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 증후군 병리기전, 인천 이레 한의원
목차
쇼그렌 증후군은 왜 생기는 걸까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병리기전을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쇼그렌 증후군은 침샘과 눈물샘 같은 외분비샘에 면역세포가 침투해 분비 기능이 떨어지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발병 원인이 한 가지 가설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아 많은 논문이 여전히 "unclear"라는 표현을 씁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분비샘의 파괴 vs 분비샘 기능의 억제라는 두 축의 기전이 비교적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질환
2014년 6월 Rheumatology International에 실린 한 논문의 제목은 "Sjögren's syndrome: still not fully understood disease"였습니다. 제목 그대로 "쇼그렌 증후군: 아직까지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질환"이라는 뜻입니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나오며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하고 한탄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책하실 일은 아닙니다. 몇 가지 기전이 추정되고 있지만 모든 증거가 한 가설만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어서 확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류마티스학회에서 출간한 교과서에 실려 있고 여러 논문의 지지를 받는 병리기전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 번째 축, 분비샘의 파괴(Apoptosis)
여러 논문이 쇼그렌 증후군을 비가역적이고 회복하기 어렵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상당 부분 분비샘이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세포자멸, 즉 Apoptosis입니다.
- 상피세포에 내재된 apoptosis 기전이 촉진되어 세포가 스스로 파괴되도록 유도됩니다.
- programmed cell death(예정된 세포사멸)의 한 형태로, 외부·내부 신호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일어나 세포가 스스로 기능을 멈추고 분해됩니다.
- 이 과정에는 다양한 면역세포, 면역물질, 항체 등이 함께 관여합니다.
그런데 이 파괴 기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침샘의 손상 범위에 비해 증상이 유독 심한 환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방사선 검사나 조영제 검사로 확인된 손상 범위보다 침 분비 기능 저하가 훨씬 큰 경우가 있는데, 파괴 기전만으로는 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축, 분비샘 기능의 억제
이 빈틈을 보완하는 것이 두 번째 기전입니다.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에 의해 분비 기능 자체가 억눌리는 경로입니다.
- 한편으로는 아세틸콜린의 분비가 억제됩니다.
- 다른 한편으로는 자가항체에 의해 무스카린성 수용체 3(M3 receptor)이 억제됩니다.
- 그 결과 세포막에서 수분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Aquaporin 5(AQP5)**의 발현이 억제되어, 샘에서 나오는 분비물의 양이 줄어듭니다.
즉 면역매개 기전에 의해 분비샘의 '기능'이 억제되는 것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 경우 상피세포가 파괴된 것이 아니라 기능이 눌려 있는 상태이므로, 치료를 통해 기능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가역적인 양상이라는 것입니다.
한약 연구의 초점이 달라지고 있다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증상 개선에 대한 한약 연구는 예전부터 많았습니다. 한약 복용 후 눈물과 침 분비가 얼마나 늘었는지, 유효성은 어느 정도인지, 살라겐(필로카르핀)과 비교해 효과적인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다루는 연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한약이 면역반응의 '어느 단계'에 작용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기능에 의해 억제된 분비샘 기능을 되돌리는 과정, 곧 앞서 설명한 두 번째 축(분비샘 기능 억제)과 맞닿은 연구들이 눈에 띕니다.
기능 회복을 시사하는 실험 결과
한 연구에서는 한약이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길항제 역할을 하여 결과적으로 AQP5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와 별개의 기전으로 apoptosis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AQP5 발현 증가는 곧 침 분비 증가를 의미하며, 이는 구강건조증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됩니다.
세부 기전을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IL-1, IL-6, TNF-alpha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감소시켜 AQP5의 손실을 회복시켰습니다.
- 이 작용은 MAPK 전달과정의 활성을 유도했습니다.
- 침과 눈물의 분비를 유도하는 MMP-9 같은 물질의 합성이 늘어난 점도 함께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류마티스 교과서에 실린 병리기전 중 TNF-alpha로 유도된 apoptosis를 억제하고, 억제되어 있던 AQP5의 발현을 다시 끌어올리는 한약의 효과를 실험으로 확인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전을 밝혔다는 것은, 침샘 파괴가 비가역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면역에 의해 기능적으로만 억제된 단계의 환자들에게 치료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시사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쇼그렌 증후군 발병 초기이면서 안구건조와 구강건조가 가장 불편한 경우라면, 한의학 치료가 도움이 될 가능성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 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의 병리기전을 면밀히 살피고, 환자분 개개인의 분비샘 기능 상태와 증상 양상을 함께 고려하여 치료 방향을 설계합니다. 너무 낙심하지 마시고, 기능 회복의 여지가 있는 단계부터 차분히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쇼그렌 증후군은 무조건 회복이 안 되나요?
A. 분비샘이 파괴된(apoptosis) 부분은 회복이 어려운 편이지만, 면역매개로 기능만 억제된 가역적 단계도 함께 존재합니다. 이 단계는 치료를 통해 분비 기능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어, 발병 초기일수록 점검의 의미가 큽니다.
Q. AQP5가 무엇이길래 중요한가요?
A. Aquaporin 5는 세포막에서 수분 이동을 담당하는 통로 단백질입니다. 사이토카인과 자가항체에 의해 AQP5 발현이 억제되면 침·눈물 분비가 줄어 구강건조와 안구건조가 나타나며, 발현이 회복되면 분비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한약 연구는 어떤 점에서 달라졌나요?
A. 과거에는 분비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중심으로 봤다면, 최근 연구는 IL-1·IL-6·TNF-alpha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억제, AQP5 회복, MAPK 활성 유도 등 면역반응의 구체적인 작용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