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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작열감증후군 유전과 후성유전적 원인 — 도파민 수용체 유전형이 가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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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구강작열감증후군 유전과 후성유전적 원인 — 도파민 수용체 유전형이 가른 것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한 줄 요약

Kolkka et al (2019)의 결과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유전자가 구강작열감증후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생긴 통증을 어떻게 겪을지를 갈랐습니다.

혀가 화끈거리는 증상이 왜 하필 나에게 왔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유전과 후성유전적 원인을 설명하는 안내 이미지

가족 중에 비슷한 분이 없는데도 생겼고,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살면서 바뀐 것인지 — 오늘은 이 물음을 신경생리 검사와 유전자 분석으로 함께 다룬 논문을 중심으로 리뷰해 보겠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Kolkka et al (2019)의 결과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유전자가 구강작열감증후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생긴 통증을 어떻게 겪을지를 갈랐습니다.

같은 병을 가진 분들 사이에서 통증이 일상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얼마나 괴로운지가 유전형에 따라 뚜렷하게 달랐습니다. 그런데 그 유전형의 분포 자체는 일반 인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구분이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쟀나요?

핀란드 투르쿠대학병원 연구진은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45명(여성 43명, 평균 62.5세)과 나이·성별을 맞춘 건강한 대조군 32명(여성 30명, 평균 64.8세)을 비교했습니다.

점막 병변이나 칸디다 감염, 침 분비 저하가 있는 분은 제외했고, 혈액 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분도 넣지 않았습니다. 즉 다른 원인이 걸러진 일차성 환자만 남긴 것입니다.

연구가 무엇을 쟀는지 보여주는 도식

검사는 두 갈래였습니다. 하나는 눈 깜빡임 반사(blink reflex)이고, 다른 하나는 온도 감각 정량검사(quantitative sensory testing, QST)입니다.

여기에 더해 환자 31명에게서 혈액을 받아 도파민 D2 수용체 유전자(DRD2)의 957C>T 변이와 COMT val158met 변이를 확인했습니다.

혀의 온도 감각이 무뎌져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혀의 감각이었습니다.

차가움을 알아채는 문턱이 환자군에서 5.4도, 대조군에서 3.1도였습니다(P=0.0090). 따뜻함을 알아채는 문턱도 환자군 11.5도, 대조군 9.0도로 높았습니다(P=0.0229).

여기서 문턱이 높다는 것은 온도가 그만큼 더 크게 변해야 겨우 알아챈다는 뜻입니다. 즉 감각이 예민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뎌져 있었습니다.

아픈 곳인데 감각이 둔하다는 것이 언뜻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신경병증성 통증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신경 자체가 상하면 그 신경이 맡은 감각은 무뎌지고, 대신 아프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통증 신호가 만들어집니다.

이 소견은 혀의 가는 신경섬유가 손상된 소섬유신경병증과 들어맞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따뜻함을 느끼는 지점부터 뜨거워서 아프기 시작하는 지점까지의 폭이 환자군에서 5.6도, 대조군에서 8.3도로 좁았습니다(P=0.0024). 따뜻하다고 느끼자마자 곧 아파진다는 뜻입니다.

눈 깜빡임 반사가 알려 준 것

두 번째 검사는 입안이 아니라 이마 쪽 신경을 건드립니다.

눈두덩 위 신경(supraorbital nerve)을 자극해 눈이 깜빡이는 반사를 재는 검사인데, 환자군에서 반사를 끌어내는 데 필요한 자극 세기가 12.7밀리암페어로 대조군의 10.6밀리암페어보다 높았습니다(P=0.0056).

반사가 돌아오는 시간도 환자군 36.4밀리초, 대조군 33.3밀리초로 길었습니다(P=0.0005).

입안 밖에서도 이상이 나타났다는 것의 의미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자극한 곳은 아프지 않은 이마인데 거기서도 이상이 나온 것입니다.

증상이 혀에만 있다고 해서 문제가 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삼차신경이 지나는 길목과 뇌줄기까지 함께 흔들려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도파민 수용체 유전형이 무엇을 갈랐나요?

이제 유전자 이야기입니다.

DRD2는 뇌의 도파민 D2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이고, 957C>T는 그 유전자에 흔하게 있는 변이입니다. 사람마다 TT, CT, CC 세 가지 조합 중 하나를 갖게 됩니다.

유전형에 따라 통증 경험이 어떻게 갈렸는지

결과를 보겠습니다. 뜨거움에 대한 통증 문턱은 TT형이 17.7도, CT형이 16.7도, CC형이 12.8도였습니다(P=0.0312).

통증이 일상을 방해하는 정도(0~10점)는 TT형 5.1점, CT형 1.9점, CC형 1.3점으로 갈렸습니다(P=0.0352). 괴로움의 정도는 TT형 7.9점, CT형 4.7점, CC형 6.6점이었습니다(P=0.0341).

반대로 잠을 방해받는 정도는 CC형이 4.8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P=0.0254).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TT형은 뜨거움을 참는 문턱이 높은데도 일상이 더 크게 무너지고 더 많이 괴로워했고, CC형은 잠을 더 많이 빼앗겼습니다.

같은 진단명 아래에서도 겪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숫자로 드러난 셈입니다.

그런데 유전형 분포는 일반인과 같았습니다

여기서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 나옵니다.

환자 31명의 유전형 분포는 TT형 29퍼센트, CT형 55퍼센트, CC형 16퍼센트였습니다. 핀란드 일반 인구의 분포는 TT형 31퍼센트, CT형 48퍼센트, CC형 21퍼센트입니다.

두 분포는 사실상 같습니다. 즉 이 유전형을 가졌다고 해서 구강작열감증후군에 더 잘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 유전자 때문에 병이 생겼다」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병이 생긴 뒤에 그 통증을 얼마나 크게 겪는지를 조율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덧붙이면, 통증 연구에서 자주 거론되는 COMT val158met 변이는 이 환자들에서 통증 경험이나 다른 지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후성유전 — 타고난 것이 아니라 켜지고 꺼지는 것

그렇다면 병을 만든 쪽은 무엇일까요?

여기서 후성유전(epigenetics)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유전자 자체는 그대로인데 그 유전자를 얼마나 켜고 끌지가 바뀌는 것을 가리킵니다. DNA에 메틸기가 붙거나, 유전자를 감아 두는 단백질이 바뀌거나, 작은 RNA가 끼어드는 방식으로 일어납니다.

Idahor et al (2025)은 만성 통증에서 이 조절이 어긋난 채 굳어지는 것이 통증을 오래 끌게 만든다고 정리하면서, 이 변화가 되돌릴 수 있는 성격이라는 점을 함께 짚었습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 실제로 무엇이 달라져 있는지는 최근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혀 조직에서 실제로 달라져 있는 것들

Kouri et al (2024)이 여덟 편의 연구를 모아 정리한 결과, 환자의 혀 조직 검사에서 신경섬유 밀도가 30~60퍼센트 줄어 있었습니다.

동시에 통증과 관련된 것들은 오히려 늘어 있었습니다. 캡사이신 수용체(TRPV1)를 가진 섬유와 신경성장인자(NGF), P2X3를 가진 섬유가 증가했고, 나트륨 통로 Nav1.7의 발현이 늘어 있었으며 Nav1.9는 약간 줄어 있었습니다. 아르테민이라는 신호물질의 발현도 증가했습니다.

신경은 줄었는데 통증을 만드는 장비는 늘어난 상태입니다. 유전자 서열이 바뀐 것이 아니라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쓰는지가 바뀐 것이며, 이것이 후성유전적 변화의 얼굴입니다.

왜 폐경 무렵 여성에게 많을까요?

이 병이 폐경 이후 여성에게 몰린다는 점도 오래된 물음이었습니다.

Kobayashi et al (2026)은 난소를 제거한 쥐로 이 물음을 다뤘습니다. 수술 2주 뒤 혈중 에스트론과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떨어졌고, 캡사이신을 탄 물을 피하는 행동이 늘었습니다. 혀가 더 예민해졌다는 뜻입니다.

조직을 보니 버섯유두와 그 아래 결합조직층의 신경섬유 밀도가 줄어 있었고, 반대로 TRPV1은 풍부하게 나타났습니다.

앞서 사람에게서 확인된 것과 같은 방향입니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 신호가 줄면서 혀에 신경병증이 생기고, 그 결과 통증에 과민해진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며, 사람에게 호르몬을 보충하면 이 변화가 되돌아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지금까지의 근거로는 권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앞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DRD2 유전형은 병에 걸릴지를 알려 주지 않고, 이미 병이 있는 분에서 통증을 얼마나 크게 겪을지와만 관련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관련성도 환자 31명을 나눈 결과라 각 유전형에 속한 인원이 매우 적습니다. 이런 규모에서는 우연히 갈릴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치료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면 지금 단계에서는 받으실 이유가 없겠습니다.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보나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구강작열감증후군과 혀 통증을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저희는 한의원이라 유전자 검사나 혈액 검사, 조직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위에 적힌 검사들은 전부 대학병원 신경과와 구강내과의 영역입니다.

다만 이 연구들이 진료실의 관점과 겹치는 대목이 있습니다. 같은 진단을 받으신 분들이라도 통증이 일상을 무너뜨리는 정도와 잠을 빼앗기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얼마나 아픈가」만 묻지 않고 그 통증이 하루의 무엇을 가져갔는지를 함께 봅니다. 잠, 식사, 말하기 가운데 어디가 가장 먼저 무너졌는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중추신경 원인 — 도파민과 뇌의 변화씹으면 혀 통증이 줄어드는 이유 — 소섬유신경병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정리하면

지금까지 확인한 내용을 일곱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환자의 혀에서 차가움·따뜻함을 알아채는 문턱이 높아져 있어 감각이 무뎌진 상태였습니다
  • 아프지 않은 이마 쪽 신경 검사에서도 이상이 나와 뇌줄기까지 관여함을 시사했습니다
  • DRD2 957C>T 유전형에 따라 통증이 일상을 방해하는 정도가 5.1점 대 1.3점으로 갈렸습니다
  • 그러나 유전형 분포는 일반 인구와 같아, 병에 걸릴 위험을 높이지는 않았습니다
  • COMT 변이는 이 환자들에서 아무 영향이 없었습니다
  • 혀 조직에서 신경섬유가 30~60퍼센트 줄고 TRPV1·Nav1.7 발현은 늘어 있었습니다
  • 난소를 제거한 쥐에서 같은 방향의 변화가 나타나 에스트로겐 감소가 한몫한다고 제안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유전되나요?

A. 그렇게 볼 근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환자들의 도파민 수용체 유전형 분포는 일반 인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발병 위험을 뚜렷하게 높이는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Q. 그러면 유전자는 아무 상관이 없나요?

A. 상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걸릴지 말지」가 아니라 「걸린 뒤 얼마나 힘들지」쪽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같은 병에서도 일상이 무너지는 정도가 유전형에 따라 갈렸습니다.

Q. 후성유전적 원인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A. 유전자 서열은 그대로인데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켜고 끄는지가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환자의 혀에서 신경섬유는 줄고 통증 신호를 만드는 단백질의 발현은 늘어 있었습니다.

Q. 후성유전적 변화는 되돌릴 수 있나요?

A. 원리상 되돌릴 수 있는 성격이라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사람의 구강작열감증후군에서 이를 되돌리는 치료가 확립된 것은 아직 없습니다.

Q. 폐경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호르몬을 보충하면 되나요?

A. 그렇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난소를 제거한 쥐에서 혀 신경이 줄었다는 실험은 있지만, 사람에게 호르몬을 보충해 이 통증이 좋아진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호르몬 치료 여부는 담당 진료과에서 판단하실 일입니다.

Q. 유전자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A. 지금 단계에서는 권하지 않습니다. 결과가 치료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근거가 된 분석도 환자 31명을 세 갈래로 나눈 작은 규모였습니다.

Q. 한의원에서 이런 검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받으실 수 없습니다. 본원은 한의원이라 유전자·혈액·조직 검사를 하지 않으며, 이 글에 나온 검사들은 대학병원 신경과와 구강내과의 영역입니다.

참고문헌

  • Kolkka M, Forssell H, Virtanen A, Puhakka A, Pesonen U, Jääskeläinen SK (2019) Neurophysiology and genetics of burning mouth syndrome. European Journal of Pain 23:1153-1161
  • Kouri M, Adamo D, Vardas E, Georgaki M, Canfora F, Mignogna MD, Nikitakis N (2024) Small fiber neuropathy in burning mouth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5:11442
  • Kobayashi M, Okada-Ogawa A, Imamura Y, Shinozuka H, Noma N, Iwata K, Shinoda M (2026) Effects of ovariectomy of rat on tongue neuropathy: relevance to burning mouth syndrome. Journal of Dental Sciences 21:177-183
  • Idahor CO, Okorie MA, Mokobia S, Erhuanga P, Ogbonna N, Ogunfuwa O, Etoroma OM, Abhulimen IJ, Chinedu E (2025) Gene therapy and epigenetic modulation in chronic pain: a future without opioids? Cureus 17:e94508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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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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