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조기폐경 뒤 늘어난 체중, 스테로이드 때문일까 — 최근 연구로 다시 본 원인
폐경 이행기에는 지방이 늘고 근육이 줄지만 체중이 늘어나는 속도 자체는 빨라지지 않았습니다. 조기 난소부전 여성 398명의 체질량지수는 24.3으로 대조군의 26.6보다 오히려 낮게 나왔습니다.
목차

40대에 조기폐경 진단을 받으시고, 그 무렵 다른 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두 달 정도 복용하신 분이 계십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체중이 20 kg 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가장 흔히 듣는 설명이 있으며, 「스테로이드가 방아쇠를 당겼고, 에스트로겐이 없어진 것이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오늘은 이 설명이 어디까지 맞는지를 최근 논문을 통해 리뷰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앞의 절반은 근거가 있고, 뒤의 절반은 생각과 다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설명이 하나 더 필요합니다.
스테로이드가 체중을 늘리는 것은 분명합니다
먼저 방아쇠 쪽입니다. 이 부분은 근거가 분명합니다.
스테로이드를 60일 이상 복용한 성인 2,446명에게 직접 물어본 대규모 조사가 있으며, 평균 복용량은 프레드니솔론 환산 하루 16 mg이었습니다.
- 90% 넘는 분들이 부작용을 한 가지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 가장 흔한 것이 체중 증가로 70%였습니다. 백내장 15%, 골절 12%가 뒤를 이었습니다.
- 55%는 그 가운데 하나 이상이 몹시 성가시다고 답했습니다.
- 모든 부작용이 누적 용량에 비례했습니다. 하루 7.5 mg 이하의 낮은 용량이어도 기간이 길어지면 체중 증가가 늘었습니다.

두 달 복용으로 체중이 늘었다는 것은 이 자료와 맞아떨어지며, 여기까지는 설명이 됩니다.
폐경이 체중을 늘린다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절반입니다. 「에스트로겐이 없어져서 계속 찐다」는 설명은 널리 퍼져 있는데, 실제 자료는 조금 다릅니다.
미국 여성 건강 추적 연구에서 여성들을 마지막 월경을 기준으로 앞뒤로 나누어 체성분을 반복 측정한 분석이 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폐경 이행기(menopause transition, MT)가 시작되면 지방이 늘어나는 속도가 두 배로 빨라졌습니다.
- 같은 시기에 제지방(근육 등)은 줄어들었습니다. 이 흐름은 마지막 월경 2년 뒤까지 이어졌습니다.
- 그런데 체중 자체는 폐경 전부터 일정한 속도로 늘고 있었고, 이행기에 들어서도 속도가 빨라지지 않았습니다.
- 오히려 이행기가 끝난 뒤에는 체중 곡선이 평평해졌습니다.
지방이 늘어난 만큼 근육이 줄었기 때문에, 둘을 합한 체중의 증가 속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자들이 내린 결론입니다.

즉 폐경은 몸의 구성을 바꾸지만, 체중계의 숫자가 올라가는 속도 자체를 밀어 올리지는 않았고, 1년에 20 kg이라는 크기를 폐경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러면 폐경은 무엇을 바꿀까요
폐경이 실제로 바꾸는 것은 지방의 위치이며, 이 부분은 수치가 분명합니다.
같은 연구진이 여성 380명을 중앙값 11.8년 동안 추적하며 부위별 지방을 측정했고, 연간 증가율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내장지방 — 폐경 이행기에 들어서면서 늘기 시작해 연 6.24%였습니다.
- 복부지방 — 폐경 전 연 1.21%에서 이행기에 연 5.54%로 빨라졌습니다.
- 엉덩이·허벅지 지방 — 이행기에 연 2.03%로 늘었습니다.
- 폐경이 끝난 뒤에는 내장지방 연 1.47%, 복부 연 0.90%로 속도가 떨어졌고, 엉덩이·허벅지 지방은 연 -0.87%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마지막 줄이 중요하며, 폐경으로 인한 변화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복부는 늘고 엉덩이·허벅지는 줄어드는 방향으로 갑니다.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만으로는 이 변화를 잡아내기 어렵다는 점도 저자들이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복부와 허벅지, 엉덩이가 동시에 늘었다면 이는 폐경형 재분포와 모양이 다르며, 위치가 바뀐 것이 아니라 총량이 늘어난 쪽에 가깝습니다.
왜 하필 배에 쌓일까요
에스트로겐은 지방이 어디에 저장될지를 정하는 데 관여하며, 이 신호가 약해지면 같은 양의 지방이라도 엉덩이와 허벅지 대신 배 안쪽으로 배치됩니다.
2026년에 나온 종합 논문은 이 변화를 체중이 거의 늘지 않아도 일어나는 재배치로 설명했고, 내장지방이 늘어나는 동시에 엉덩이·허벅지의 피하지방은 줄어듭니다.
이 조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내장지방이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과 더 강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며, 체중이 같아도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에스트로겐 결핍이 계속 밀어붙이는 것일까요
「지속 동력」 가설을 직접 시험한 자료가 두 가지 있으며, 둘 다 예상과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조기 난소부전 여성은 오히려 마른 편이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난소 기능이 멈추는 조기 난소부전(premature ovarian insufficiency, POI) 여성들을 대조군과 비교한 연구입니다.
- POI 여성 398명의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는 24.3이었습니다. 대조군은 26.6, 터너증후군은 27.8이었습니다(모두 P<0.001).
- 과체중이나 비만에 해당한 비율은 POI에서 33%, 대조군에서 67%였습니다.
- 나이와 체질량지수를 맞추어 비교했을 때 몸통 지방량도 서로 비슷했습니다.
- 다만 인슐린 감수성은 POI 여성에서 더 낮았습니다.

이 결과를 검토한 종합 논문도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조기 난소부전 환자는 대개 비교 집단보다 덜 비만합니다.
에스트로겐을 다시 넣어도 체성분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에스트로겐 결핍이 원인이라면, 에스트로겐을 넣으면 되돌아와야 하며, 이것을 확인한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이 있습니다.
폐경 여성 76명을 호르몬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나누어 2년 동안 컴퓨터단층촬영과 골밀도 검사로 지방을 쟀습니다.
내장지방, 피하지방, 총 지방량, 체지방률, 제지방량, 체중 어느 항목에서도 두 무리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호르몬 치료군에서 인슐린 감수성이 6개월 만에 17% 떨어졌고, 이 변화는 약을 끊은 뒤 되돌아왔습니다.
에스트로겐 결핍이 체중을 계속 밀어 올리는 단일 동력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이 시험은 참가자가 51명으로 끝났고 폐경 초기 여성만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이것만으로 호르몬 치료의 효과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되돌아가지 않을까요
여기에 세 번째 설명이 필요하며, 2026년에 나온 종합 논문이 이 부분을 다룹니다.
이 논문은 폐경 이행기를 「체중을 늘리는 약에 유난히 민감해지는 시기」로 보며, 이 시기에는 체중이 조금만 늘어도 내장지방이 크게 불어나고, 동시에 엉덩이·허벅지의 피하지방은 줄어듭니다.
함께 실린 증례가 상황을 잘 보여 줍니다.
- 46세 여성이 폐경 이행기에 체중을 늘릴 수 있는 약을 시작했습니다.
- 체중이 9.2 kg 늘었습니다. 약 설명서에 적힌 예상 크기의 10배였습니다.
- 지방은 중심부에 몰렸지만 쿠싱증후군을 시사하는 다른 소견은 없었습니다.
- 갑상선자극호르몬은 정상, 난포자극호르몬은 상승, 항뮐러관호르몬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24시간 소변 유리 코르티솔도 정상이었습니다.
- 약을 끊고 2년이 지나도록, 운동과 식사를 조절했음에도 체중이 의미 있게 빠지지 않았습니다.
저자들은 지방세포에 남는 대사 기억이 체중 감량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에스트로겐 결핍이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늘어난 지방이 그대로 유지되는 쪽으로 굳어지는 것입니다.
이 설명은 앞의 자료들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폐경 자체는 체중을 밀어 올리지 않지만, 그 시기에 다른 요인이 더해지면 결과가 커지고 잘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세 문장입니다
앞의 내용을 다시 놓아 보겠습니다.
- 방아쇠 — 스테로이드가 체중을 늘렸습니다. 복용자의 70%가 겪는 흔한 일이며 용량과 기간에 비례합니다.
- 증폭기 — 폐경 이행기는 그 영향을 키우는 시기입니다. 폐경 자체가 체중을 밀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인의 영향을 크게 만듭니다.
- 굳어짐 — 원인이 사라진 뒤에도 늘어난 지방이 유지됩니다. 약을 끊고 2년이 지나도 빠지지 않은 증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결핍이 지속 동력이다」라는 설명과 이 정리는 실제로 다르며, 되돌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달라지므로 구분해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1년에 20 kg이면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할까요
여기까지의 설명으로도 20 kg은 큰 숫자이며, 스테로이드 두 달과 폐경만으로 설명되는 크기를 넘습니다.
그래서 다음을 함께 확인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 스테로이드를 정말 끊었는지 — 흡입기, 연고, 관절 주사, 코 스프레이도 몸이 받는 총량에 더해집니다.
- 다른 약 — 항정신병약, 일부 항우울제, 항경련제, 인슐린 계열 등은 체중을 늘릴 수 있습니다.
- 갑상선 —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체중을 늘리지만 대개 이 정도 크기는 아닙니다. 그래도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 쿠싱증후군 — 코르티솔이 스스로 과다하게 나오는 상태입니다. 근위부 근력 약화와 넓은 보라색 살튼이 있으면 반드시 확인합니다. 다만 고혈압과 체중 증가는 일반 인구에도 흔해서 이것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 수면 — 중년 여성 310명을 손목 활동기록계로 잰 연구에서 수면이 한 시간 짧을수록 체질량지수가 1.22 높았습니다. 다만 같은 연구에서 앞으로의 체중 변화를 예측하지는 못했으므로, 결과이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시다면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쓰게 되는 사정 자체가 자가면역질환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계산이 더 복잡해집니다.
첫째, 스테로이드를 한 번으로 끝내지 못하고 재발할 때마다 반복하게 되며, 누적 용량이 쌓입니다.
둘째, 질환 자체의 피로와 통증으로 활동량이 줄어들며, 체중이 늘고, 늘어난 체중이 관절과 통증을 다시 악화시킵니다.
셋째, 조기폐경 자체가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두 가지를 따로 보기보다 함께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에 있는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을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먼저 분명히 적어 두겠습니다. 본원에서는 호르몬 검사나 갑상선 검사를 하지 않고,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를 처방하지도 않습니다. 조기폐경의 진단과 호르몬 치료는 산부인과에서, 스테로이드 조절은 담당 선생님께 받으시는 항목입니다.
이 글을 정리해 드린 이유는 다른 데 있는데, 원인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음에 할 일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에스트로겐이 없어서 계속 찌는 것」이라고 보면 호르몬 치료만 기다리게 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호르몬 치료가 체성분을 바꾸지 못한 시험이 있습니다.
반면 「한 번 늘어난 지방이 굳어지는 중」이라고 보면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근육이 줄어드는 시기이므로 근력 운동이 우선이고, 체중계 숫자보다 허리둘레와 체성분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본원에서 함께 살피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스테로이드를 쓰게 만든 원인 질환의 활동성을 낮춰 재투여 횟수를 줄이는 방향을 함께 봅니다.
둘째, 피로와 통증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먼저 다루며, 활동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식사 조절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셋째, 재는 기준을 바꾸며, 지방이 늘고 근육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체중만 보면 실제 변화를 놓칩니다.
관련 내용은 본원 칼럼에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실 때 생기는 문제는 쇼그렌증후군과 쿠싱증후군 —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부작용의 원인과 관리 글에 담았습니다.
- 국소 주사로 쓰는 경우의 문제는 스테로이드 주사, 인대와 힘줄에는 무엇이 남을까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인천에서 자가면역질환 상담을 받으시는 분들께는 스테로이드를 쓰신 시기와 용량, 체중이 변한 시점을 함께 적어 오시도록 안내드리고 있습니다. 그 기록이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폐경이 되면 살이 찌는 것이 맞나요?
A. 절반만 맞습니다. 폐경 이행기에는 지방이 늘어나는 속도가 두 배가 되고 근육은 줄어듭니다. 다만 둘을 합한 체중의 증가 속도는 폐경 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바뀌는 것은 몸의 구성과 지방이 놓이는 부위입니다.
Q. 그러면 왜 다들 폐경 뒤에 살이 쪘다고 하나요?
A. 체중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그 속도는 폐경 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고, 폐경이 새로 밀어 올린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배가 나오는 변화가 겹쳐 체감이 더 커집니다.
Q. 조기폐경이면 더 많이 찌나요?
A. 자료는 반대입니다. 젊은 나이에 난소 기능이 멈춘 여성 398명의 체질량지수는 24.3으로 대조군 26.6보다 낮았고, 과체중·비만 비율도 33%로 대조군 67%보다 낮았습니다. 다만 인슐린 감수성은 더 낮았습니다.
Q.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살이 빠질까요?
A.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2년간의 무작위 시험에서 내장지방, 피하지방, 총 지방량, 체중 어느 항목에서도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호르몬 치료는 다른 목적으로 판단하실 항목입니다.
Q. 스테로이드를 끊으면 저절로 돌아오나요?
A. 돌아오는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폐경 이행기에 약으로 9.2 kg이 늘었던 46세 여성은 약을 끊고 2년이 지나도록 체중이 의미 있게 빠지지 않았습니다.
Q. 복부만이 아니라 허벅지와 엉덩이도 함께 늘었습니다. 어떤 뜻인가요?
A. 폐경으로 인한 변화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엉덩이·허벅지 지방은 오히려 줄어드는 방향으로 갑니다. 함께 늘었다면 위치가 바뀐 것이 아니라 총량이 늘어난 쪽에 가깝습니다.
Q.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A. 담당 선생님과 스테로이드가 실제로 끊긴 상태인지, 다른 약이 관여하는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다음에는 근육이 줄어드는 시기이므로 근력 운동을 우선하고, 체중계 숫자보다 허리둘레와 체성분을 기준으로 삼으시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한의원에서 호르몬 검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송도 한의원인 본원은 호르몬 검사나 갑상선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검사와 호르몬 치료는 산부인과와 내분비내과에서 받으시고, 본원은 원인 질환의 활동성과 활동량 회복을 함께 살피는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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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