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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신경독성과 다계통위축증 — 초기 증상이 겹칠 때 무엇으로 구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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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항암치료 신경독성과 다계통위축증 — 초기 증상이 겹칠 때 무엇으로 구분할까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손발이 저리고 어지러운 증상이 항암치료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병이 시작된 것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요.

항암치료 신경독성과 다계통위축증의 증상이 갈리는 지점을 나타낸 그림

항암치료로 생기는 신경독성과 다계통위축증(multiple system atrophy)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상당 부분 겹칩니다. 저림, 어지럼, 배뇨 문제, 걸음의 흔들림은 두 상태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인도 경과도 치료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늦어지면 문제가 됩니다. 오늘은 두 상태가 어떻게 다르고 어떤 상황에서 서로 오인되는지를, 최근 발표된 논문과 진단 기준을 근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왜 이 두 가지가 헷갈리나요

겹치는 증상이 하필 환자가 가장 먼저 자각하는 증상들이기 때문입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분이 손발 저림과 함께 일어설 때 어지럽고 소변 보기가 불편해졌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항암제 부작용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반대로 항암치료 이력이 있는 분에게 서서히 진행하는 균형 장애와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나면, 이번에는 모든 것이 후유증으로 묶여 다른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두 방향 모두 위험합니다. 앞의 경우는 치료 조절이 필요한 신경독성을 놓치고, 뒤의 경우는 별개로 시작된 신경계 질환을 놓치게 됩니다.

항암치료 신경독성은 어떤 모습인가요

가장 흔한 형태는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입니다. 특징이 뚜렷합니다.

Mattar et al (2024)는 이 병증이 주로 감각신경을 침범하고 운동신경은 가끔 침범하며, 팔다리 끝에서 저림, 따끔거림, 불편감, 화끈거리는 통증으로 나타난다고 정리합니다. 발생 기전으로는 항암제가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손상시키고, 이온 통로 기능을 방해하며, 면역 기전을 유발하고, 미세소관을 교란하는 경로가 함께 거론됩니다.

손끝과 발끝에서 시작해 안쪽으로 번지는 항암치료 신경독성의 분포를 나타낸 그림

Lee et al (2024)는 이 병증을 소인, 유발, 지속 요인의 세 축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고령이나 동반 질환 같은 소인은 위험이 높은 분을 미리 가려내는 데 쓰이고, 유발 요인은 항암제가 말초신경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이며, 지속 요인은 심리적·인지적·행동적 측면에서 관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항암치료 신경독성의 핵심은 팔다리 끝에서 시작해 양쪽이 대칭으로, 그리고 누적 용량에 따라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다계통위축증의 초기 모습은 어떤가요

다계통위축증은 산발적으로 발생해 진행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자율신경 실패에 파킨슨증이나 소뇌 실조가 결합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Wenning et al (2022)는 기존의 두 번째 합의 기준이 초기 단계 진단에 민감도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새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준은 진단 범주를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 임상적 확립 단계: 특이도를 최대로 하되 수용 가능한 민감도를 목표로 하는 범주입니다. 이 범주로 진단하려면 이 질환을 시사하는 뇌 자기공명영상 표지가 필요합니다.
  • 임상적 개연 단계: 특이도를 유지하면서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정의된 범주입니다.
  • 가능 전구기 단계: 증상과 징후는 있으나 위 두 범주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가장 이른 단계를 포착하기 위한 연구용 범주입니다.

자율신경 실패, 파킨슨증, 소뇌 실조로 이루어진 다계통위축증의 세 축을 나타낸 그림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가장 이른 단계를 담는 범주가 연구용으로 따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초기에는 진단 기준을 채우기 어려울 만큼 증상이 모호하다는 뜻이고, 바로 그 시기가 다른 원인과 가장 헷갈리는 시기입니다.

결정적인 구분점은 무엇인가요

시작 시점, 번지는 방향, 그리고 시간에 따른 변화 이 세 가지입니다.

항암치료 신경독성은 항암제 투여와 시간적으로 맞물려 시작되고, 손끝과 발끝에서 안쪽으로 번지며, 원인 약물을 중단하면 진행이 멈추거나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의 중심은 감각 저림과 통증입니다.

이 질환은 항암치료 여부와 무관하게 서서히 시작되고, 특정 부위가 아니라 자율신경과 운동 조절이라는 몸의 기능 단위로 나타나며, 치료를 중단해도 꾸준히 진행합니다. 증상의 중심은 자율신경 실패와 균형입니다.

항암치료 신경독성과 다계통위축증의 시작 시점, 분포, 경과, 주 증상을 비교한 표

특히 유용한 질문은 "항암치료를 마친 뒤에도 계속 나빠지고 있는가"입니다. 신경독성이라면 대개 어느 시점에서 멈추거나 완만해지는데, 계속 진행한다면 다른 원인을 함께 살펴야 할 신호입니다.

자율신경 증상이 겹칠 때는 어떻게 하나요

이 부분이 가장 까다롭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배뇨 문제, 소화 불편은 이 질환의 핵심 증상이면서 동시에 암 치료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립성 저혈압, 배뇨 문제, 소화 불편이 양쪽 모두에서 나타남을 보여주는 그림

Tezuka et al (2023)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중 발생한 자율신경 이상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자가면역 자율신경절병증 3건과 자율신경병증 10건을 포함해 13건을 검토한 결과, 평균 발병 연령은 53세였고 13명 중 6명은 면역관문억제제 시작 후 1개월 이내에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7명, 배뇨 실금이나 요폐는 5명에서 관찰되었으며, 3명을 제외한 전원이 위장관 증상을 보였습니다.

증상 목록만 놓고 보면 신경퇴행성 질환의 자율신경 증상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갈리는 지점은 역시 시간 관계입니다. 치료 시작과 발병 사이의 간격, 그리고 면역치료에 반응하는지 여부가 단서가 됩니다.

걸음이 흔들릴 때는 무엇을 봐야 하나요

흔들리는 방식이 다릅니다.

신경독성으로 감각이 무뎌져 생기는 흔들림은 감각 실조입니다. 발바닥이 바닥을 어떻게 딛고 있는지 몸이 알기 어려워지면서 균형이 흐트러지므로, 시각으로 보완하다가 눈을 감거나 어두운 곳에 가면 훨씬 심해집니다.

감각 실조와 소뇌 실조에서 걸음이 흔들리는 방식의 차이를 나타낸 그림

반면 소뇌 실조는 조절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므로 눈을 뜨고 있어도 흔들립니다. 다리를 넓게 벌리고 걷는 모습이나 말이 흐려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집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차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입니다. 실제 판단은 신경과 진찰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영상 소견까지 닮는 경우도 있나요

있습니다. 이것이 이 주제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Schlapakow et al (2020)은 51세 여성 사례를 보고했습니다. 진행하는 소뇌 실조와 함께 뇌교의 십자 모양 고신호, 중소뇌각의 T2 강조 고신호가 확인되어 처음에는 소뇌형으로 진단되었습니다. 그러나 추가 검사에서 혈액과 뇌척수액 모두에서 항amphiphysin 항체가 양성으로 나왔고, 이어서 유방암이 발견되었습니다. 실제 진단은 부종양 능뇌염이었습니다.

뇌교의 십자 모양 소견이 다계통위축증에만 특이적이지 않음을 나타낸 개념도

이 십자 모양 소견은 이 질환 소뇌형의 전형적인 영상 표지로 알려져 있지만 특이적이지는 않습니다. 저자들은 진행하는 소뇌 실조와 이 소견이 함께 보일 때, 특히 뇌교소뇌 위축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면역 매개 능뇌염을 감별 진단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Ono et al (2024)는 이 질환이 의심된 35명을 대상으로 항IgLON5 항체를 검사해 3명에서 양성을 확인했습니다. 이 환자들은 파킨슨증, 소뇌 실조, 심한 기립성 저혈압, 급성 호흡 부전, 수면 이상행동, 성대 마비, 추체로 징후 등 해당 질환의 특징을 상당수 보였습니다. 다만 근율동, 수평 안구운동 제한, 근육 다발수축, 통증을 동반한 근경련은 이 병에서는 흔치 않은 소견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요

Kauppila et al (2022)는 오진과 진단 지연이 진료 현장에서 비교적 흔하다고 지적하면서, 퇴행성이 아닌 원인을 포함해 이 병을 닮은 여러 상태를 함께 떠올려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그중 치료 가능한 질환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 시작 시점, 번지는 방향, 치료 중단 후 변화, 신경과 진료로 이어지는 확인 순서를 나타낸 그림

환자분과 보호자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관찰 기록입니다. 증상이 처음 나타난 날짜, 항암치료 일정과의 관계, 저림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까지 번졌는지, 어지럼이 어떤 자세에서 생기는지, 치료를 쉬는 기간에 달라졌는지를 적어두면 진료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증상 이름보다 시간의 흐름이 더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자율신경 증상을 오래 살펴온 한의원입니다. 이 두 상태의 감별은 신경과와 종양내과의 진찰과 검사로 이루어져야 하며, 저희는 이미 받고 계신 진단과 치료 계획을 함께 살피면서 저림, 어지럼, 소화 불편, 수면 문제처럼 일상에서 이어지는 부담을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관리할지 상의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증상 경과를 함께 기록하고 정리해 진료에 가져가실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항암치료 중 손발이 저리면 모두 신경독성인가요
A. 대부분은 그렇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항암치료 신경독성은 손끝과 발끝에서 양쪽 대칭으로 시작해 안쪽으로 번지는 형태가 전형적입니다. 이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 예를 들어 한쪽만 심하거나 저림보다 균형과 자율신경 증상이 앞서는 경우에는 다른 원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항암치료가 이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나요
A. 그렇게 볼 근거는 없습니다. 이 병은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항암치료가 원인이라는 인과 관계는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문제는 원인 관계가 아니라 증상이 겹쳐 보이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 경과를 따져 구분합니다.

Q. 어떤 경우에 신경과 진료를 서둘러야 하나요
A. 항암치료를 중단했는데도 증상이 계속 나빠지는 경우, 저림보다 어지럼과 걸음의 흔들림이 두드러지는 경우, 눈을 뜨고도 균형이 흔들리는 경우, 배뇨 문제가 빠르게 심해지는 경우입니다. 이런 변화는 신경독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진료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Q.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 구분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논문에서도 영상 소견까지 닮아 처음에 이 질환으로 진단되었다가 부종양 능뇌염으로 밝혀진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증상 관찰은 언제 진료를 받아야 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확인은 신경과의 진찰과 검사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희 한의원에서는 검사나 영상 촬영을 하지 않으므로, 그 부분은 의료기관에서 받으신 뒤 결과를 함께 살펴보는 방식으로 도와드립니다.

참고문헌

  • Mattar et al (2024)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A Recent Update on Pathophysiology and Treatment. Life 14
  • Lee et al (2024)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 A Narrative Review and Proposed Theoretical Model. Cancers 16
  • Wenning et al (2022) The Movement Disorder Society Criteria for the Diagnosis of Multiple System Atrophy. Mov Disord 37:1131-1148
  • Tezuka et al (2023) Dysautonomia associated with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J Neurol 270:3413-3423
  • Schlapakow et al (2020) Multiple system atrophy mimicry in MRI: Watch out for paraneoplastic rhombencephalitis. J Clin Neurosci 76:238-240
  • Ono et al (2024) Anti-IgLON5 disease as a differential diagnosis of multiple system atrophy. Parkinsonism Relat Disord 124:106992
  • Kauppila et al (2022) A Guide for the Differential Diagnosis of Multiple System Atrophy in Clinical Practice. J Parkinsons Dis 12:2015-2027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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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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