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물에서 짠맛이 나는 이유는 미각이상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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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에 받아 둔 맹물을 한 모금 마셨는데, 바닷물처럼 짭짤한 맛이 돌아 잔을 다시 내려다본 적이 있으신가요.

물에는 소금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원인은 물이 아니라, 맛을 받아들이는 쪽에 있습니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물에서 짠맛이 느껴지는 현상은 미각이상증(dysgeusia)의 흔한 형태입니다. 침의 성분 변화, 복용 중인 약, 전신 질환까지 원인의 폭이 넓어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물에서 짠맛이 나는 이유를 최근 논문들을 통해 차근차근 리뷰해 보겠습니다.
맹물이 짜게 느껴지는 것도 미각이상증입니다
미각이상증은 맛이 왜곡되어 느껴지는 상태를 폭넓게 가리키는 말입니다.
Jafari A et al (2021)의 문헌 고찰에 따르면 미각이상증은 질적인 미각 손상을 통칭하는 용어이며, 실제로는 여러 원인이 만들어 내는 하나의 증상에 가깝습니다.
맛이 아예 느껴지지 않는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극이 없는데도 특정한 맛이 계속 느껴지는 것, 즉 맹물에서 짠맛·쇠맛·쓴맛이 나는 것도 같은 범주에 들어갑니다.

맛은 혀에서 뇌까지 세 갈래 신경을 타고 전달됩니다. 안면신경(제7뇌신경), 설인신경(제9뇌신경), 미주신경(제10뇌신경)이 각각 혀와 입안의 서로 다른 영역을 맡습니다.
경로가 여럿이라는 것은, 어느 한 곳만 흔들려도 맛의 지도가 어긋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물에서만 짠맛이 난다"는 호소는 결코 사소한 착각이 아닙니다.
짠맛은 애초에 어떻게 느껴지는 걸까요
짠맛을 만드는 주인공은 나트륨 이온(Na⁺)입니다.
Bigiani A (2020)는 나트륨이 세포 바깥의 대표적인 양이온이면서 동시에 짠맛이라는 고유한 감각을 일으킨다고 정리했습니다. 낮거나 중간 정도 농도의 소금이 오히려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나트륨을 알아채는 통로로는 상피 나트륨 채널(ENaC)이 지목되어 왔습니다. 다만 이는 주로 생쥐와 쥐 같은 동물 모델에서 제안된 것이고, 사람의 미각계에서 어디까지 관여하는지는 아직 정리되는 중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짠맛 신호는 "혀에 닿은 나트륨의 절대량"이 아니라, 혀 표면을 적시고 있는 액체와의 차이로 읽힌다는 것입니다.
혀는 늘 침에 잠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침이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침이 바뀌면 물맛도 바뀝니다
혀를 덮고 있는 침은 맛을 재는 기준선 역할을 합니다.
Proctor GB (2016)의 정리에 따르면 침은 이하선·악하선·설하선이라는 세 쌍의 큰 침샘과 점막 곳곳의 작은 침샘에서 신경 반사로 분비됩니다.
분비량은 하루 종일 일정하지 않습니다. 안정 상태의 낮은 분비가 길게 이어지다가, 맛 자극이나 씹는 동작이 들어오면 짧고 강하게 분비가 늘어납니다.

이 반사는 뇌의 다른 신호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같은 논문은 불안할 때 침 분비가 줄어드는 현상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고, 하루 주기 리듬이 침의 분비량뿐 아니라 이온 조성까지 바꾼다고 설명합니다.
침의 이온 조성이 바뀐다는 대목이 핵심입니다. 기준선 자체가 짠 쪽으로 이동해 있으면,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물이 오히려 낯설게 짜게 읽힐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긴장이 길게 이어진 날 유독 물맛이 이상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이도 변수입니다. Xu F et al (2019)은 나이가 들며 침의 양과 성질이 달라지고, 그 결과 입마름과 미각 이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Okada Y et al (2021)은 호흡기 감염 이후 미각 저하와 침샘 기능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기전을 다루었습니다. 맛과 침이 따로 노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연구입니다.
복용 중인 약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의외로 자주 놓치는 원인이 약입니다.
Mortazavi H et al (2018)의 체계적 문헌고찰은 34편의 연구를 모아, 미각이상증과 연관된 약물 35가지를 확인했습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계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각질용해제
- 항암제 및 암 치료 약물
- 항히스타민제
- 항생제
-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

혈압약이나 알레르기약처럼 오래 복용하는 약이 목록에 들어 있다는 점이 특히 중요합니다.
새로 약을 시작한 시점과 물맛이 달라진 시점이 겹치는지 달력을 되짚어 보시는 것만으로도 실마리가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끊거나 줄이는 일은 위험합니다. 처방한 의료기관과 먼저 상의하셔야 합니다.
전신 상태가 보내는 신호일 때도 있습니다
미각이상증은 입안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Jafari A et al (2021)은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호흡기 감염, 영양 결핍 등 전신 질환의 증상으로 미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Stoopler ET et al (2024)이 흔한 구강 질환을 폭넓게 검토한 리뷰에서도, 구강 증상은 전신 건강과 떼어 놓고 볼 수 없다는 점이 반복해서 강조됩니다.
그래서 물맛의 변화가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원인을 좁히기 위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는 검사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함께 살피면서 한의학적으로 어떤 관리가 맞을지 상의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입안이 화끈거리면서 짠맛이 함께 올 때
짠맛이나 쇠맛이 입안의 화끈거림과 같이 나타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Gurvits GE et al (2013)의 구강작열감증후군 리뷰는 이 질환에서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입마름, 맛의 변화가 동반되는 양상을 정리했습니다.
혀 끝과 가장자리가 하루 종일 얼얼하고, 물을 마셔도 개운해지지 않으며, 저녁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흐름이 대표적입니다.
이 경우에는 물맛 하나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입안 전체의 문제로 함께 접근하는 편이 낫습니다.

아연 보충과 침 치료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여기서는 근거를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편이 좋겠습니다.
Kumbargere Nagraj S et al (2017)의 코크란 체계적 고찰은 미각 장애 치료를 다룬 무작위 대조 시험 10편, 581명을 모아 분석했습니다.
이 중 9편 544명이 아연 보충과 위약을 비교한 연구였습니다.
객관적 지표로 본 미각 예민도는 아연 보충군에서 더 나은 쪽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속형 자료에서 표준화 평균차 0.44(95% 신뢰구간 0.23~0.65, 366명, 3편), 이분형 자료에서 위험비 1.42(95% 신뢰구간 1.09~1.84, 292명, 2편)였습니다.
반면 환자 스스로 느낀 개선은 위험비 1.40(95% 신뢰구간 0.94~2.09, 119명)으로, 신뢰구간이 1을 넘나들어 뚜렷하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침 치료를 평가한 연구는 1편, 37명이었습니다. 미각 변별 점수의 평균차는 2.80(95% 신뢰구간 -1.18~6.78)이었고 이상반응 보고는 없었습니다.

저자들이 내린 결론은 분명합니다. 포함된 연구들의 근거 수준이 모두 매우 낮아, 아연 보충이나 침 치료의 역할을 확정 지어 말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연만 먹으면 낫는다"거나 "침 몇 번이면 해결된다"는 식의 이야기는 근거보다 앞서 나간 표현입니다.
동시에 이 결과는 방향을 완전히 접으라는 뜻도 아닙니다. 근거가 부족하다는 말은 효과가 없다고 증명되었다는 말과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원인을 좁히는 일이 먼저라는 점입니다. 약이 원인인 사람, 침 분비가 줄어든 사람, 전신 질환이 배경에 있는 사람에게 같은 처치를 얹는 방식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인천 송도에서 미각이상증 치료를 고민하신다면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구강작열감증후군과 미각이상증, 쇼그렌증후군처럼 입안의 감각과 마름이 오래 이어지는 문제를 오랜 기간 진료해 왔습니다.
물맛이 언제부터 어떻게 달라졌는지, 입마름이나 화끈거림이 함께 있는지, 최근 복용을 시작한 약이 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에서 상담을 시작합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어 연수구와 남동구는 물론, 시흥·부천에서 찾아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맛의 왜곡은 어떤 맛으로 느껴지느냐에 따라 살펴볼 곳이 조금씩 다릅니다.
쓴맛이나 금속맛이 주로 느껴진다면 입에서 쓴 맛이 나는 이유를, 혀 표면이 갈라지거나 지도처럼 얼룩져 보인다면 입에서 짠맛이 나는 구함증과 균열설·지도설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맛이 아예 느껴지지 않는 쪽이 더 큰 문제라면 미각상실과 미각이상의 원인에, 입안의 화끈거림이 함께 있다면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입맛 변화에 더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물에서만 짠맛이 나고 음식 맛은 괜찮은데도 미각이상증인가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미각이상증은 맛이 사라지는 경우뿐 아니라, 자극이 없는데도 특정한 맛이 느껴지는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간이 된 음식은 원래의 맛이 강해 왜곡이 가려지고, 아무 맛이 없어야 할 맹물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나요?
A. 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일시적인 탈수나 감염 뒤에 온 변화라면 회복과 함께 돌아오기도 하지만, 약물이나 전신 질환이 배경에 있으면 원인을 다루지 않는 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아연 영양제를 먼저 먹어 봐도 될까요?
A. 코크란 고찰에서 아연 보충은 객관적 지표에서 일부 개선을 보였지만 근거 수준이 매우 낮았고, 발진·메스꺼움·복통·설사 같은 이상반응도 보고되었습니다. 결핍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장기간 임의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물맛의 변화가 시작된 시점, 함께 있는 입안 증상, 복용 중인 약을 정리해 오시면 상담이 한결 수월합니다.
참고문헌
- Jafari A et al (2021) The etiologies and considerations of dysgeusia: A review of literature. J Oral Biosci 63:319-326
- Bigiani A (2020) Does ENaC Work as Sodium Taste Receptor in Humans? Nutrients 12:1195
- Proctor GB (2016) The physiology of salivary secretion. Periodontol 2000 70:11-25
- Xu F et al (2019) Aging-related changes in quantity and quality of saliva: Where do we stand in our understanding? J Texture Stud 50:27-35
- Okada Y et al (2021) Pathogenesis of taste impairment and salivary dysfunction in COVID-19 patients. Jpn Dent Sci Rev 57:111-122
- Mortazavi H et al (2018) Drug-related Dysgeusia: A Systematic Review. Oral Health Prev Dent 16:499-507
- Stoopler ET et al (2024) Common Oral Conditions: A Review. JAMA 331:1045-1054
- Gurvits GE et al (2013) Burning mouth syndrome. World J Gastroenterol 19:665-672
- Kumbargere Nagraj S et al (2017) Interventions for managing taste disturbances. Cochrane Database Syst Rev 12:CD010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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