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BCL-2와 세놀리틱, 노화세포가 죽지 않고 버틸 때
노화세포는 BCL-2 계열 단백질 등을 이용해 세포사멸을 피합니다. 세놀리틱의 생쥐 수명 연구와 사람 대상 시험을 구분하고, 초기 가능성뿐 아니라 1차 평가변수에서 효과를 확인하지 못한 결과도 살펴봅니다.
목차
노화세포는 분열을 멈추었는데도 왜 조직에 오래 남을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세포자멸사를 피하는 생존 경로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세포는 손상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복구, 세포주기 정지, 세포자멸사 등 서로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일부 노화세포는 BCL-2 계열의 생존 단백질에 의존해 제거를 피합니다. 이러한 취약성을 이용해 노화세포를 상대적으로 선택적으로 제거하려는 약물이 세놀리틱입니다.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요 연구를 바탕으로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노화세포는 어떻게 죽지 않고 버틸까요?
세포가 조절된 과정에 따라 죽는 방식을 세포자멸사(apoptosis)라고 합니다. 이를 촉진하는 단백질과 억제하는 단백질의 균형이 세포의 생존에 영향을 줍니다.
BCL-2 단백질 계열에는 세포자멸사를 억제하는 구성원과 촉진하는 구성원이 함께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BCL-2, BCL-xL, BCL-w는 억제하는 쪽에 속하며, 미토콘드리아를 통한 세포자멸사 신호를 제한합니다.
Zhu et al (2015)은 사람 노화세포에서 어떤 생존 회로가 켜져 있는지 유전자 발현으로 훑었습니다. 그리고 그 회로를 하나씩 껐습니다.

- 특정 생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 노화세포의 생존이 선택적으로 감소했습니다
- 해당 실험 조건에서는 분열 중이거나 휴지 상태인 비노화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 그 회로 가운데 하나가 BCL-xL이었습니다
노화세포가 특히 의존하는 생존 경로를 찾아 치료에 이용하려는 접근입니다. 표적 자체가 노화세포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세포 종류마다 답이 달랐습니다
Zhu et al (2016)은 BCL-2, BCL-xL, BCL-w를 억제하는 나비토클락스를 여러 종류의 노화세포에 시험했습니다. BCL-2 계열의 모든 구성원을 억제하는 약은 아닙니다.
- 혈관내피세포와 폐 섬유아세포에서는 노화세포가 죽었습니다
- 그러나 사람 지방세포 전구체에서는 듣지 않았습니다
- 같은 계열의 다른 약은 거의 효과가 없었습니다
노화세포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어떤 조직의 노화세포냐에 따라 기대는 생존 회로가 다릅니다.
노화 — 노화세포 이식 후 생쥐의 신체 기능이 저하되었습니다
Xu et al (2018)은 노화세포를 이식하는 개입 실험으로 신체 기능 저하와의 인과관계를 살폈습니다.

- 비교적 적은 수의 노화세포를 젊은 생쥐에게 옮겨 심자 신체 기능이 지속적으로 떨어졌습니다
- 옮겨 심은 세포가 숙주 조직으로 노화를 퍼뜨렸습니다
- 나이 든 생쥐에게는 더 적은 수로도 같은 일이 벌어졌고 생존율까지 떨어졌습니다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개입도 함께 시험했습니다. 이때 사용한 조합은 다사티닙과 퀘르세틴(D+Q)으로, 앞서 설명한 나비토클락스와는 다른 약물입니다. 생쥐에는 D+Q를 간헐적으로 투여했습니다.

- 사람 지방조직 절편에서 노화세포 수와 노쇠 관련 염증 물질 분비가 줄었습니다
- 노령 생쥐에서 신체 기능 저하가 완화되었습니다
- 치료 이후 생존 기간이 36% 늘었고, 사망의 순간위험(hazard)은 대조군의 65%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어요. 이 36%는 태어날 때부터의 수명이 아니라 치료를 시작한 시점 이후의 남은 생존 기간입니다.
면역 — 이 약들은 혈액세포도 함께 건드립니다
BCL-2 계열은 노화세포만의 것이 아닙니다. 혈소판은 BCL-xL에 기대어 살고, 림프구는 BCL-2에 기댑니다.
Wilson et al (2010)은 림프계 종양 환자 55명에게 나비토클락스를 투여한 1상 시험을 보고했습니다. 노화 예방 목적의 D+Q 시험과는 대상과 약물이 다릅니다.
- 3~4등급 혈소판감소가 29명에게 나타났습니다
- 림프구감소가 18명, 호중구감소가 18명이었습니다
- 감염이 39명에게 보고되었습니다
정상 혈소판과 림프구도 이 생존 단백질에 의존하므로, 표적 억제 자체가 독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나비토클락스의 중요한 한계입니다. 해당 수치를 모든 세놀리틱의 부작용 발생률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어떨까요?
이 계열의 생존 회로는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림프구가 살아남는 데도 쓰입니다. 자가면역질환에서 이 회로를 겨냥하려는 시도가 있는 이유예요.
하지만 정상적인 감염 방어에 필요한 림프구까지 감소하면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앞서 정리한 노화세포 분비 표현형 칼럼에서 다룬 균형 문제가 여기서도 반복됩니다.
사람에게 시험한 결과는 어땠을까요?
Nambiar et al (2023)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환자 12명을 D+Q군과 위약군에 무작위로 배정해 3주간 간헐 투여했습니다. 앞선 공개 시험과 달리 이번에는 위약 대조가 있었습니다.
- 계획된 투약 108회와 평가 60회가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 약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습니다
- 비중대한 이상반응은 치료군 65건, 위약군 22건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건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환자 수와는 다릅니다
- 수면 장애와 불안이 치료군에 몰렸습니다(6명 중 4명 대 0명)
- 노쇠 지표와 폐기능, 신체 기능은 두 군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자들은 이 시험이 효과를 판단할 만한 규모가 아니라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이 폐섬유증 시험은 주로 안전성과 연구 실행 가능성을 살핀 단계입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는 노화세포를 제거한다는 영양제에 관해 질문을 받습니다. 이럴 때는 광고에서 인용한 실험이 어떤 약물과 용량, 어떤 대상에서 진행되었는지부터 구분해 설명드립니다.
위 연구에서 쓰인 두 약 가운데 하나는 백혈병 치료제이고, 다른 하나는 식물에서 흔히 얻는 성분이에요. 후자만 따로 먹는 것으로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동물 실험에서도 두 가지를 함께 썼습니다.
일부 한약재 유래 성분의 세포·동물 연구에서 노화 관련 분비 변화가 보고되더라도, 그 결과만으로 사람에게 처방한 한약이 노화세포를 제거한다고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세포 제거와 분비 조절은 다른 접근이며, 실제 증상과 기능의 개선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레한의원에서는 혈액검사나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검사와 기존 약물의 조정은 해당 진료과에서 받으시도록 안내합니다. 저희는 소화 불편과 수면 문제, 피로 및 활동량을 살피면서, 항노화라는 막연한 목표보다 현재의 생활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화세포를 없애는 영양제를 먹어도 될까요?
A. 소개한 연구를 근거로 자가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초기 소규모 시험 이후 폐경 후 여성 60명의 무작위시험도 발표되었지만, 전체 집단의 주 평가항목인 20주 골흡수 지표에서는 유의한 개선이 없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노화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결과가 아니며, D+Q에 포함된 항암제는 부작용 관리가 필요합니다.
Q. 이 약들은 왜 혈소판을 떨어뜨릴까요?
A. 나비토클락스는 정상 혈소판의 생존에 필요한 BCL-xL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세놀리틱이 같은 정도로 혈소판을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며, 표적 선택성과 노출량에 따라 독성이 달라집니다.
Q. 노화세포는 조직마다 다르다는데 무슨 뜻일까요?
A. 같은 약이 혈관내피세포의 노화세포는 죽였지만 지방세포 전구체의 노화세포는 죽이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약으로 몸 전체의 노화세포를 정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Q. 그럼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A. 현재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과 충분한 영양, 수면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물의 열량 제한 결과를 근거로 노인이나 회복 중인 환자에게 무리한 소식을 권해서는 안 됩니다. 생활습관의 건강상 이득과 사람의 노화세포를 직접 제거한다는 주장은 구분해서 설명드립니다.
참고문헌
- Zhu Y et al (2015) The Achilles' heel of senescent cells: from transcriptome to senolytic drugs. Aging Cell 14:644-658
- Zhu Y et al (2016) Identification of a novel senolytic agent, navitoclax, targeting the Bcl-2 family of anti-apoptotic factors. Aging Cell 15:428-435
- Xu M et al (2018) Senolytics improve physical function and increase lifespan in old age. Nat Med 24:1246-1256
- Wilson WH et al (2010) Navitoclax, a targeted high-affinity inhibitor of BCL-2, in lymphoid malignancies: a phase 1 dose-escalation study of safety, pharmacokinetics, pharmacodynamics, and antitumour activity. Lancet Oncol 11:1149-1159
- Nambiar A et al (2023) Senolytics dasatinib and quercetin in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results of a phase I, single-blind, single-center,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pilot trial on feasibility and tolerability. EBioMedicine 90:104481
- Hickson LJ et al (2019) Senolytics decrease senescent cells in humans: Preliminary report from a clinical trial of Dasatinib plus Quercetin in individuals with diabetic kidney disease. EBioMedicine 47:446-456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