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루푸스 신장염의 병리적 원인 최근 지견 — 신장 안에서 벌어지는 세포와 분자의 일
루푸스 환자의 40~60%에서 신장을 침범하고 10~15%가 신부전에 이릅니다. 신장에 들어온 T 세포부터 발세포·메산지움세포·세뇨관세포까지, 2023년 종설이 정리한 병리 지도를 살펴봤습니다.
목차
- 루푸스 신장염은 얼마나 흔하고 얼마나 위중할까요
- 손상이 나타나는 두 곳
- 신장에 침윤된 면역세포는 무엇일까요
- 가장 많은 것은 T 세포입니다
- 사람과 쥐 실험과의 차이점
- 신장 안에 새로운 림프조직이 생기기도 합니다
- 신장을 이루는 세포도 염증과 조직 손상에 가담합니다
- 발세포 (podocyte)
- 메산지움세포 (mesangial cell)
- 세뇨관상피세포 (tubular epithelial cell)
- 분자 쪽에서 밝혀진 것
- 인터페론 신호가 매우 중요합니다
- 왜 자기 DNA가 면역을 자극할까요
- 이 지도가 치료를 어떻게 바꿨을까요
- 자가면역 관점에서 바라보면
- 이레한의원 코멘트
- 자주 묻는 질문
- 참고문헌

루푸스 신장염 진단을 받으신 분들이 자주 여쭤보시는 것이 있는데, 바로 「왜 하필 신장인가요」입니다.
인천 송도 진료실에서도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피부와 관절이 아픈 병이라고 들었는데 소변 검사에서 단백질이 나왔다는 말을 들으면 당황스러우실 수밖에 없습니다.
2023년 Nature Reviews Nephrology에 이 질문을 자세히 다룬 리뷰 논문이 실렸습니다. 미국 휴스턴대학과 중국 저장대학, 이스라엘 바르일란대학의 연구진이 지난 10년간 밝혀진 것을 모아 정리한 글입니다.
오늘은 이 논문을 통해 신장 안에서 실제로 어떤 세포와 분자가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지도가 치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루푸스 신장염은 얼마나 흔하고 얼마나 위중할까요
저자들은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환자의 40~60%에서 신장을 침범한다고 정리했으며, 절반 안팎에서 나타나는 셈입니다.
문제는 치료의 예후입니다.
- 지금의 치료로 신장이 완전히 회복되는 분은 일부에 그칩니다.
- 루푸스 신장염 환자의 10~15%가 결국 신부전에 이릅니다.
- 미국의 지역 인구 기반 등록 연구에서는 10년 시점에 신부전도 이식도 없이 생존한 분이 61%였습니다.
이 결과가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수치이며, 병이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더 정확히 알아야 남은 과제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손상이 나타나는 두 곳
루푸스 신장염은 두 곳에서 시작됩니다.
- 사구체신염 — 피를 걸러 내는 사구체에 염증이 생깁니다. 루푸스 신장염 환자의 거의 전부에게 나타납니다.
- 세뇨관사이질신염 — 걸러진 액체가 지나가는 관과 그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깁니다. 거의 언제나 사구체 염증이 먼저 생긴 뒤에 뒤따라옵니다.
지금의 병기 분류는 사구체 소견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들은 세뇨관사이질 쪽이 예후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인데도 분류에서 덜 다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직 검사 결과지에서 사구체 소견만 보시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관 주변 상태는 따로 적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장에 침윤된 면역세포는 무엇일까요
여기서부터가 최근 10년의 성과입니다. 세포 하나하나를 따로 읽어 내는 기술이 생기면서 신장 안의 지형이 훨씬 자세해졌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T 세포입니다
신장에 침윤된 면역세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T 세포였고, 그중에서도 CD8 양성 T 세포가 사구체 둘레에 몰려 있었습니다.
이 세포가 많을수록 조직 활동도 지표와 혈청 크레아티닌이 함께 높았고, 3형과 4형 루푸스 신장염에서 나쁜 예후를 예고했습니다. 세뇨관사이질에 침윤된 CD8 양성 T 세포도 장기 신장 경과가 좋지 않은 쪽과 연관되었습니다.
조직에 자리 잡고 오래 머무는 기억 T 세포도 늘어 있었고, 이 세포가 많을수록 발세포(podocyte) 손상과 사구체 굳음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혈액과 소변에서 잰 CD8 양성 T 세포의 비율은 질병 활성과 치료 반응을 반영했고, 활성이 높으면 비율이 높았고, 치료에 반응하면 줄었습니다.
사람과 쥐 실험과의 차이점
여기서 저자들이 솔직하게 적어 둔 대목이 있습니다.
쥐 실험에서는 신장에 침윤된 T 세포가 지쳐 있는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사이토카인을 덜 만들고 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조직 검사 검체를 같은 방식으로 읽어 보니 그런 소진 소견이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세포를 죽이는 효소를 많이 만들고 있었습니다.
저자들은 이 차이를 감추지 않고, 종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으며 루푸스 신장염이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이라고 적었습니다.

신장 안에 새로운 림프조직이 생기기도 합니다
염증이 오래가면 원래 없던 곳에 림프절과 비슷한 구조가 만들어지며, 삼차 림프구조라고 부릅니다.
한 연구에서 루푸스 신장염 환자 32명의 조직을 살폈습니다.
- 18명 — B 세포가 흩어져 있는 정도였습니다.
- 10명 — 뭉쳐 있었지만 T 세포와 B 세포 구역이 나뉘지 않았습니다.
- 3명 — 구역은 나뉘었으나 중심 구조가 없었습니다.
- 4명 — 구역이 뚜렷하게 나뉘고 중심 구조까지 갖춘, 림프절에 가까운 형태였습니다.
이런 구조가 있는 분들은 경과가 더 나빴습니다. 그리고 이 구조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려면 B 세포활성화인자가 높아야 했습니다. 이 인자를 낮추면 구조가 줄고 신장염도 완화되었습니다.
신장을 이루는 세포도 염증과 조직 손상에 가담합니다
지금까지는 「밖에서 침윤된 면역세포가 신장을 공격한다」는 그림이었고, 이 논문이 강조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신장을 이루는 세포들이 염증 물질을 직접 만들고 조직 손상에 가담하고 있었습니다.
발세포 (podocyte)
사구체의 여과막을 이루는 세포로, 족세포라고도 부릅니다. 루푸스 신장염에서 이 세포의 골격이 흐트러지고 발처럼 생긴 돌기가 뭉개지면서 여과 기능이 무너졌습니다.
이 손상은 증식형에서 더 흔했고 예후가 더 나빴습니다. 발세포 자체를 겨냥하는 자가항체가 사구체에서 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메산지움세포 (mesangial cell)
사구체를 받치는 세포입니다. 자극을 받으면 스스로 늘어나면서 염증 물질과 섬유화 물질을 만들어 냈고, 백혈구를 불러 모으고 조직의 뼈대를 바꾸는 데 관여했습니다.
다만 저자들은 이 부분의 근거가 대부분 시험관과 생쥐 실험이라는 점을 함께 적었습니다.
세뇨관상피세포 (tubular epithelial cell)
관을 이루는 세포입니다. 염증 물질을 만들 뿐 아니라 항원을 제시해 T 세포를 활성화시켰습니다. 면역세포가 아닌 세포가 면역 반응의 방아쇠 역할을 한 셈입니다.

분자 쪽에서 밝혀진 것
인터페론 신호가 매우 중요합니다
인터페론은 원래 바이러스에 맞서기 위한 신호 물질이지만 루푸스에서는 이 신호가 켜진 채로 유지됩니다.
-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70~90%에서 이 신호가 높게 나타납니다.
- 처음부터 이 신호가 높았던 분들은 신장염이 더 이르게 생겼습니다.
- 혈청 인터페론 활성이 높은 분들에서 3형과 4형 루푸스 신장염의 비율이 뚜렷하게 높았습니다.
- 세뇨관 세포에서 이 신호가 올라가 있으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쪽과 연관되었습니다.
누가 이 신호를 만드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계산이 나오며, 형질세포모양 수지상세포는 인터페론을 만드는 데 특화된 세포로, 호중구보다 27배 효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혈액 속 호중구는 이 세포보다 100배 많습니다.
효율은 낮아도 수가 훨씬 많으므로, 호중구도 실제로 상당한 역할을 맡고 있을 수 있겠습니다.
왜 자기 DNA가 면역을 자극할까요
루푸스의 진단 지표인 항DNA 항체는 자기 DNA에 대한 항체이며, 그렇다면 자기 DNA가 어떻게 면역계 앞에 나오게 될까요.
저자들은 여러 경로를 제안했습니다.
- 호중구 세포외 덫 — 호중구가 자기 DNA를 그물처럼 뿜어내며 죽는 방식입니다. 이 그물의 DNA가 다시 인터페론 생산을 자극하고, 인터페론은 다시 호중구를 이 방식으로 몰아갑니다. 저자들은 이를 악순환이라고 적었습니다.
- 그물에 붙은 신호 물질 — 그물에는 DNA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면역을 자극하는 물질이 함께 붙어 나옵니다. 실제로 활동성 루푸스 환자의 신장 사이질에서 이런 그물이 확인되었습니다.
- 미토콘드리아 DNA — 세포 안의 에너지 소기관에도 DNA가 있습니다. 산화된 형태로 나오면 분해에 더 강하고 면역 감지 경로를 더 잘 켭니다.
- 철 의존 세포사멸 — 자가항체와 인터페론이 함께 호중구에서 이 방식의 죽음을 일으켰고, 세뇨관 세포에서도 사구체 손상을 사이질 병변으로 잇는 고리로 보고되었습니다.
마지막 항목은 PD-1/PD-L1 경로와 철 의존 세포사멸 글에서 이 죽음의 방식 자체를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이 지도가 치료를 어떻게 바꿨을까요
기전이 밝혀지면서 그 지점을 겨냥한 약들이 시험되었고,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승인에 이른 것 — 기존 치료에 더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 약이 루푸스 신장염에 승인되었습니다.
3상에서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 — B 세포를 없애는 약, T 세포 신호를 막는 약, 신호 전달 효소를 막는 약이 2상에서는 유망했으나 3상에서 일차 평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저자들은 실패의 이유를 기전 자체가 틀렸기 때문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 루푸스는 사람마다 관여하는 세포와 조직이 다릅니다.
- 같은 루푸스 신장염 안에서도 증식형과 막형이 다르고, 처음 생긴 경우와 재발한 경우가 다릅니다.
- 표본 수, 평가 지표 선택, 관찰 기간, 위약군의 높은 반응률 같은 설계 요인이 신호를 가릴 수 있습니다.
저자들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하나의 약으로 루푸스 신장염의 모든 기전을 겨냥하기는 어려우며, 지표로 환자를 나눈 뒤 서로 다른 경로를 겨냥하는 약을 조합하는 방향이 필요하겠습니다.
자가면역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 논문 전체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게 되며, 신장은 병이 드러나는 곳이지만, 병을 만드는 힘은 신장 안팎에 걸쳐 있습니다.
밖에서는 자가항체와 면역복합체가 흘러들어 오고, 안에서는 침윤된 면역세포와 원래 있던 신장 세포가 함께 염증을 키웁니다. 자가면역질환이 한 장기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습니다.
그래서 검사 결과를 볼 때도 신장 항목만 따로 떼어 보기 어렵습니다. 어떤 지표를 함께 봐야 하는지는 루푸스 신염의 질병 활성과 예후를 알 수 있는 지표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루푸스와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먼저 분명히 적어 두겠습니다. 이 글에 나온 조직 검사와 혈액검사, 항체검사, 그리고 언급된 약들은 모두 신장내과·류마티스내과에서 받으시는 항목입니다. 한의원에서는 이런 검사와 처방을 시행하지 않습니다. 본원은 이미 받으신 결과를 함께 살피며 한의학적 관리 방향을 상의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런 기전 논문을 원장이 읽는 이유는 하나이며, 지금 몸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드릴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
진료실에서 이 논문의 내용은 이렇게 쓰입니다.
첫째, 조직 검사 결과지에 적힌 병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함께 읽으며, 증식형인지 막형인지에 따라 경과가 다르다는 점을 알고 계시면 담당 선생님의 설명이 훨씬 잘 들어옵니다.
둘째, 신장 수치만 보지 않으며, 피로와 관절, 피부, 건조 증상이 함께 움직이는지를 살핍니다. 이 논문이 보여 준 대로 신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몸 전체의 면역 상태와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치료가 오래 걸리는 이유를 설명드리며, 관여하는 세포가 여러 갈래이고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이 논문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왜 나만 이렇게 오래 걸리나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논문은 그 물음에 답을 줍니다. 루푸스 신장염은 사람마다 관여하는 경로가 다르며, 하나의 방법으로 모두에게 같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인천 루푸스 한의원을 알아보시는 분들께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상담하실 때는 조직 검사 결과지를 포함해 그동안 받으신 검사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가져오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루푸스가 있으면 반드시 신장염이 생기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저자들은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40~60%에서 신장을 침범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절반 안팎이며, 생기지 않는 분도 많습니다.
Q. 조직 검사를 꼭 받아야 하나요?
A. 이 논문에서도 조직 검사가 병기를 가르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기준으로 다루어집니다. 필요 여부와 시기는 담당 신장내과에서 판단합니다.
Q. 증식형과 막형은 무엇이 다른가요?
A. 증식형은 사구체 안에 세포가 늘어난 형태로 더 중한 편이고, 막형은 침착물이 막 바깥쪽에 쌓인 형태로 경과가 대체로 낫습니다. 두 소견이 섞여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Q. 인터페론 수치를 재 볼 수 있나요?
A. 일반 진료에서 표준으로 재는 항목은 아닙니다. 연구에서 쓰이는 지표이며, 임상 적용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Q. 신부전까지 가는 분이 얼마나 되나요?
A. 이 논문은 루푸스 신장염 환자의 10~15%가 신부전에 이른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는 전체 평균이며 개인의 경과는 병기와 치료 반응에 따라 다릅니다.
Q. 신약이 나왔다는데 저에게도 쓸 수 있나요?
A. 사용 여부는 병기와 그동안의 치료 반응, 다른 장기 상태를 함께 보고 담당 선생님이 판단하십니다. 한의원에서 처방하거나 조절하는 항목이 아닙니다.
Q. 한의원에서는 무엇을 도와줄 수 있나요?
A. 송도 한의원인 본원은 검사와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받으신 결과를 함께 살피고, 신장 밖의 증상과 전반적인 몸 상태를 두고 한의학적 관리 방향을 상의드립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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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