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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K, 에너지가 부족할 때 켜지는 스위치가 노화와 종양과 면역을 함께 흔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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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AMPK, 에너지가 부족할 때 켜지는 스위치가 노화와 종양과 면역을 함께 흔들 때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한 줄 요약

AMPK는 세포의 에너지가 줄어드는 순간을 감지해 성장을 끄고 자가포식을 켜는 스위치입니다. 중년부터 이 스위치를 켜는 약을 먹인 생쥐는 평균 수명이 5.83% 늘었지만, 용량을 10배로 올리자 14.4% 줄었습니다.

운동을 하거나 끼니를 거르면 몸 안에서 가장 먼저 켜지는 스위치가 있어요. 세포의 연료 계기판을 읽는 효소, AMPK입니다.

연료 계기판의 바늘이 낮은 쪽으로 내려간 모습으로 세포의 에너지 부족 신호를 형상화한 개념 그림

AMPK(AMP-activated protein kinase, AMP 활성화 단백질 인산화효소)는 세포 안의 에너지가 줄어드는 순간을 감지해요. 그리고 쓰는 쪽을 줄이고 만드는 쪽을 늘리도록 대사의 방향을 바꿉니다. 이 스위치는 나이가 들면서 잘 켜지지 않고, 종양에서는 억제자와 조력자의 양면을 모두 보이며, 면역세포가 굶주린 상황을 견디는 데도 필요합니다. 오늘은 이 하나의 효소가 노화와 종양과 면역을 어떻게 잇는지 최근 논문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AMPK는 어떤 일을 하는 효소일까요?

세포는 ATP라는 형태로 에너지를 써요. ATP가 줄면 그 분해 산물인 AMP가 늘어납니다.

AMPK는 이 AMP를 직접 붙잡아 자기 모양을 바꿉니다. 그 상태에서 위쪽 효소인 LKB1이 특정 부위를 인산화하면 스위치가 켜집니다.

켜진 AMPK가 하는 일은 크게 두 방향이에요.

  • 에너지를 쓰는 쪽을 끕니다. 지방과 단백질을 새로 만드는 경로, 그리고 성장 신호인 mTORC1을 억제합니다
  • 에너지를 만드는 쪽을 켭니다. 지방산 분해, 미토콘드리아 생합성, 그리고 자가포식(autophagy)을 유도합니다

AMPK가 에너지 부족을 감지해 성장 경로를 끄고 자가포식과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을 켜는 과정을 그린 그림

자가포식으로 이어지는 연결은 특히 직접적이에요. Egan et al (2011)은 AMPK가 ULK1이라는 단백질을 직접 인산화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골라 없애는 미토파지(mitophagy)를 켠다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Herzig와 Shaw (2018)는 이 효소를 대사와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의 파수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신호 하나가 세포 전체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셈이에요.

노화 — 나이가 들면 이 스위치가 잘 켜지지 않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는 여러 생물에서 수명을 늘리는 조건으로 알려져 있어요. 소식과 운동이 그 대표입니다.

Burkewitz et al (2014)은 AMPK를 그 조건과 장수를 잇는 통합자로 정리했습니다. 낮은 에너지가 켜는 여러 경로가 이 효소를 지나간다는 뜻이에요.

문제는 나이예요. Salminen과 Kaarniranta (2016)는 노화가 진행되면 AMPK를 켜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고 정리했습니다.

이유로는 AMPK를 끄는 탈인산화효소들의 작용이 커지고, 위쪽 신호가 억제성 인산화를 걸어 버리는 점이 지목돼요. 같은 자극을 받아도 반응의 폭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AMPK 반응이 줄어드는 세 가지 이유를 정리한 그림

스위치를 인위적으로 켜면 어떻게 될까요?

Martin-Montalvo et al (2013)은 중년의 수컷 생쥐에게 메트포르민(metformin)을 먹였습니다. 이 약은 미토콘드리아 호흡사슬을 눌러 AMP를 늘리고, 그 결과 AMPK를 켭니다.

메트포르민 용량에 따른 생쥐 평균 수명 변화를 세 개의 막대로 비교한 그래프

  • 낮은 용량(먹이의 0.1%)에서 평균 수명이 5.83% 늘었습니다(P = 0.02)
  • 다른 계통의 생쥐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4.15% 늘었지만,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P = 0.064)
  • 10배 높은 용량(1%)에서는 평균 수명이 오히려 14.4% 줄었습니다. 신장 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세 막대를 함께 보아야 해요. 방향은 일관되지만 폭은 6% 남짓이고, 용량을 올리면 이득이 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해로 뒤집힙니다.

같은 연구에서 이 생쥐들은 운동 능력이 좋아지고 인슐린 감수성이 올랐으며 만성 염증과 산화 손상이 줄었습니다. 먹는 양을 줄이지 않고도 소식의 일부를 흉내 냈다는 점이 이 결과의 핵심이에요.

종양 — 억제자이면서 조력자이기도 합니다

AMPK를 켜는 위쪽 효소 LKB1은 원래 종양억제유전자로 발견되었습니다. Shackelford와 Shaw (2009)는 이 경로가 대사와 성장 조절을 잇는 종양 억제의 축이라고 정리했습니다.

LKB1이 AMPK를 켜서 성장 신호와 암세포의 당 대사를 억제하는 관계를 그린 그림

Faubert et al (2013)의 결과는 더 구체적입니다. AMPK의 촉매 단위를 없앤 생쥐에서는 Myc으로 유도한 림프종이 더 빨리 생겼습니다.

그 배경에는 대사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AMPK 신호가 약해지자 세포가 산소가 있어도 당을 태우지 않고 발효로 돌리는 방식으로 옮겨 갔습니다. 이를 바르부르크 효과(Warburg effect)라고 부릅니다.

이 변화는 HIF-1α라는 전사인자에 기대고 있었고, HIF-1α를 없애자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즉 AMPK는 암세포가 즐겨 쓰는 대사 경로를 눌러 주는 쪽이에요.

사람 대상 시험에서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그렇다면 AMPK를 켜는 약을 암 환자에게 더하면 좋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규모 답이 나와 있어요.

Goodwin et al (2022)이 발표한 MA.32 시험은 전이가 없는 고위험 유방암 환자 3,649명을 메트포르민군과 위약군으로 나누어 5년간 투여했습니다. 무작위 배정에 이중맹검을 적용한 3상 시험입니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2,533명을 중앙값 96.2개월 추적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침습적 무병생존 사건의 위험비는 1.01이었습니다(95% 신뢰구간 0.84~1.21, P = 0.93). 위험이 사실상 같다는 뜻입니다
  • 사망의 위험비는 1.10이었습니다(0.86~1.41, P = 0.47). 역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관찰연구와 세포 실험에서 좋아 보이던 것이 무작위 시험에서 그대로 재현되지는 않았습니다. AMPK가 종양을 누르는 쪽이라는 분자 수준의 관찰과, 그 스위치를 켜는 약이 사람의 암 예후를 바꾸는지는 별개의 질문이에요.

종양 안의 상황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암세포에게 AMPK는 영양이 모자라는 종양 중심부에서 살아남게 돕는 쪽으로 작동하기도 해요.

면역 — 굶주린 T세포를 버티게 합니다

면역세포는 활성화되면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그런데 감염 부위나 종양 안은 대체로 영양이 부족합니다.

Blagih et al (2015)은 이 상황에서 AMPK가 무엇을 하는지 확인했습니다. 활성화된 T세포에는 포도당 수준을 감지하는 대사 관문이 있었고, 그 관문을 AMPK가 맡고 있었습니다.

AMPKα1이 없는 T세포는 포도당이 부족하거나 병원체에 노출되었을 때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과 세포 내 ATP가 함께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Th1과 Th17 세포로의 분화, 1차 T세포 반응에도 이 효소가 필요했습니다.

Th17은 자가면역질환에서 자주 이름이 오르는 세포입니다. 같은 효소가 감염 방어에도, 자가면역 염증에도 관여한다는 뜻이에요.

자가면역 쪽의 관찰은 방향이 반대로 보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환자의 T세포에서는 이 브레이크가 약해져 있다는 보고가 있고, 관련 내용은 류마티스관절염과 AMPK 칼럼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 스위치를 켜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MPK를 켜는 방법과 각각의 근거 수준을 정리한 그림

가장 확실한 것은 약이 아니에요. 근육을 쓰는 운동과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이 효소를 켜는 원래의 자극입니다.

인천 송도처럼 평지 산책로가 잘 갖춰진 곳이라면 이 자극을 일상에서 만들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단식이 이 경로를 지나간다는 점은 앞선 글에서도 다루었습니다. 간헐적 단식과 자가면역질환의 관계는 자가면역질환과 간헐적 단식 칼럼에, 성장 신호 쪽의 짝인 mTOR는 mTOR 칼럼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약으로는 메트포르민의 사람 근거가 가장 두껍습니다. UKPDS 34(1998)는 과체중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중앙값 10.7년 추적했습니다.

메트포르민을 배정받은 342명은 기존 관리군과 비교해 다음과 같았습니다.

  • 당뇨 관련 종점이 32% 줄었습니다(95% 신뢰구간 13~47%, P = 0.002)
  • 당뇨 관련 사망이 42% 줄었습니다(9~63%, P = 0.017)
  • 전체 사망이 36% 줄었습니다(9~55%, P = 0.011)

세 수치 모두 신뢰구간의 아래쪽 끝이 0보다 크므로 우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시험의 대상은 혈당이 높은 과체중 환자였고, 혈당이 정상인 사람에게 같은 이득이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의외의 후보도 있습니다. Hawley et al (2012)은 아스피린이 몸에서 바뀌어 생기는 살리실산이 AMPK에 직접 붙어 이 효소를 켠다고 보고했습니다. AMPK가 없는 생쥐에서는 그 효과가 사라졌습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에서 진료하다 보면 만성 피로와 대사 지표를 함께 걱정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이 경로를 설명드리면 대개 두 가지를 물어보십니다.

첫째, 한약이 이 스위치에 관여하는지입니다. 한약 성분 일부가 미토콘드리아 호흡사슬을 눌러 AMPK를 켠다는 보고는 세포와 동물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나옵니다.

사람 근거는 제한적입니다. 한약 복합 처방을 기존 혈당강하제에 더한 이중맹검 시험에서 192명을 12주 관찰했을 때, 당화혈색소 6.5% 미만 도달률과 식후 2시간 혈당 도달률은 위약보다 나았습니다(각각 P = 0.046, P < 0.001).

다만 같은 시험에서 당화혈색소 7% 미만 도달률과 공복혈당 도달률은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P = 0.06, P = 0.079). 그리고 이런 사람 연구 어디에서도 AMPK 인산화를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본초 성분을 정제해 쓴 46개 무작위 시험을 모은 메타분석에서는 당화혈색소가 0.73%p, 공복혈당이 0.86 mmol/L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연구 간 이질성이 매우 컸고 소규모 시험이 많아, 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입니다. 현재까지의 근거로 보면 순서가 분명합니다. 근육을 쓰는 운동과 식사량 조절이 먼저이고, 나머지는 그 위에 얹는 보조입니다.

한의원은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는 표준 검사와 치료는 해당 진료과에 맡기고, 그 사이에서 소화와 수면, 피로처럼 일상에서 걸리는 부분을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MPK를 켜는 영양제를 먹으면 오래 살 수 있을까요?

A. 사람에서 수명 연장을 확인한 영양제는 아직 없습니다. 생쥐에서 확인된 폭도 평균 수명 6% 남짓이었고, 용량을 10배로 올리자 오히려 수명이 14.4% 줄었습니다. 용량과 대상이 함께 맞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Q. 운동은 어느 정도 해야 이 스위치가 켜질까요?

A. 이 효소는 근육 안의 에너지가 줄어드는 순간에 반응하므로, 숨이 조금 차는 강도로 이어서 하는 운동이 자극이 됩니다. 송도 한의원 진료실에서도 걷기보다 조금 빠른 강도를 권해 드리는 편입니다. 다만 사람에게서 몇 분 이상이라고 잘라 말할 만한 기준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Q. 암 환자가 이 경로를 켜는 약을 먹으면 도움이 될까요?

A. 유방암 환자 3,649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시험에서 재발과 사망 모두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현재로서는 암 치료 목적으로 권할 근거가 부족하며,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Q. 자가면역질환이 있는데 단식을 하면 이 스위치가 켜져서 좋아질까요?

A. 동물과 소규모 사람 연구에서는 기대할 만한 방향이 보입니다. 다만 자가면역질환에서는 같은 효소가 감염 방어에도 필요하므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면역억제제를 쓰는 경우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참고문헌

  • Herzig S, Shaw RJ (2018) AMPK: guardian of metabolism and mitochondrial homeostasis. Nat Rev Mol Cell Biol 19:121-135
  • Burkewitz K et al (2014) AMPK at the nexus of energetics and aging. Cell Metab 20:10-25
  • Salminen A, Kaarniranta K (2016) Age-related changes in AMPK activation: Role for AMPK phosphatases and inhibitory phosphorylation by upstream signaling pathways. Ageing Res Rev 28:15-26
  • Egan DF et al (2011) Phosphorylation of ULK1 (hATG1) by AMP-activated protein kinase connects energy sensing to mitophagy. Science 331:456-461
  • Martin-Montalvo A et al (2013) Metformin improves healthspan and lifespan in mice. Nat Commun 4:2192
  • Shackelford DB, Shaw RJ (2009) The LKB1-AMPK pathway: metabolism and growth control in tumour suppression. Nat Rev Cancer 9:563-575
  • Faubert B et al (2013) AMPK is a negative regulator of the Warburg effect and suppresses tumor growth in vivo. Cell Metab 17:113-124
  • Goodwin PJ et al (2022) Effect of Metformin vs Placebo on 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in Patients With Breast Cancer: The MA.32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327:1963-1973
  • Blagih J et al (2015) The energy sensor AMPK regulates T cell metabolic adaptation and effector responses in vivo. Immunity 42:41-54
  • UK Prospective Diabetes Study Group (1998) Effect of intensive blood-glucose control with metformin on complications in overweight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UKPDS 34). Lancet 352:854-865
  • Hawley SA et al (2012) The ancient drug salicylate directly activates AMP-activated protein kinase. Science 336:918-922
  • Kang X et al (2023) Jinlida granules combined with metformin improved the standard-reaching rate of blood glucose and clinical symptoms of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secondary analysis of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Front Endocrinol 14:1142327
  • Guo J et al (2021) The Effect of Berberine on Metabolic Profiles in Type 2 Diabetic Pati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Oxid Med Cell Longev 2021:2074610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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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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