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노화세포 분비 표현형, 멈춘 세포가 조용히 있지 않을 때
노화세포는 분열을 멈춘 뒤에도 염증 물질을 계속 내보내 주변 조직을 바꿉니다. 사람 9명에게 노화세포를 없애는 약을 사흘 먹였더니 11일 뒤 지방조직의 노화세포가 최대 62% 줄어 있었습니다.
목차
나이가 들면 분열을 멈춘 세포가 몸에 쌓이에요. 문제는 이 세포들이 조용히 있지 않고 염증 물질을 계속 내보낸다는 점이에요.

이 분비 현상을 노화세포 분비 표현형(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SASP)이라고 부릅니다. 노화세포는 스스로 늘어나지 않지만, 주변 세포에게 신호를 보내 조직 전체를 바꿉니다. 늙은 생쥐에서 이 세포들을 골라 없애자 중앙 수명이 늘었고, 사람에게 같은 계열의 약을 사흘 먹였을 때 지방조직의 노화세포가 실제로 줄었습니다. 오늘은 이 분비 현상이 노화와 면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최근 논문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노화세포는 무엇을 분비할까요?
세포는 손상이 크면 분열을 영구히 멈춥니다. 손상된 세포가 계속 늘어나면 암이 되기 때문에, 이 멈춤은 원래 몸을 지키는 장치였습니다.
Coppé et al (2008)은 이 멈춘 세포들이 무엇을 내보내는지 항체 배열로 정량했습니다.
- 염증과 악성화에 관련된 수많은 인자가 분비되었습니다
- 이 분비는 손상 직후가 아니라 며칠에 걸쳐 서서히 갖춰졌습니다
- 분열을 멈출 만큼 큰 손상이 있어야만 나타났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더 중요한 관찰이 있었습니다. 이 분비물이 주변의 전암 상피세포에 작용하자 상피세포가 침습성을 얻었습니다.
암을 막으려고 멈춘 세포가, 멈춘 뒤에는 주변 세포의 악성화를 도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노화 — 이 세포들을 없애자 수명이 늘었습니다
Baker et al (2016)은 유전자 조작으로 p16 유전자를 켠 세포만 골라 죽일 수 있는 생쥐를 만들었습니다. 생후 1년부터 주 2회 약물을 주사했습니다.

- 서로 다른 두 계통의 수컷과 암컷 모두에서 중앙 수명이 늘었습니다
- 종양 발생이 늦어졌습니다
- 나이에 따른 여러 장기의 기능 저하가 완화되었습니다
수를 늘린 것이 아니라 나쁜 세포를 덜어 낸 것만으로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왜 이 세포들이 쌓이는 것일까요?
젊을 때는 면역세포가 노화세포를 찾아내 없앱니다. 자연살해세포와 일부 T세포가 그 일을 해요.
문제는 나이가 들면 이 청소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는 점이에요. Salminen (2021)은 노화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이 오히려 면역을 억제하는 세포들을 불러 모아, 자기를 없애야 할 감시를 약화시킨다고 정리했습니다.
쌓일수록 덜 치워지고, 덜 치워질수록 더 쌓이는 되먹임입니다.
면역 — 분비물이 면역세포를 부르지만 방향이 뒤바뀝니다
노화세포가 내보내는 물질에는 백혈구를 부르는 신호가 포함돼요. 원래는 자기를 치우라고 부르는 신호예요.
실제로 사람 지방조직에서 노화세포 주변에는 대식세포가 몰려 있고, 왕관 모양의 구조를 이룹니다. 그런데 이 대식세포들은 노화세포를 없애기보다 그 주변에 머물며 염증을 이어 갑니다.
노화세포가 늘어난 조직에서는 자가면역질환과 비슷한 형태의 염증이 관찰되기도 해요.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조직에서도 노화세포 표지가 높게 나온다는 보고가 있고, 반대로 노화세포가 뿜는 물질이 자가면역 반응을 부추길 수 있다는 관찰도 있어요.
다만 자가면역질환이 노화세포 때문에 생긴다는 뜻은 아니에요. 두 현상이 같은 염증 신호를 공유한다는 정도로 보는 것이 지금까지의 근거에 맞습니다.
이 분비물 안에는 앞서 정리한 인터루킨-6와 종양괴사인자 칼럼에서 다룬 물질들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염증노화를 만드는 공급원 가운데 하나가 이 세포들입니다.
사람에게 이 세포들을 없애면 어떻게 될까요?
Hickson et al (2019)은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 9명에게 노화세포를 골라 없애는 약 두 가지를 사흘간 먹였습니다. 평균 나이는 68.7세였습니다.

투여를 마치고 11일 뒤 지방조직과 피부를 다시 떼어 살펴본 결과입니다.
- p16 양성 세포가 35% 줄었습니다(P = 0.001)
- p21 양성 세포가 17% 줄었습니다(P = 0.009)
- 노화 관련 효소 활성을 보이는 세포가 62% 줄었습니다(P = 0.005)
- 지방조직의 대식세포와 왕관 모양 구조도 줄었고, 혈중 인터루킨-1알파와 인터루킨-6, 기질분해효소도 낮아졌습니다
이 약들의 반감기는 11시간 미만입니다. 약이 몸에서 사라진 뒤에도 세포 수가 줄어 있었다는 점이 이 결과의 핵심입니다.
기능도 좋아졌을까요?
Justice et al (2019)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환자 14명에게 같은 조합을 3주간 간헐적으로 투여했습니다.
- 6분 보행거리가 447 m에서 468 m로 늘었고, 4 m 보행속도와 의자에서 일어서는 시간도 유의하게 좋아졌습니다(P < 0.05)
- 그러나 폐기능과 혈액 검사 수치, 노쇠지수, 환자가 보고한 건강 상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 이상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호흡기 증상 16건, 피부 자극과 멍 14건, 소화기 불편 12건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시험에는 위약군이 없었습니다. 인원도 14명이었습니다. 방향은 기대할 만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에서 진료하다 보면 검사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회복이 느려졌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이야기를 드리면 한약으로 노화세포를 줄일 수 있는지 물어보십니다.
방향이 맞는 자료는 있어요. 한 본초의 성분이 노화세포의 분비를 직접 억제하되 노화 표지 자체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보고가 세포와 동물에서 나와 있어요. 세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분비를 진정시키는 방식이에요.
다만 사람 근거는 없습니다. 이 자료는 배양세포와 늙은 쥐의 신장에서 확인된 것이고, 사람에게 한약을 써서 노화세포나 그 분비물이 줄어드는지를 앞서 정해 놓고 잰 시험은 아직 없습니다.
한의원은 조직검사나 혈액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는 검사와 약물 판단은 해당 진료과에 맡기고, 그 사이에서 소화와 수면, 피로처럼 일상에서 걸리는 부분을 함께 살피고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노화세포가 얼마나 쌓였는지 검사로 알 수 있을까요?
A. 진료용 검사 항목이 아닙니다. 위 연구들은 지방조직이나 피부를 실제로 떼어 내 염색해서 세었습니다. 혈액에서 분비물 일부를 잴 수는 있지만, 그 값이 몸 전체의 노화세포 양을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노화세포를 없애는 약을 지금 먹을 수 있을까요?
A. 권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의 사람 자료는 9명, 14명 규모의 초기 시험이고 위약군이 없었습니다. 사용된 약 가운데 하나는 항암제로, 부작용 관리가 필요한 약입니다.
Q. 운동이나 소식으로도 노화세포가 줄어들까요?
A. 동물에서는 열량 제한이 노화세포가 쌓이는 속도를 늦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인천 송도 진료실에서도 식사량과 활동량을 먼저 여쭤보는 편입니다. 사람에서 같은 변화를 조직으로 확인한 자료는 아직 부족합니다.
Q. 노화세포는 무조건 나쁜 것일까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분열을 멈추는 것은 손상된 세포가 암이 되는 것을 막는 방어이고, 상처가 아무는 과정과 태아 발생에도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 세포들이 치워지지 않고 오래 남아 분비를 계속하는 상황입니다.
참고문헌
- Coppé JP et al (2008) 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s reveal cell-nonautonomous functions of oncogenic RAS and the p53 tumor suppressor. PLoS Biol 6:2853-2868
- Baker DJ et al (2016) Naturally occurring p16(Ink4a)-positive cells shorten healthy lifespan. Nature 530:184-189
- Hickson LJ et al (2019) Senolytics decrease senescent cells in humans: Preliminary report from a clinical trial of Dasatinib plus Quercetin in individuals with diabetic kidney disease. EBioMedicine 47:446-456
- Justice JN et al (2019) Senolytics in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Results from a first-in-human, open-label, pilot study. EBioMedicine 40:554-563
- Salminen A (2021) Feed-forward regulation between cellular senescence and immunosuppression promotes the aging process and age-related diseases. Ageing Res Rev 67:101280
- Franceschi C et al (2018) Inflammaging: a new immune-metabolic viewpoint for age-related diseases. Nat Rev Endocrinol 14:576-590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