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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과 p21, 세포의 브레이크가 분자 나이를 말해 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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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p16과 p21, 세포의 브레이크가 분자 나이를 말해 줄 때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한 줄 요약

p16은 사람 T세포에서 측정하는 노화 관련 지표입니다. 유방암 환자 33명에서 항암치료 후 수치가 증가했습니다. 나이 14.7년에 해당한다는 환산이 몸 전체의 실제 노화나 수명 감소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혈액 속 T세포에서 측정한 p16 유전자 발현은 나이와 연관됩니다. 그래서 연구에서는 분자 노화의 지표로 활용하지만, 이 수치 하나로 개인의 실제 생물학적 나이를 판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포 안의 브레이크가 걸려 분열이 멈춘 상태를 형상화한 개념 그림

p16(p16INK4a)과 p21(p21CIP1)은 세포주기의 진행을 억제하는 단백질입니다. 손상된 세포가 계속 증식하지 않도록 막는 데 관여하며, 세포노화를 살피는 표지로도 쓰입니다. 일부 항암치료 연구에서는 T세포의 p16 증가폭이 연령에 따른 변화량으로 환산해 약 14년에 해당했습니다. 몸 전체가 그만큼 늙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요 연구를 통해 두 단백질의 역할과 검사 결과의 해석 범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두 단백질은 무엇을 멈추게 할까요?

세포 분열은 여러 단계의 세포주기 조절을 거칩니다. 이 과정의 주요 효소가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CDK)입니다.

p16과 p21은 CDK의 활성을 억제해 세포주기 진행을 제한합니다. 다만 일시적인 정지와 안정적인 세포노화는 다르므로, 두 단백질이 증가했다고 모두 영구적으로 분열을 멈춘 세포는 아닙니다.

p16과 p21이 세포주기 효소를 막아 분열을 멈추는 과정을 그린 그림

두 단백질이 주로 관여하는 경로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p21은 DNA 손상에 반응하는 p53 경로 등을 통해 증가해 세포주기를 정지시킵니다.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손상 복구 반응이나 세포노화에 관여합니다
  • p16은 CDK4/6를 억제하는 경로를 통해 안정적인 분열 정지의 유지에 관여합니다. 다만 p21 다음에 반드시 p16이 증가하는 일정한 순서가 모든 세포에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앞서 정리한 노화세포 분비 표현형 칼럼과도 연결되는 기전입니다. 그러나 p16이나 p21은 노화세포에만 나타나는 표지가 아니므로, 연구에서는 여러 표지와 세포의 상태를 함께 평가합니다.

노화 — p16은 사람에서도 측정할 수 있는 분자 노화 지표입니다

Krishnamurthy et al (2004)은 설치류의 거의 모든 조직에서 나이가 들수록 p16 발현이 뚜렷하게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세포주기 억제 단백질은 그만큼 변하지 않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열량 제한이 이 증가를 완화했다는 것입니다. 신장과 난소, 심장에서 p16 상승이 줄었고, 같은 장기의 병리 소견도 덜했습니다.

Liu et al (2009)은 이 관찰을 사람으로 옮겼습니다. 건강한 사람 170명의 혈액에서 세포 종류별로 나누어 재 보니, p16 발현이 가장 높은 곳은 말초혈 T림프구였습니다.

사람 T세포의 p16 발현이 나이와 생활습관에 따라 달라진 관계를 정리한 그림

  • p16 발현은 나이에 따라 지수적으로 올라갔습니다
  • 같은 유전자 부위에서 만들어지는 다른 산물은 그런 관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 성별이나 체질량지수와는 독립적이었지만, 흡연과 신체활동량과는 유의하게 연관되었습니다

같은 연령에서도 흡연 여부와 신체활동 수준에 따라 이 지표가 달랐다는 뜻입니다. 단면 연구이므로 금연이나 운동이 p16을 얼마나 바꾸는지를 직접 측정한 결과는 아닙니다.

항암치료 후에는 이 지표가 얼마나 변했을까요?

Sanoff et al (2014)은 유방암 환자 33명의 T세포에서 치료 전후로 p16을 반복해 쟀습니다.

항암치료 전후 분자 나이 변화를 연대기적 나이로 환산해 그린 그래프

  • 항암치료 직후 p16 발현이 올라갔고, 12개월 뒤에도 그대로 높았습니다
  • 로그2 기준 중앙값 0.81 증가로, 절대량으로는 75% 증가였습니다(P < 0.001)
  • 이 증가폭은 연대기적 나이 14.7년에 해당하는 변화였습니다
  • 텔로미어 길이는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유방암 생존자 176명을 대상으로 한 단면 조사에서도 과거 항암치료 경험이 로그2 기준 0.57의 p16 증가와 연관되었습니다(P < 0.001).

저자들은 이를 항암치료와 관련된 분자 노화의 근거로 해석했습니다. 다만 연구 대상과 항암요법이 한정되어 있고, 14.7년이라는 환산값은 T세포 p16이라는 한 지표에 관한 값입니다. 실제 수명 손실이나 모든 장기의 노화를 뜻하지 않습니다.

면역 — 면역세포가 이 세포들을 치웁니다

분열을 멈춘 세포가 곧바로 제거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에 남은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는 면역세포가 관여합니다.

Xue et al (2007)은 간암 생쥐에서 p53 기능을 되살렸습니다. 암세포에 노화가 유도된 뒤 면역세포에 의한 제거가 이어졌습니다.

멈춘 암세포 주변으로 자연살해세포와 대식세포, 호중구가 몰려들었고 종양이 실제로 줄었습니다. 이 생쥐 모델에서는 종양세포의 노화 유도와 면역세포에 의한 제거가 함께 종양 감소에 기여했습니다.

Kang et al (2011)은 간에서 전암 상태의 세포에 노화가 유도되면 CD4 양성 T세포가 이를 인식해 제거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생쥐에서는 간암이 생겼습니다.

노화세포를 면역세포가 인식해 제거하는 과정을 그린 그림

그런데 왜 나이가 들면 쌓일까요?

노화세포의 생성 증가와 면역 감시의 변화가 함께 관여합니다. 앞선 사람 연구에서 혈액 세포 중 T림프구의 p16 발현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은 면역세포 역시 노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p16 수치만으로 감시 기능의 저하를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도 같은 브레이크가 관찰됩니다.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환자의 T세포에서는 나이에 비해 이른 노화 표지가 보고되고, 이런 세포가 자가면역 염증을 이어 가는 데 관여한다는 관찰이 있습니다.

다만 자가면역질환이 p16 때문에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가면역 반응과 세포노화가 같은 신호를 일부 공유한다는 정도로 보는 것이 지금까지의 근거에 맞습니다.

제거 대상인 세포뿐 아니라 이를 감시하는 면역계의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치울 세포가 늘어나는 동시에 치우는 능력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Baker et al (2011)은 p16을 켠 세포만 골라 없앨 수 있는 생쥐에서 노화 관련 장애가 늦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람에게 같은 접근을 시도한 초기 시험은 앞선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p16을 재는 것으로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은 알 수 없는지 두 칸으로 정리한 그림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에서 진료하다 보면 항암치료를 마치고 나서 예전 같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기운이 없고 회복이 더디다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위 연구에서는 치료 종료 후에도 T세포의 분자 노화 지표가 12개월 동안 높게 유지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치료 후 피로나 회복 지연의 원인을 p16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빈혈, 수면 문제, 영양 상태, 치료 부작용 등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한약으로 이 지표를 되돌릴 수 있는지는 별도의 임상 검증이 필요합니다. 한약 성분 일부가 노화세포의 분비를 줄인다는 세포·동물 자료는 있지만, 사람에게 한약을 써서 p16 발현이 내려가는지를 잰 연구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금연과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은 일반적인 회복 관리에서 중요합니다. 다만 이 논문에서 흡연·활동량과 p16이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생활습관 교정으로 분자 나이가 되돌아간다는 근거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이레한의원에서는 혈액검사나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항암치료 후 필요한 검사와 치료 판단은 담당 진료과에서 이어 가시도록 안내합니다. 저희는 그 진료 내용을 바탕으로 식사와 소화, 수면, 피로 때문에 생활에서 어려운 점을 살피고 회복 경과를 함께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병원에서 p16을 재 볼 수 있을까요?

A. T세포 p16을 이용한 분자 나이 평가는 일반적인 건강검진용 검사가 아닙니다. 위 연구들은 연구용으로 T세포를 분리해 유전자 발현을 정량한 것입니다. 조직검사에서 p16 염색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자궁경부 세포 판독처럼 다른 목적으로 쓰입니다.

Q. 분자 나이가 14.7년 늘었다면 실제로 그만큼 늙은 것일까요?

A. 한 가지 지표에서 그만큼의 변화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 수치가 실제 수명이나 질병 위험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텔로미어 길이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Q. 항암치료를 피해야 한다는 뜻일까요?

A. 전혀 아닙니다. 항암치료는 생명을 구하는 치료이고, 이 연구는 그 부담을 정량한 것입니다. 저자들도 치료를 피하라는 뜻이 아니라 회복 관리를 함께 보자는 취지로 적었습니다.

Q. 운동을 하면 p16이 내려갈까요?

A. 사람에서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p16 발현이 낮았다는 연관은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이는 단면 관찰이고, 운동을 시작해서 p16이 실제로 내려가는지를 앞서 정해 놓고 잰 시험은 아직 부족합니다.

참고문헌

  • Krishnamurthy J et al (2004) Ink4a/Arf expression is a biomarker of aging. J Clin Invest 114:1299-1307
  • Liu Y et al (2009) Expression of p16(INK4a) in peripheral blood T-cells is a biomarker of human aging. Aging Cell 8:439-448
  • Sanoff HK et al (2014) Effect of cytotoxic chemotherapy on markers of molecular age in patients with breast cancer. J Natl Cancer Inst 106:dju057
  • Baker DJ et al (2011) Clearance of p16Ink4a-positive senescent cells delays ageing-associated disorders. Nature 479:232-236
  • Xue W et al (2007) Senescence and tumour clearance is triggered by p53 restoration in murine liver carcinomas. Nature 445:656-660
  • Kang TW et al (2011) Senescence surveillance of pre-malignant hepatocytes limits liver cancer development. Nature 479:547-551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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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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