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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통증의 원인, 침 속 단백질에서 찾은 신경 손상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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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혀 통증의 원인, 침 속 단백질에서 찾은 신경 손상의 증거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한 줄 요약

혀가 타는 듯 아픈데 검사는 정상인 이유를 침 속 단백질에서 찾은 연구입니다. 환자 20명과 건강한 사람 20명을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단백질 158개를 확인했고, 통증 감각에 관여하는 신경영양인자 신호 경로가 지목됐습니다.

혀가 타는 듯이 아픈데 병원에서는 볼 것이 없다는 말만 듣고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혀가 아픈데 검사에서는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라는 문구와 혀끝의 가는 신경을 그린 안내 이미지

눈으로 보이는 병변이 없으니 검사지에도 남는 것이 없어요. 그래서 「신경성」이라는 말로 정리되곤 하는데, 최근에는 침을 분석해서 몸속에서 실제로 무엇이 달라져 있는지를 확인한 연구가 나왔습니다. 오늘은 그 논문을 통해 혀 통증의 원인을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게 되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혀 통증인데 검사는 정상이라는 말

먼저 용어를 정리하겠습니다. 하루 두 시간 넘게, 석 달 이상 입안이 타거나 얼얼한 느낌이 이어지는데 눈에 보이는 원인 병변이 없을 때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 BMS)으로 봅니다.

송도와 인천 지역에서도 적지 않게 만나는 증상이며, 일반 인구에서 0.7%에서 4.9% 사이로 보고되고, 폐경 이후 여성에게 특히 많습니다. 입마름, 감각 이상, 맛의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어요. 국제두통질환분류에서 이 질환은 「통증성 뇌신경병증과 기타 안면통」 항목에 들어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신경 문제로 분류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왜 하필 침을 봤을까요

인천 진료실에서도 이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혈액 검사로는 잡히지 않는 변화를 찾으려면 문제가 일어나는 곳에서 가까운 시료를 봐야 해요. 입안에 고이는 침에는 침샘 분비물뿐 아니라 혈청 성분, 점막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 조각까지 섞여 있습니다.

지금까지 침에서 확인된 단백질은 약 3,000종이며, 구강암, 쇼그렌증후군(Sjögren's syndrome, SS), 치주염 같은 병에서 단백질 구성이 달라진다는 것도 이미 보고되어 있어요.

걸림돌이 하나 있었습니다

침 단백질의 약 80%를 아밀라아제와 알부민 두 가지가 차지하며, 이 둘이 워낙 많아서 나머지 단백질이 가려져요.

연구진은 이 고농도 단백질 21종을 미리 제거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아래 그림이 제거 전후를 비교한 것이에요. 제거 후 아밀라아제는 원래의 0.19 수준, 알부민은 0.15 수준까지 내려갔고,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띠가 새로 드러났습니다.

고농도 단백질 제거 전후의 전기영동 띠 양상과 밀도 측정 결과를 비교한 논문 그림

두 그룹의 침은 달랐습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20명과 건강한 사람 20명의 침을 비교했습니다. 흡연자, 임신·수유 중인 분, 엽산이나 비타민 B12가 낮은 분, 입안 병변이나 감염이 있는 분, 당뇨가 있는 분은 제외했습니다.

먼저 이차원 전기영동으로 두 그룹의 단백질 지도를 그렸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이 건강한 사람, 오른쪽이 구강작열감증후군이에요. 오른쪽에만 보이는 점들이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과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의 침 단백질을 이차원 전기영동으로 비교한 논문 그림

숫자로 정리하면

질량분석으로 확인한 결과예요.

침에서 확인된 단백질을 발현비로 나눈 여섯 묶음의 개수를 나타낸 막대그래프

  •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만 검출된 단백질 100개
  • 3배 이상 늘어난 단백질 158개
  • 2~3배 늘어난 단백질 101개
  • 두 그룹이 비슷한 수준 113개
  • 줄어든 단백질 23개
  • 건강한 사람에게서만 검출된 단백질 16개

늘어난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아래 그림은 이 관계를 벤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건강한 사람의 침 단백질을 벤 다이어그램과 발현비 구간으로 정리한 논문 그림

늘어난 단백질은 어떤 일을 하나요

단백질 이름만으로는 의미를 알기 어려워요. 그래서 기능별로 묶어 봤습니다.

발현비 구간별로 단백질의 기능을 분류한 네 개의 원그래프 논문 그림

늘어난 묶음에서 공통으로 크게 나온 것은 신호 전달, 단백질 분해, 혈장 성분이었고, 두 그룹이 비슷했던 묶음에서는 이 세 가지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침에는 신호를 주고받는 일, 단백질을 분해하는 일, 염증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특히 많이 늘어 있었습니다.

세 갈래 중 통증에 특이적인 하나

가장 많이 늘어난 단백질들만 모아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도를 그렸더니 세 개의 묶음이 나왔습니다.

  • 보체와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 8개
  • 프로테아좀을 이루는 단백질 7개
  • 신경영양인자 신호 경로에 속하는 단백질 2개

앞의 두 가지는 잇몸 염증을 비롯해 여러 상태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반적인 반응이에요. 반면 세 번째는 다릅니다. 신경영양인자 신호 경로는 통증 감각에 특이적으로 관여합니다. 연구진이 이 경로에 주목한 이유입니다.

신경영양인자 신호란 무엇인가요

트크 수용체는 신경 생존, 피75 수용체는 신경 세포자멸 쪽으로 기우는 저울을 그린 이미지

신경영양인자는 신경세포의 생존과 성장, 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 무리예요. 신경성장인자가 대표적입니다.

이 물질이 신경에 작용하는 문은 두 개예요.

Trk 수용체 — 여기로 신호가 들어가면 신경이 살아남고 자라는 쪽으로 작동합니다.

p75 수용체(p75NTR) — 이쪽은 방향이 양쪽입니다. 신경을 살리는 신호도 보내지만, 세포자멸 쪽으로 미는 신호도 보냅니다.

중요한 것은 둘의 비율입니다. Trk 쪽이 우세하면 신경이 유지되고, p75 쪽이 우세해지면 신경세포가 죽는 쪽으로 기웁니다.

12개 단백질이 가리킨 방향

연구진은 이 경로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과 침에서 확인된 단백질을 대조했고, 겹치는 것이 12개였습니다.

신경영양인자 신호 경로에서 구강작열감증후군 관련 단백질의 위치를 표시한 논문 그림

12개 중 11개가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 늘어 있었고, 줄어든 것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신경영양인자 신호 경로 단백질 여섯 종의 건강한 사람 대비 발현비를 나타낸 막대그래프

  • 칼모듈린과 14-3-3 에타 — 구강작열감증후군 쪽에서만 검출
  • 칼모듈린 유사 단백질 3 — 6.46배
  • Rho GDP 해리 억제자 1 — 5.7배
  • RhoA 단백질 — 4.0배
  • 칼모듈린 유사 단백질 5 — 2.86배
  • 14-3-3 엡실론 — 2.65배
  • Rho GDP 해리 억제자 2 — 2.16배
  • Rap-1b, 14-3-3 단백질 — 각 1.96배
  • Cdc42 — 1.82배
  • 14-3-3 세타 — 0.62배로 유일하게 감소

어느 쪽 문 뒤에 있었나

여기가 이 논문의 핵심이에요. 12개의 위치를 경로 지도에서 확인해 보니 8개가 p75 수용체 아래쪽, 4개가 Trk 수용체 아래쪽이었습니다.

세포자멸 쪽으로 미는 문 아래에 두 배나 더 많이 몰려 있었다는 뜻이에요.

특히 칼모듈린, 14-3-3 에타, Rho GDP 해리 억제자 1이 늘어나면 p75 수용체의 발현 자체가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늘어난 단백질이 다시 그 문을 더 크게 여는 구조예요.

왜 하필 혀끝이 아플까요

혀 표면의 작은 돌기와 그 안으로 올라오는 가는 신경, 줄어든 신경 섬유를 그린 이미지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세포막에 붙어 있는 단백질은 원래 침으로 분비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침에서 검출되었을까요.

연구진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입안 점막 세포가 떨어져 나오면서 그 안에 있던 단백질이 침으로 섞여 들어갔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 출처는 주로 혀라고 봤습니다.

근거는 두 가지예요.

첫째,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 가장 먼저, 가장 흔하게 아픈 부위가 혀끝이에요. 그리고 혀끝에는 사상유두라는 작은 돌기가 빽빽하게 있습니다.

둘째, 이 사상유두 하나하나로 올라오는 감각 신경 축삭이 바로 p75 수용체를 발현합니다. 문제가 되는 그 수용체가 통증이 생기는 바로 그 부위에 실제로 있습니다.

여기에 앞선 연구들이 붙습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는 혀 상피와 유두 아래쪽의 신경 섬유 밀도가 실제로 줄어 있다는 것이 조직 검사로 확인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신경이 왜 줄었는지에 대해 단백질 수준의 설명을 처음으로 붙인 것이에요.

다른 침 연구와 견주어 보면

같은 방식으로 침을 본 연구가 몇 편 더 있어요.

한 연구는 알파에놀라아제, 인터루킨-18, KLK13 세 가지를 후보로 제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KLK18이 3배 높게 나왔지만 나머지 둘은 검출되지 않았고, 참가자를 고르는 기준이 달랐던 것이 이유로 꼽힙니다. 이번 연구는 입마름을 조건에 넣지 않았습니다.

다른 연구는 시스타틴 SN이 늘어 있다고 보고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2.35배로 같은 방향이 나왔습니다.

연구마다 결과가 조금씩 다른 가장 큰 이유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진단 기준이 아직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저자들도 한계로 적어 두었습니다.

이 연구가 남긴 것과 남기지 못한 것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 신경 섬유가 줄어 있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이번 연구는 그 신경이 세포자멸 쪽으로 밀리고 있다는 단백질 근거를 처음 제시했습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에요. 저자들도 이 결과가 상관관계이며,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세포자멸을 동반하는 신경병증인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참가자가 각 20명으로 적었고, 전타액을 썼기 때문에 침샘별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짚어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는 하나예요. 「검사에서 아무것도 안 나온다」는 말이 「몸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숫자로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구강 통증을 중심으로 진료하는 한의원이에요. 혀 통증으로 여러 곳을 다녀오신 뒤 본원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의원에서는 침 단백질 분석, 조직 검사, 혈액 검사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위에 적은 검사들은 연구용이거나 병의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에요. 본원에서 하는 일은 증상의 양상을 나눠서 파악하고, 경과를 함께 관리하는 쪽입니다.

진료실에서 확인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아요.

  • 아픈 부위 — 혀끝인지 혀 옆면인지 입천장인지를 구분합니다. 이 논문이 짚었듯 혀끝은 신경 밀도가 높은 곳이라 의미가 다릅니다.
  • 하루 중 변동 — 아침보다 저녁에 심해지는지, 식사 중에 덜해지는지를 봅니다. 씹는 동안 통증이 줄어드는 양상은 신경 쪽 관여를 시사합니다.
  • 맛의 변화 — 금속맛이나 쓴맛이 함께 있는지, 특정 맛만 둔해졌는지를 나눠서 여쭤봅니다.
  • 입마름 여부 — 실제로 침이 적은지 느낌만 그런지, 복용 중인 약이 관여하는지를 구분합니다.
  • 복용 중인 약 — 혈압약, 신경과 약, 위장약 중에 입마름과 미각 변화를 일으키는 계열이 있습니다.
  • 잠과 이갈이 — 밤에 이를 악무는 습관은 혀 통증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자주 확인됩니다.

한의학 치료가 이 논문에서 밝힌 세포자멸 경로를 직접 되돌린다는 근거는 아직 없어요. 본원에서 목표로 삼는 것은 말초의 신경 회복을 돕는 조건을 만들고 중추의 통증 회로가 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하는 쪽이며, 이 부분은 별도의 글에서 근거와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인천과 송도 지역에서 혀 통증이 오래 이어져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본원을 찾아 주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혀 통증의 원인이 신경 손상이라는 뜻인가요?

A. 이 연구가 보여 준 것은 침 속 단백질이 신경세포의 자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신경 섬유 밀도가 줄어 있다는 조직 소견은 이전 연구들에서 확인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모든 혀 통증의 원인을 신경 손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저자들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Q. 침 검사로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나요?

A. 아직 아닙니다. 이 방법은 연구용이며, 참가자가 각 20명으로 적고 연구마다 후보 단백질이 다르게 나옵니다. 진단은 여전히 증상과 진찰, 다른 원인을 배제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Q. 검사가 정상인데 왜 이렇게 아픈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A. 일반 검사는 눈에 보이는 병변과 흔한 원인을 찾습니다. 신경 섬유가 줄어드는 변화는 그 범위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검사가 정상이라는 결과는 흔한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지 통증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Q. 혀끝만 아픈 것도 같은 질환인가요?

A.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 혀끝은 가장 흔하게 아픈 부위입니다. 이 논문에서도 혀끝에 사상유두가 빽빽하고 그 신경이 문제의 수용체를 발현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혀끝 통증에는 다른 원인도 있어 진찰로 감별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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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han SA, Keaser ML, Meiller TF, Seminowicz DA (2014) Altered structure and function in the hippocampus and medial prefrontal cortex in patients with burning mouth syndrome. Pain 155:1472-1480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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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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