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얼굴 통증이 3개월째 낫지 않는다면 — 안면통증의 5가지 주요 원인
목차
치과, 이비인후과, 신경과를 다 다녀봐도 "이상 없다"는 말만 듣는데 얼굴 통증은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일 얼굴이 아프고 진통제도 듣지 않으며 여러 과를 거쳐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만성 안면통증은, 단순 근육통이나 치통과는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합니다. 3개월 이상 이어지는 안면통증은 신경·근육·심리 요인이 얽혀 있어 정확한 감별이 핵심이며, 주요 원인은 삼차신경통, 삼차신경 병증성 통증, 측두하악장애(TMD), 구강작열감 증후군(BMS), 설인신경통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만성 안면통증은 왜 진단이 어려울까요?
안면부 통증(orofacial pain)은 흔하게 겪는 증상이지만, 만성으로 굳어지면 그 병태생리가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진단과 치료가 까다로워집니다. 만성화된 통증은 대개 이질통(allodynia) — 가벼운 자극에도 아픔을 느끼는 상태 — 과 통각과민(hyperalgesia) — 같은 자극을 실제보다 더 강하게 아프게 느끼는 상태 — 를 함께 나타냅니다.
여기에 우울, 불안, 스트레스, 수면장애, 강박 같은 동반 문제가 자주 얹히는데, 이런 정서적 요소가 통증을 키우고 통증이 다시 마음을 무너뜨리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기 쉽습니다. 통증의 양상이 명확하지 않은 채 여러 요인이 겹친다는 점이, 안면통증 감별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습니다(Sessle BJ, Int. J. Mol. Sci. 2021, 22, 7112).

원인 1. 삼차신경통, 전기 충격 같은 얼굴 통증
삼차신경통(Trigeminal Neuralgia)은 한쪽 얼굴에 전기가 통하듯 짧고 날카로운 통증이 반복적으로 스치는 질환입니다. 통증은 보통 삼차신경의 한 분지 영역에 국한되며, 양치질, 세수, 말하기, 음식을 씹는 일상 동작이 방아쇠가 되곤 합니다.
임상에서는 원인에 따라 세 갈래로 구분합니다.
- 고전적 삼차신경통: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누르면서 탈수초화가 진행되는 경우
- 이차성 삼차신경통: 다발성경화증(MS)이나 종양 같은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경우
- 특발성 삼차신경통: 검사로도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원인 2. 삼차신경 병증성 통증, 이름은 비슷해도 다른 병
삼차신경 병증성 통증(Trigeminal Neuropathic Pain)은 삼차신경 경로 자체가 손상되면서 생기는, 지속적이고 저절로 일어나는 작열감 또는 찌르는 듯한 통증입니다. 한 번 시작되면 수년간 이어질 수 있고, 감각 이상이나 통각과민, 이질통을 함께 동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면부 외상이나 수술, 종양, 감염, 자가면역질환으로 신경이 다친 뒤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름이 삼차신경통과 닮아 혼동되지만, 통증의 성격과 원인이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두 질환의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통증 양상: 삼차신경통은 발작적이고 전기 충격처럼 짧고 예리한 vs 신경병증은 지속적이고 타는 듯한 작열감·저림·당김·조임
- 감각소실: 삼차신경통은 거의 없는 편 vs 신경병증은 흔하게 동반
- 유발 자극: 삼차신경통은 양치·말하기·바람·접촉으로 촉발 vs 신경병증은 자극과 무관하게 자발적·지속적
- 주요 원인: 삼차신경통은 혈관에 의한 신경 압박 vs 신경병증은 신경 자체의 손상

원인 3. 측두하악장애(TMD), 턱과 저작근의 통증
측두하악장애(TMD)는 턱관절과 그 주변 저작근의 기능 이상과 통증을 아우르는 복합 질환군입니다. 근육성, 관절성, 혼합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근육성 통증이 가장 흔한 형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얼굴과 턱, 목 부위에 만성적인 통증이 생기고, 입을 벌릴 때 아프거나 벌어지는 범위가 제한되며, 심하면 두통이나 이명까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수면장애, 불안, 우울과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 과 연관된 통증 조절 이상이 함께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TMD 통증에 관여하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말초 감각신경의 과민성 증가
- 염증 매개물질의 분비 증가
- 중추신경계의 통증 조절 회로 이상
- 시냅스 가소성의 변화
이처럼 말초와 중추가 함께 얽히기 때문에, 단순히 턱만 보는 접근으로는 통증이 잘 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인 4. 구강작열감 증후군(BMS), 입안이 타는 듯한 통증
구강작열감 증후군(BMS)은 입안에 뚜렷한 병변이 보이지 않는데도 작열감, 따가움, 건조함, 미각 이상, 이물감이 3개월 이상 이어지는 질환입니다. 혀의 앞부분과 입술, 구개 부위에서 주로 느껴지며,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보고됩니다.

BMS의 병태생리에는 세 가지 축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 말초신경 기능 이상: 작은 섬유신경의 밀도 감소, TRPV1 수용체 발현 증가
- 중추신경계 감작: 통증 경로의 기능 변화, 통증 조절 회로의 이상
- 심리사회적 요인: 불안, 우울, 스트레스,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증상은 아침에는 비교적 덜하다가 저녁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타액 분비가 줄면서 구강 건조감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조직이 망가져서가 아니라 신경계가 감각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진 상태로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원인 5. 설인신경통, 드물지만 강렬한 인두·귀 통증
설인신경통(Glossopharyngeal Neuralgia)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지만 통증의 강도는 상당합니다. 설인신경(9번 뇌신경)이 감각을 담당하는 인두, 혀 뿌리, 편도, 중이, 하악각 부위에서 발작적인 전기 충격 통증이 되풀이됩니다. 삼킴, 말하기, 기침, 하품 같은 동작이 통증을 촉발하며, 한 번의 발작은 수초에서 수분간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삼차신경통과 비슷해 보이지만, 통증이 구인두나 귀 쪽에 모인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특히 주의할 부분은, 심한 발작이 미주신경 자극을 동반해 서맥, 실신, 저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만성 안면통증을 어떻게 볼까요?
한의학에서는 만성 안면통증을 얼굴이라는 국소 부위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기혈순환 장애와 담음(痰飮), 어혈(瘀血), 풍한(風寒) 같은 전신적 불균형이 얼굴로 드러난 결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같은 안면통증이라도 원인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삼차신경과 관련된 통증에는 경락을 따라가는 침구 치료와 신경 회복을 돕는 한약을 함께 쓰고, TMD에는 저작근과 경추 주변의 근골격 치료를 병행합니다. BMS처럼 중추 감작이 깊이 관여하는 경우에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다잡는 것이 중심이 됩니다. 결국 원인을 정확히 가려내면서, 통증과 얽힌 정서·심리적 부담까지 같이 다루는 것이 오래된 안면통증을 풀어가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삼차신경통과 삼차신경 병증성 통증, 측두하악장애, 구강작열감 증후군 등 만성 안면통증을 신경·근육·심리 요인을 함께 살피며 접근합니다. 원인 감별을 바탕으로 침구·한약 치료와 자율신경 조절을 병행해, 오래 낫지 않는 얼굴 통증의 악순환을 차분히 풀어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얼굴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먼저 부비동염이나 치과 질환처럼 흔한 원인을 배제한 뒤, 삼차신경통, 삼차신경 병증성 통증, TMD, BMS 등을 감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신경학적 검사와 MRI 같은 영상 검사가 도움이 되며,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가면역 검사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Q. 삼차신경통과 삼차 신경병증은 치료법이 다른가요?
A. 네, 크게 다릅니다. 삼차신경통은 카바마제핀 같은 항경련제가 1차 치료로 쓰이는 반면, 삼차신경 병증성 통증은 원인이 된 질환을 먼저 다스리면서 신경병증성 통증에 맞는 약물과 재활 치료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Q. 구강작열감 증후군(BMS)은 왜 저녁에 더 심해지나요?
A. BMS의 증상은 중추신경계 감작과 관련이 있어, 하루 동안 쌓인 감각 자극과 피로,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아침에 덜하고 저녁에 심해지는 패턴은 BMS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조직 손상이 아니라 신경계의 감각 처리 이상에서 비롯된 통증임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