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 병리의 최근 지견 — 2025년 발병기전 리뷰로 본 새로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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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증후군은 정말 '눈과 입이 마르는 병'일 뿐일까요? 2025년의 연구들은 이 병을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에 대한 이해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B세포가 과하게 활동하거나 인터페론이라는 면역 신호가 과도해서 침샘·눈물샘이 망가지는 병으로 단순하게 봤지만, 2025년의 연구들은 이 병을 상피세포·기질세포·면역세포가 함께 얽혀 돌아가는 하나의 '조직 생태계'로 재정의합니다. 오늘은 한 해의 진전을 정리한 2025년 종설 논문을 통해, 쇼그렌증후군 병리의 최근 지견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증후군'에서 '질환'으로 — 이름이 바뀐 이유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이름입니다. 2023년 국제 로마 합의를 통해, 그동안 쓰이던 '증후군(syndrome)'이라는 표현 대신 '질환(disease)'이라는 명칭이 공식 채택됐습니다. 단순히 증상이 모인 상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하나로 묶이는 전신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동시에 일차/이차로 나누던 낡은 구분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증상 모음'에서 '기전이 프로그래밍된 질환'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줍니다.

유전: 어떤 유전자가 위험을 높이나
유전적으로 가장 강한 신호는 6번 염색체의 HLA 2형 유전자(HLA-DRB103:01, DQA105:01, DQB1*02:01)이지만, 그 위험도는 의외로 크지 않습니다(교차비 약 2~3배). 오히려 주목받는 것은 HLA 바깥의 유전자들로, 대부분 인터페론 경로나 선천면역과 관련됩니다(IRF5, STAT4, TNFAIP3, IL12A, OAS1 등). 특히 TNFAIP3 변이는 환자에서 림프종 위험과 연결되어 보고됐습니다.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도 빠르게 쌓이고 있습니다. 유럽인 3,232명과 대조군 17,481명을 분석한 연구는 HLA 바깥에서 10개의 새로운 위험 유전자좌를 찾았고, 여러 위험 변이를 합산한 다유전자 위험점수는 발병 위험을 약 12배(HLA를 빼면 5.5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만 한족 11,390명과 대조군 113,900명을 분석한 연구는 또 다른 8개 유전자좌를 추가로 밝혀, 인종마다 유전적 구조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드러냈습니다. 여성에게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로는, X염색체에 있는 면역 유전자(TLR7, CXorf21)가 비활성화를 빠져나와 과발현되는 현상이 지목됩니다.

후성유전: DNA 위에 덧씌워진 스위치
유전자 서열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붙는 화학적 표지(후성유전)도 중요한 원인으로 떠올랐습니다. 환자에서는 인터페론 관련 유전자(STAT1, IFI44L, IFITM1, MX1 등)에서 메틸화가 광범위하게 풀려(저메틸화) 신호가 과하게 켜져 있었고, 이런 변화는 T세포보다 B세포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한 연구는 침샘 조직의 메틸화 패턴으로 환자를 네 개의 묶음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더 심한 환자일수록 특정 묶음에 몰려 임상 다양성을 일부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B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효소(EZH2), RNA 변형(m6A)을 매개하는 METTL3, 그리고 여러 마이크로RNA(miR-146a/b, 림프종화와 연관된 miR-155 등)가 새로운 표지자이자 치료 표적으로 거론됩니다.

환경과 호르몬이라는 방아쇠
타고난 소인 위에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환경 요인입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이 면역 관용을 무너뜨리는 데 관여합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는 침샘 내 자가반응 B세포를 자극하고, 한 연구에서는 급성 EBV 감염 후 7일 만에 anti-Ro52·anti-Ro60 자가항체가 나타났습니다. 대상포진(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도 환자 5,751명과 대조군 28,755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발병 위험과 연관됐는데, 마지막 감염과의 간격이 3개월 미만일 때 가장 뚜렷했습니다. 이 밖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후 쇼그렌 유사 침샘 병변, 헬리코박터균과의 인과 가능성,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도 보고됐습니다.
호르몬과 생활요인도 영향을 줍니다. 비타민 D 부족은 질병 활성과 연관되고,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은 침샘 염증을 누그러뜨리는 보호 역할이 시사됐습니다. 한편 암 치료에 쓰이는 면역관문억제제가 쇼그렌 유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병의 진짜 시작점은 상피세포였다
최근 연구의 가장 큰 전환은, 병의 출발점을 림프구 침윤보다 '앞쪽'으로 옮긴 것입니다. 침샘 상피세포가 수동적인 공격 대상이 아니라, 위험 신호(핵산)를 감지해 인터페론 반응을 먼저 일으키는 능동적 파수꾼이라는 것입니다. 즉 면역세포가 몰려들기 전에 이미 상피세포 단계에서 불씨가 켜집니다. 여기에 대사의 차이도 더해집니다. 선천면역세포는 미토콘드리아 호흡에, 적응면역세포(B·T세포)는 핵산·아미노산 대사에 의존하며, 염증으로 늘어난 젖산이 B세포를 활성화하는 IL-21 분비를 부추겨 만성 염증의 발판이 됩니다.

단일세포·공간 분석이 그린 새로운 지도
차세대 단일세포 분석과 공간 다중오믹스는 이 병을 '균일한 림프구 덩어리'가 아니라, 상피-기질-면역이 역동적으로 조직된 생태계로 다시 그렸습니다.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순진 B세포조차 이미 인터페론 신호를 띠고 있었고, 기질세포(섬유아세포·혈관주위세포)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면역 구조물(삼차 림프구조)을 능동적으로 짜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이 병을 적어도 세 가지 큰 유형(인터페론-상피/CD8+, BAFF-배중심 B세포, 기질-면역)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환자마다 경과가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가노이드로 증명된 인과관계
관찰을 넘어 인과를 증명하는 단계도 시작됐습니다. 환자 조직에서 키운 침샘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실험에서, 인터페론에 의한 상피 기능장애가 침 분비 반응을 직접 떨어뜨렸고, 이 손상은 JAK 억제제로 일부 되돌릴 수 있었습니다. 즉 상피세포의 인터페론 활성화는 단순한 동반 현상이 아니라 실제 원인이며, 약으로 겨냥할 수 있는 표적임이 확인된 셈입니다. 더불어 침샘 줄기세포의 조기 노화, 유전 인과분석(B세포의 CD27은 위험, 조절T세포의 CD3은 보호) 등이 더해지며, 이 병이 '되돌릴 여지가 있는' 질환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무엇이 달라지나 — 정밀의학을 향해
이 글은 다음 논문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Chatzis LG, Pontarini E, Fulvio G, et al (2025) Evolving mechanisms in the pathogenesis of Sjögren's disease: one year in review 2025. Clin Exp Rheumatol 43:2020-2028.
정리하면, 쇼그렌증후군은 더 이상 'B세포나 인터페론 하나로 굴러가는 단순한 병'이 아니라, 상피세포가 불을 켜고 기질세포가 구조를 세우며 다양한 면역 프로그램이 얽혀 만성화되는 조직 생태계로 이해됩니다. 이 관점은 환자마다 다른 경과를 설명하고, 유형(엔도타입)에 따라 치료와 표지자를 맞추는 정밀의학의 길을 엽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오랜 기간 살펴왔습니다. 검사 수치와 최신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건조 증상 관리뿐 아니라 질환의 바탕에 있는 변화를 함께 고려하는 관리를 지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쇼그렌증후군이 '증후군'에서 '질환'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A. 2023년 국제 합의에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증상이 모인 상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하나로 묶이는 전신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한 변화입니다. 진단 기준이나 치료가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병을 더 통합적으로 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Q. 유전이라면 자녀에게 반드시 유전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위험을 높이는 여러 유전자가 알려져 있지만 각각의 영향은 크지 않고(교차비 약 2~3배),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 발병합니다. 가족력이 곧 발병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Q. 이런 연구가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요?
A. 병을 유형별로 나누어 이해하면, 같은 진단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경과에 맞춰 치료와 추적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오가노이드 연구에서 일부 손상이 되돌려진 점은 향후 표적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