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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스병, 간 수치가 올랐다는데 간은 괜찮다고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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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그레이브스병, 간 수치가 올랐다는데 간은 괜찮다고 할 때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한 줄 요약

ALT는 정상인데 AST만 세 배쯤 높다면 그 수치는 간이 아니라 근육에서 나왔을 수 있습니다. 함께 확인하는 검사가 CK이고, 근육이 상한 이유는 운동일 수도 갑상선 자체일 수도 자가면역일 수도 있습니다.

갑상선 진료를 받다가 "간 수치가 좀 올라 있네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작 간은 괜찮다고 하면 어리둥절해져요.

간과 골격근을 나란히 놓고 간 수치가 올랐는데 간은 괜찮다고 합니다라는 문구를 보여주는 안내 이미지

검사지에서 AST만 높고 ALT는 정상 범위에 있다면, 그 수치는 간이 아니라 근육에서 왔을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이때 함께 확인하는 검사가 CK이고, 근육이 상한 이유는 운동일 수도, 갑상선 자체일 수도, 자가면역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 세 가지 원인을 최근 논문과 지침을 통해 리뷰해보겠습니다.

간 수치라는 이름이 오해를 만듭니다

우리가 흔히 간 수치라고 부르는 것은 AST와 ALT라는 두 효소예요. 정확한 이름은 아미노기를 옮기는 효소라는 뜻의 아미노기전이효소예요.

Kwo PY et al (2017)이 발표한 미국소화기학회 지침은 이 검사들을 간 기능 검사가 아니라 간 화학 검사(liver chemistries) 로 불러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기능을 재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새어 나온 정도를 재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같은 지침은 건강한 사람의 ALT 정상 상한을 남성 29~33 IU/L, 여성 19~25 IU/L 로 제시했습니다.

두 효소가 들어 있는 부위가 다릅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차이가 나와요.

ALT는 주로 간에 있고 AST는 간·심장·골격근·적혈구·콩팥에 함께 들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비교 도식

ALT는 간세포에 주로 몰려 있어요. 그래서 ALT가 오르면 간을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이에요.

반면 AST는 간뿐 아니라 심장 근육, 골격근, 적혈구, 콩팥에도 들어 있어요. Wright MA et al (2012)두 효소 모두 근육 세포에 매우 높은 농도로 존재하며, 근육이 상하면 간이 멀쩡해도 수치가 오른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근육 질환이 있는 환자 12명이 간 수치 이상으로 먼저 발견되었다고 보고했고,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상당수가 간 질환을 찾는 검사를 길게 받으면서 진단이 늦어졌습니다.

AST와 ALT의 비가 알려주는 것

두 수치를 따로 보지 말고 비율로 보면 정보가 하나 더 생겨요.

간세포가 상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ALT가 AST와 비슷하거나 더 높게 오릅니다. 그런데 ALT는 정상 범위 안에 있는데 AST만 세 배쯤 높다면, 그 AST는 간에서 나온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경우 확인해야 할 곳은 대략 세 군데입니다.

첫째, 근육입니다. 골격근이 상하면 AST가 나옵니다.

둘째, 적혈구예요. 채혈 과정에서 적혈구가 깨지거나 몸 안에서 용혈이 일어나도 AST가 올라갑니다.

셋째, 효소 자체의 문제입니다. 뒤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알코올성 간질환과 어떻게 구분하나요

AST가 ALT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양상은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도 나타나요. 다만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는 ALT도 대개 정상 범위를 벗어나 있습니다. ALT가 완전히 정상인 채로 AST만 홀로 높다면 간 밖을 먼저 살피는 편이 낫겠습니다.

그래서 CK를 함께 재 봅니다

CK는 크레아틴 키나제라는 효소로, 근육이 힘을 낼 때 쓰는 에너지를 만드는 반응을 담당해요. Silvestri NJ et al (2013)의 설명대로 크레아틴과 ATP를 합쳐 인산크레아틴을 만드는 반응이에요.

이 효소는 근육에 압도적으로 많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AST가 근육에서 나온 것이라면 CK도 함께 올라 있어야 하고, CK가 완전히 정상이라면 근육 기원 가능성이 크게 줄어듭니다.

AST 하나만 놓고 간 검사를 이어가는 대신 CK를 한 번 같이 재 보면, 근육을 볼 것인지 간을 볼 것인지가 한 번에 정해집니다.

병이 아닌데 수치만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AST만 계속 높은데 근육도 간도 이상이 없을 때, 마크로 AST라는 현상을 고려해요.

효소가 면역글로불린 같은 큰 단백질과 결합해 덩어리를 이루면, 콩팥과 간이 걸러내기 어려워져요. 그러면 몸에 해를 끼치지는 않으면서 혈액에 오래 머물게 되고, 검사 수치만 높게 나옵니다.

보통의 AST와 마크로 AST의 혈중 반감기를 비교한 막대그래프. 0.7일 대 3.3일 대 19.8일

Rubin AS et al (2017)은 문헌에 보고된 마크로 AST 사례 51건을 모아 이 현상을 정량화했습니다.

보통의 AST는 혈액에서 반감기가 0.7일입니다. 반면 마크로 AST는 두 무리로 나뉘어 반감기가 각각 3.3일과 19.8일로 늘어나 있었고, 반감기란 혈액 속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해요.

즉 만들어지는 양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려진 것이고, 그 지연만으로 관찰된 수치 상승이 대부분 설명되었습니다.

드물지만 알아 둘 가치는 있어요. 이것을 모르면 원인 없는 AST 상승을 몇 년씩 추적하게 되니까요.

첫 번째 원인, 운동

근육에서 나온 수치라면 가장 흔한 원인이 운동이고,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원인이기도 해요.

바벨과 덤벨 옆에 운동 후 일주일 넘게 혈액 수치가 높게 유지되는 곡선을 보여주는 그래프 이미지

Pettersson J et al (2008)은 평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던 건강한 남성 15명에게 1시간짜리 웨이트 프로그램을 시킨 뒤 열흘 넘게 피를 반복해서 뽑았습니다.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AST, ALT, 젖산탈수소효소, CK, 미오글로빈 다섯 가지가 모두 유의하게 올랐고(P < 0.01), 그 상태가 7일 이상 유지되었습니다.

반대로 빌리루빈, 감마지티피, 알칼리인산분해효소는 정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고, 간이 실제로 상했다면 함께 올랐어야 할 세 가지 지표가 정상 범위를 지켰다는 뜻입니다.

연구팀은 결론에서 강한 근육 운동을 무증상 간 수치 상승의 원인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운동은 어떤 방식으로 효소를 내보낼까요

근육 세포막에는 힘을 받으면 열리는 통로들이 있어요.

Gissel H et al (2001)은 근육이 반복해서 흥분할 때 세포 안으로 칼슘이 밀려 들어오고, 이 칼슘 과부하가 세포 손상의 방아쇠가 된다고 정리했습니다.

칼슘이 세포질에 쌓이면 칼슘에 반응하는 분해 효소들이 켜져요. 이 효소들이 세포 뼈대 단백질을 자르면서 세포막의 이음새가 느슨해지고, 그 틈으로 AST와 CK가 빠져나갑니다.

세포가 죽어서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막이 새기 때문에 수치가 오르는 것이고, 그래서 며칠 쉬면 되돌아와요.

인천 송도 진료실에서 드리는 안내도 간단해요. 검사 전 최소 사나흘, 가능하면 일주일은 무리한 근력 운동을 피하고 다시 재 보면 됩니다.

두 번째 원인, 갑상선호르몬 자체

여기서부터가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 GD) 환자에게 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갑상선호르몬이 세포핵 수용체에 결합해 단백질 분해를 늘리고 에너지를 열로 흘려보내며 나트륨 펌프를 늘린다는 흐름 도식

골격근은 갑상선호르몬의 주요 표적 조직 중 하나예요. De Stefano MA et al (2021)의 정리를 따라 분자 단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근육은 자기가 쓸 호르몬을 스스로 조절합니다

혈액 속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곧 근육 세포 안의 농도는 아니에요.

근육에는 탈요오드화효소라는 조절 효소가 두 종류 들어 있어요. 2형 탈요오드화효소(D2) 는 활성이 약한 T4에서 요오드를 하나 떼어 활성형인 T3로 바꿉니다. 3형 탈요오드화효소(D3) 는 반대로 T4와 T3를 모두 비활성형으로 돌려놓습니다.

이 두 효소의 균형이 근육 세포 안의 실제 T3 농도를 결정하고, 그 농도가 근육이 자랄지 줄어들지를 좌우합니다.

갑상선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된 뒤에도 근육 증상이 남아 송도 지역에서 본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조직 안의 사정이 혈액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이 한 가지 설명이 돼요.

T3는 단백질을 만들기도, 부수기도 합니다

T3가 세포핵의 수용체에 붙으면 여러 유전자의 스위치가 함께 움직입니다.

정상 범위에서 T3는 단백질 합성과 분해를 둘 다 자극하며, 균형이 맞으면 근육은 잘 돌아가는 상태를 유지해요.

문제는 과잉일 때예요. 분해 쪽이 합성 쪽을 앞지르면 근육 단백질의 총량이 줄어들고, 그 결과가 근력 저하와 근위축으로 나타납니다.

분해에 동원되는 통로는 하나가 아니에요. 오래된 단백질에 꼬리표를 붙여 분쇄기로 보내는 유비퀴틴 프로테아좀 경로, 세포 안 구조물을 통째로 소화하는 자가포식 경로, 리소좀 분해가 함께 관여한다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에너지를 열로 흘려보냅니다

갑상선호르몬은 미토콘드리아의 일하는 방식도 바꿉니다.

Lanni A et al (2003)이 정리한 바에 따르면 갑상선호르몬은 짝풀림 단백질(uncoupling protein) 의 발현을 올립니다. 이 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 막을 사이에 둔 전위차를 ATP를 만드는 데 쓰지 않고 열로 흘려보내요.

체온이 오르고 살이 빠지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특징이 여기서 나와요. 다만 근육 입장에서 보면 같은 연료를 태우고도 손에 쥐는 ATP가 줄어드는 셈이라,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빠지게 됩니다.

나트륨 펌프가 크게 늘어납니다

이 부분은 사람 근육에서 직접 확인되었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허벅지 근육에서 나트륨 펌프 구성 단위의 유전자 발현량을 치료 전후로 비교한 막대그래프

Phakdeekitcharoen B et al (2007)은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 8명의 허벅지 근육을 치료 전과 후에 각각 떼어 비교하고, 갑상선 기능이 정상인 10명을 대조군으로 두었습니다.

치료 전 환자들의 T3는 치료 후보다 세 배 높았습니다(262 vs 86 ng/dL, P = 0.001).

  • 나트륨 펌프의 알파2 구성 단위 유전자 발현량은 치료 전 2.98, 치료 후 0.95로 약 3배 차이였습니다(P < 0.01).
  • 베타1 구성 단위도 치료 전 2.83, 치료 후 1.10으로 약 2.8배 차이를 보였습니다(P < 0.01).
  • 알파2 발현량과 혈중 T3 농도의 상관계수는 0.75였습니다(P = 0.001).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두 값이 나란히 움직인다는 뜻이고, 0.75는 상당히 강한 편에 속합니다.

면역염색에서도 단백질 양이 실제로 늘었고 치료 후에 줄었습니다.

나트륨 펌프는 세포 밖의 나트륨을 퍼내고 칼륨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수송체예요. 이 펌프가 늘어나 있다는 사실이 뒤에 나올 발작성 마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왜 항진증에서는 CK가 잘 오르지 않을까요

여기서 예상과 다른 사실이 하나 있으며,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근육을 확실히 축내는데도, 정작 CK는 잘 오르지 않습니다.

갑상선 질환 환자에서 근육 효소가 높았던 비율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27.8퍼센트,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24.0퍼센트

McGrowder DA et al (2011)은 새로 진단된 갑상선 질환자들의 기록을 모아 CK와 젖산탈수소효소를 분석했습니다.

CK가 정상보다 높았던 사람은 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18명 중 5명(27.8%),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50명 중 12명(24.0%)이었습니다. 평균 CK 활성도는 현성 저하증에서 389.90 ± 381.20 U/L 로, 무증상 저하증의 179.80 ± 125.68 U/L 보다 높았습니다.

기능저하증 환자들에서는 CK가 TSH와 같은 방향으로(상관계수 0.292, P = 0.015), FT4와는 반대 방향으로(상관계수 -0.325, P = 0.007) 움직였습니다. 갑상선 기능이 낮을수록 CK가 높아진다는 뜻이에요.

연구팀의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CK와 젖산탈수소효소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을 걸러내는 데는 쓸 수 있지만, 기능항진증에는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기능저하증에서는 근육 세포막의 투과성이 올라가면서 효소가 새어 나와요. 근육이 뻣뻣해지고 잘 붓는 것도 세포막 투과성이 올라간 결과예요.

반면 갑상선중독성 근병증에서 벌어지는 일은 성격이 다르며, 단백질을 꼬리표 붙여 분해하는 과정이 빨라지는 것이지, 세포가 터져 내용물을 쏟아 내는 방식이 아닙니다. 앞에서 본 유비퀴틴 프로테아좀 경로가 그렇게 작동해요.

그래서 근육은 실제로 줄고 힘도 떨어지는데 CK 수치는 정상으로 나오는, 언뜻 앞뒤가 안 맞아 보이는 상황이 생깁니다.

임상적으로 뒤집으면 이런 뜻이 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상태인데 CK가 뚜렷하게 높다면, 그것은 항진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다른 이유를 함께 찾아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치료를 시작한 뒤에 오르는 경우

의외로 흔히 놓치는 시점이 치료 초기입니다.

Suzuki S et al (1997)은 그레이브스병으로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던 환자 4명에서 CK가 비정상적으로 오른 사례를 보고했습니다.

  • 네 명 모두 약을 시작하고 1~3개월 사이에 CK가 올랐습니다.
  • 네 명 중 세 명은 근육통과 근육 경련을 함께 겪었습니다.
  • CK가 올라 있던 시점의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와 심장 수축 시간 지표는 갑상선기능저하증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혈액 수치가 저하증까지 내려가지 않았더라도 조직 안의 호르몬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근육이 일시적으로 저하증 상태를 겪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어지는 제안이 실용적입니다.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갑상선중독증을 서둘러 교정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이었어요.

다만 환자 4명의 관찰 보고라는 점은 함께 기억해야 하며,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는 판단의 근거로 쓸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갑자기 힘이 빠지는 발작이 온다면

그레이브스병에서 근육과 관련해 가장 극적인 형태가 갑상선중독성 주기마비입니다.

근육 세포막의 칼륨 통로를 통해 칼륨이 세포 안으로 이동하면서 혈액 속 칼륨이 낮아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도식

Pothiwala P et al (2010)의 리뷰에 따르면 이 상태는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발작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고, 몸통에 가까운 근육이 먼 근육보다 심하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레이브스병의 합병증으로 동아시아 남성에게서 가장 흔하게 보고됩니다.

갑상선 질환 자체는 여성에게 훨씬 흔한데도 이 발작만은 남성에게 치우쳐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혈액 속 칼륨이 낮아지는 이유

발작 중에는 혈액 칼륨이 낮게 나오고 T3와 T4는 높게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사실이 있으며, 이 환자들의 몸 전체 칼륨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칼륨이 혈액에서 근육 세포 안으로 옮겨 갔을 뿐이에요.

앞에서 본 나트륨 펌프가 여기서 등장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이 펌프를 늘려 놓은 상태에서 인슐린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자극이 더해지면, 펌프가 칼륨을 세포 안으로 대량으로 끌어들입니다. 혈액 쪽 칼륨이 뚝 떨어지고 근육 세포막의 전위가 흐트러지면서 힘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칼륨을 지나치게 빠르게 보충하면 발작이 풀릴 때 칼륨이 한꺼번에 되돌아 나와 오히려 고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다고 리뷰는 경고합니다.

유전자 하나가 확인되었습니다

Ryan DP et al (2010)은 이 상태가 이온 통로의 문제라는 가설을 세우고 후보 유전자를 훑다가, 그때까지 사람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지 않던 유전자를 새로 찾아냈습니다.

이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이 Kir2.6 이라는 칼륨 통로이며, 두 가지 성질이 이 이야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졌어요.

첫째, 이 통로는 골격근에서 발현됩니다.

둘째, 이 통로의 발현은 갑상선호르몬이 전사 단계에서 직접 조절하며,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지면 통로의 양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연구팀이 모은 갑상선중독성 주기마비 환자들 중 최대 33퍼센트 에서 이 유전자의 변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세 명 중 한 명꼴입니다. 변이들은 통로의 성질을 여러 방식으로 바꾸었지만, 결과는 모두 근육 세포막의 흥분성을 흐트러뜨려 마비로 이어지는 쪽이었습니다.

즉 Kir2.6 변이를 타고난 사람에게 갑상선호르몬 과잉이 더해졌을 때 발작이 생기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자가면역이 근육을 직접 공격할 때

세 번째 원인은 자가면역입니다. 그레이브스병 자체가 갑상선을 자극하는 자가항체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므로, 면역이 다른 조직도 함께 건드릴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 반응을 가운데 두고 그레이브스병·근염·중증근무력증·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연결한 방사형 도식

근염이 겹치는 경우

Allenbach Y et al (2020)이 정리한 면역매개 괴사성 근병증(immune-mediated necrotizing myopathy) 은 면역계가 근섬유를 직접 괴사시키는 질환군입니다.

이 경우에는 갑상선중독성 근병증과 달리 근섬유가 실제로 파괴되므로 CK가 정상의 수십 배까지 올라가고, AST도 함께 끌려 올라갑니다. 항SRP 항체나 항HMGCR 항체 같은 표지자가 확인되기도 합니다.

몸통에 가까운 근육의 힘이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뚜렷하게 떨어지고 CK가 크게 높다면, 갑상선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근염 쪽 검사를 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중증근무력증이 겹치는 경우

Kubiszewska J et al (2016)은 중증근무력증 환자 343명을 조사해 자가면역 갑상선질환의 동반 빈도를 확인했습니다.

  • 92명(26.8%)에서 자가면역 갑상선질환이 확인되었습니다. 네 명 중 한 명꼴입니다.
  • 그중 그레이브스병이 4.4%, 하시모토 갑상선염(Hashimoto's thyroiditis, HT)이 9%, 갑상선 자가항체만 있는 경우가 13.4% 였습니다.
  • 그레이브스병이 함께 있는 환자들은 눈 증상을 더 자주 호소했습니다(P = 0.008).

주의할 점은 중증근무력증에서는 힘이 빠지는데도 CK는 정상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근육 자체가 아니라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지점의 신호 전달이 막히는 병이기 때문이에요.

즉 CK가 높으면 근육이 상한 쪽을, CK가 정상인데 힘만 빠지면 신호 전달 쪽을 살피게 됩니다.

수치만 높고 증상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증상 없이 CK만 높은 상태를 무증상 고CK혈증이라고 부릅니다. 생각보다 흔하고, 상당수는 끝까지 원인이 나오지 않습니다.

근육 수치가 높을 때 운동 여부·갑상선 상태·약과 보충제·자가면역 검사를 차례로 확인하는 4단계 도식

Gemelli C et al (2022)은 증상이 없거나 아주 가벼운 고CK혈증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접근법을 적용했습니다. 신경학적 진찰과 신경전도·근전도 검사를 하고, 대사질환 선별을 거쳐 유전자 검사까지 진행한 결과 셋 중 한 명에서 확정 진단이 나왔습니다.

바꿔 말하면 나머지 셋 중 둘은 그 과정을 다 밟고도 진단명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뜻이며, CK가 많이 높거나 근전도에 이상이 있을수록 진단이 나올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러니 순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첫째, 운동을 확인하며, 며칠 쉬고 다시 재는 것만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둘째, 갑상선 기능을 함께 봅니다. 특히 기능저하증 쪽인지 확인합니다.

셋째, 최근 시작한 약과 보충제를 살피며, 고지혈증약을 비롯해 근육에 영향을 주는 약들이 있습니다.

넷째, 그래도 남으면 자가면역 검사와 신경근 검사로 넘어갑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을 중심으로 진료하는 한의원이며, 그레이브스병과 하시모토 갑상선염처럼 면역이 자기 갑상선을 향하는 질환을 오래 살펴 왔습니다.

혈액 검사, 근전도, 근육 조직 검사는 한의원에서 시행하지 않습니다. AST와 CK를 재고 원인을 감별하는 과정은 내분비내과나 신경과에서 받으셔야 하고, 항갑상선제 조절 역시 그곳의 판단을 따르셔야 합니다.

저희가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은 그 결과를 읽고 난 다음입니다. 갑상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남는 근력 저하와 피로감, 치료 과정에서 오르내리는 컨디션에 대해 검사 결과를 함께 살피며 한의학적 관리 방향을 상의합니다. 인천과 송도 지역에서 갑상선 질환을 오래 관리해 오신 분들이 이런 이유로 본원을 찾아 주십니다.

관련해서 함께 읽어 보시면 좋은 글을 남겨 둡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ST만 높고 ALT는 정상인데 간이 나쁜 건가요?

A.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ALT는 간에 몰려 있는 반면 AST는 근육과 적혈구에도 들어 있어, ALT가 정상인 채로 AST만 높다면 간 밖에서 온 수치일 가능성이 큽니다. CK를 함께 재 보면 근육에서 온 것인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검사 며칠 전부터 운동을 쉬어야 하나요?

A. 건강한 남성에게 1시간 웨이트를 시킨 연구에서 수치가 7일 이상 높게 유지되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값이 필요하다면 최소 사나흘, 여유가 있으면 일주일 정도 무리한 근력 운동을 피하신 뒤에 받으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가벼운 걷기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Q. 갑상선기능항진증이면 CK가 원래 오르는 것 아닌가요?

A. 오히려 반대입니다. CK가 뚜렷하게 오르는 쪽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이고, 항진증에서는 선별 지표로 쓰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 결론입니다. 그래서 항진증인데 CK가 높다면 운동, 치료 초기의 급격한 변화, 겹친 근육 질환처럼 다른 이유를 함께 찾아보게 됩니다.

Q. 약을 먹기 시작한 뒤에 근육이 아픈데 약을 끊어야 할까요?

A. 스스로 판단해 끊지 마시고 처방한 곳에 먼저 알리셔야 합니다. 치료 초기에 근육 증상과 CK 상승이 보고된 적은 있지만 환자 4명의 관찰 기록이고, 항갑상선제를 임의로 중단하면 갑상선중독증이 다시 심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언제부터 어느 정도인지 메모해 두었다가 그대로 전달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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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ght MA et al (2012) Consider muscle disease in children with elevated transaminase. J Am Board Fam Med 25:536-540
  • Silvestri NJ, Wolfe GI (2013) Asymptomatic/pauci-symptomatic creatine kinase elevations (hyperckemia). Muscle Nerve 47:80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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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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