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을 때 혀 통증이 생긴다면 — 구강작열감증후군과의 관계
목차
갑상선약을 꾸준히 먹어 수치는 정상인데 혀가 매운 것을 먹은 듯 화끈거린다면, 갑상선과 무관한 우연일까요?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는 분에게서 혀가 3개월 이상 화끈거리고 따가운 증상이 이어진다면, 단순한 입안 불편이 아니라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 BMS)일 가능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도 자가면역 염증이나 신경 변화가 남아 있으면 혀 통증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과 혀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레보티록신(신지로이드)을 복용하면 T3, T4, TSH가 정상 범위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피로감과 근육통이 가시지 않고, 저림이나 화끈거림, 감각이상 같은 신경병증 양상이 동반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때 혀 양쪽이나 끝부분이 매운 음식을 먹은 것처럼 얼얼하게 타들어가는 느낌이 이어진다면, 혀 자체의 문제로만 볼 일이 아닙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혀 통증은 구강작열감증후군의 핵심 진단 기준 중 하나이므로, 갑상선 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두 질환의 연결 가능성을 반드시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실제 사례로 본 갑상선과 구강작열감증후군의 관계

2025년 발표된 한 연구는 이 두 질환의 관련성을 케이스 보고와 함께 생물정보학 분석, KEGG 경로 분석으로 검증했습니다.
Suresh R, et al. Interplay of thyroid dysfunction and burning mouth syndrome: a case report. The Egypti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2025;37(1):1-8.
보고된 환자는 33세 여성으로, 1년 가까이 혀 측면의 통증을 겪고 있었습니다. 둔하게 이어지는 통증이 말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더 심해졌고, 매운 음식을 먹을 때와 비슷한 화끈거림을 호소했습니다. 입이 마르는 느낌도 있었으나 물을 마시면 잠시 완화되는 양상이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TSH 6.5mIU/L, Anti-TG 200IU/mL 등의 소견이 확인되었고, 최종적으로 하시모토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되었습니다. 이처럼 오래 지속된 혀 통증의 배경에 갑상선 자가면역 질환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 부족이 혀에 통증을 만드는 기전

연구에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이어지는 길을 크게 두 갈래로 정리합니다.
경로 1 — 침 분비 감소를 통한 점막 변화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침 분비량이 줄고, 그 결과 구강 점막이 건조해집니다. 점막의 보호 기능이 떨어지면서 점막 기능 변화가 일어나고, 이것이 위축성 설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로 2 — 자가면역 신경 손상
면역 매개성 염증이 구강 내 신경을 직접 손상시키는 경로로, 세 가지 세부 기전이 함께 작동합니다.
- 신경병증: T3·T4 부족으로 통각수용체 경로가 변하면서 말초 신경의 감수성이 높아지고 중추감작이 일어납니다.
- 염증 반응: IL-6, TNF-α 같은 사이토카인이 증가해 구강 점막에 만성 염증과 말단 신경 손상을 유발합니다.
- 산화 스트레스: 활성산소(ROS)가 축적되면서 조직 내 산화 손상이 진행됩니다.
여기에 더해 호르몬 부족은 감정 조절에도 영향을 주어 불안·우울·스트레스 민감도를 높이고, 이런 정서적 요인이 BMS 발병에 추가로 기여하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유전자 분석에서도 확인된 두 질환의 연결고리

이 연구는 유전자 집합 기반 생물정보학 분석(enrichment analysis)을 통해 두 질환을 분자 수준에서 잇는 고리를 찾아냈습니다. 통계적으로 두드러진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갑상선 호르몬 신호 전달(Thyroid hormone signaling): Fold Enrichment 250 이상으로 매우 강한 연관성
- 요오드 수송 및 호르몬 생성: 200 이상의 강한 관련성
- 과산화수소 생합성(DUOX2 관련): ROS 생성 증가로 점막 자극 유발
- 초과산화물 음이온 생성: 만성 염증과 신경 손상 유발 가능
갑상선 호르몬(T3, T4)은 세포 안에서 수용체(TR-alpha1, TR-beta1)와 결합한 뒤 핵으로 이동해 수백 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합니다.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염증을 억제하고 산화를 방어하며 신경 전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동시에 약해지고, 그만큼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한의학에서 보는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구강 작열감

한의학에서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비양허(脾陽虛)'와 '신양허(腎陽虛)'의 관점으로,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음허화동(陰虛火動)'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양기(陽氣)가 부족해져 전신 대사가 느려집니다. 동시에 음(陰)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허열(虛熱)이 위로 떠올라 혀와 구강에 작열감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현대 연구가 밝힌 '갑상선 호르몬 부족 → 신경 과민 → 구강 통증'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치료는 한약으로 양기를 채우면서 떠오른 허열을 가라앉히고, 침으로 구강 주변의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복합적인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갑상선 질환이 바탕에 깔린 BMS는 입안 증상만 보지 않고 전신 상태를 함께 다루는 접근이 중요합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갑상선기능저하증처럼 자가면역·내분비 문제가 얽힌 만성 증상을 전신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살핍니다. 혀의 작열감 하나만 보지 않고 호르몬, 신경, 정서 상태를 함께 고려해 원인에 맞춘 관리를 돕습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갑상선 수치가 정상인데도 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레보티록신 복용으로 혈액 수치가 정상 범위에 들어와도 자가면역 염증 자체가 진행 중이라면 신경 손상과 구강 증상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수치와 증상이 반드시 함께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Q.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없어도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 BMS가 생길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갑상선 호르몬 부족 자체가 침 분비 감소, 신경 전도 이상, 산화 스트레스 증가를 일으킬 수 있어, 원인과 관계없이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는 BMS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Q. 혀 통증이 3개월 미만이면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아닌가요?
A. 국제 진단 기준에서는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BMS로 분류합니다. 다만 3개월 미만이라도 갑상선 질환이 있고 다른 원인이 배제된다면, 일찍 관리를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