래전부터 몸 상태를 읽는 창구로 쓰여 왔고, 치흔설은 그중에서도 비중 있는 소견입니다. 비허증(脾虛證), 그리고 한습(寒濕)이나 습열담(濕熱痰) 등으로 변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몸에 수분이 정체되고 소화 기능이 약해진 상태를 혀의 부피와 눌린 자국으로 읽는 방식으로, 앞서 살펴본 부종이라는 병리와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로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진단된 분들 중 이 소견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구별되는 특징이 관찰됩니다.

- 백태가 두꺼운 편입니다.
- 날씨가 흐리면 증상이 심해집니다.
- 소화불량, 가스, 설사, 변비 같은 소화기 증상이 많습니다.
- 입술에도 화끈거림, 얼얼함, 저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특징들은 같은 진단명 안에서도 접근을 달리해야 할 근거가 됩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구강작열감증후군을 비롯한 구강 내 질환을 오래 다뤄온 한의원입니다. 저희는 수면다원검사나 혈액 검사를 시행하지 않으므로 수면무호흡이나 갑상선 기능 확인은 해당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게 되며, 저희는 그 결과와 혀의 상태, 소화기 증상, 수면과 심리 상태를 함께 놓고 살피면서 한의학적 관리 방향을 상의드립니다. 혀 모양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그 배경을 따라가는 방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혀에 이빨 자국이 있으면 병이 있다는 뜻인가요
A. 대부분은 아닙니다. 스페인 연구에서 일반적인 대상자의 20.2%에서 관찰될 만큼 흔한 소견이며, 다른 증상 없이 모양만 있는 경우는 질병과 무관한 상태이거나 일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다른 증상이 함께 있을 때는 그 배경을 확인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Q. 이 소견이 있으면 수면무호흡이 있다는 뜻인가요
A.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2025년 연구에서 이 모양은 수면무호흡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리는 데는 의미 있는 지표가 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미 수면무호흡이 있는 분들 중에서 중증일 가능성은 약 3배 높았고, 목둘레 40cm 이상과 함께 있을 때는 4배가 넘었습니다.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심한 정도를 가늠하는 단서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Q. 혀 모양을 되돌릴 수 있나요
A. 모양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원인을 다루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이갈이나 이 악물기가 배경이라면 그 부분이, 부종을 만드는 대사나 영양 문제가 배경이라면 그 부분이 개선되면서 자국도 함께 옅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원인이 그대로인 채 모양만 다루는 접근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Q. 혀가 아픈데 이 모양 때문일까요
A.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혀의 이빨 자국과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서로 원인과 결과가 아니라, 불안이나 우울, 이갈이 같은 공통된 배경에서 각각 생겨난 별개의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통증은 통증대로 원인을 찾아 접근해야 합니다. 저희 한의원에서는 검사나 영상 촬영을 하지 않으므로, 검사가 필요한 부분은 의료기관에서 받으신 뒤 결과를 함께 살펴보는 방식으로 도와드립니다.
참고문헌
- Bruce (2004) The tongue in clinical diagnosi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18:254-259
- Guimarães et al (2025) Scalloped tongue: an additional, accessible and useful tool to detect severe obstructive sleep apnea? Front Sleep 4:1652532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