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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의 혀 통증이 계속되는 이유 — 뇌과학으로 본 통증의 악순환
칼럼

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의 혀 통증이 계속되는 이유 — 뇌과학으로 본 통증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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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이레한의원 원장

“검사에서는 다 정상이래요. 그런데 혀가 하루 종일 타는 것 같아요. 밤에 잠들기 전까지 한순간도 편한 적이 없습니다.”

50대 여성 구강작열감증후군(BMS) 환자의 말입니다. 입안 점막은 멀쩡한데 불타는 듯한 통증이 몇 달째 이어지고, 어떤 검사에서도 원인이 나오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 통증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최근 뇌 영상 연구들은 답을 '입'이 아닌 '뇌'에서 찾고 있습니다. 통증 조절 네트워크가 오작동하면서 통증 신호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현상 — 이것이 혀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핵심 이유입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과 뇌과학

뇌의 휴식 회로, DMN이란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에도 뇌는 쉬지 않습니다. 과거를 떠올리고, 미래를 걱정하고, 자신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때 작동하는 회로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라고 합니다.

DMN은 내측 전전두피질(mPFC), 후대상피질(PCC), 해마, 하두정소엽 등이 연결된 시스템으로, 쉽게 말해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내적 시선'을 담당하는 뇌 회로입니다.

정상적인 경우 이 회로는 균형 있게 작동합니다. 외부에 집중할 때는 DMN이 조용해지고, 내적 사고를 할 때는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의 뇌에서는 이 균형이 무너져 있습니다.

DMN과 통증 네트워크

fMRI로 확인된 BMS 환자의 뇌는 어떻게 다를까요?

Dugan C 등(2022)의 연구에서 BMS 환자의 fMRI를 분석한 결과, 휴식 상태에서도 DMN이 제대로 쉬지 못하고 통증 네트워크가 과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Dugan C, Parlatescu I, Dobre M, Pîrvu RE and Milanesi E (2022) “Insights on brain functions in burning mouth syndrome.” Front. Syst. Neurosci. 16:975126.

이 연구에서 발견된 핵심적인 변화는 세 가지입니다.

뇌 영역 변화 의미
내측 전전두피질(mPFC) 회색질 감소 감정 조절 능력 저하
편도체 연결 비정상적으로 강화 감정적 통증 반응 과잉
전대상피질(ACC), 뇌섬엽(insula) 과민화 작은 자극도 '불타는 감각'으로 증폭

특히 주목할 점은 편도체와 mPFC의 연결이 비정상적으로 강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두 영역은 감정적 통증을 조절하는 핵심 회로인데, 이 연결이 과도해지면 통증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뇌가 스스로 불쾌감과 통증 신호를 증폭시키게 됩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연결이 유병 기간이 길수록 더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통증이 오래될수록 뇌 회로가 그 통증을 더 깊이 기억하는 셈입니다.

통증의 자기유지 회로

왜 “통증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고 말할까요?

BMS 환자의 뇌에서는 감각적으로 통증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과 감정 네트워크가 스스로 반복 재생됩니다. 이것을 통증의 자기유지 회로라고 부릅니다.

뇌가 과거의 통증 신호를 잊지 못하고, 휴식 상태에서도 그 기억을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DMN은 마치 '통증의 메아리'를 만들어내는 스피커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전대상피질(ACC)과 뇌섬엽(insula)이 더 민감해져서, 아주 작은 자극에도 강렬한 작열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중추감작(central sensitization)에서 말하는 통각과민(hyperalgesia) 상태입니다.

이러한 중추감작은 구강작열감증후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섬유근육통, 만성 요통, 삼차신경통 등 만성 신경병증성 질환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관찰됩니다.

폐경기와 심리적 요인이 뇌를 어떻게 바꿀까요?

구강작열감증후군이 폐경 이후 여성에게 집중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시기의 호르몬 변화는 통증 수용체(TRPV1)를 조절하는 단백질 발현에 영향을 미쳐 감각 신경을 민감하게 만들고,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에 혼란을 일으킵니다.

여기에 만성 스트레스, 불안, 우울이 더해지면 뇌 안의 면역세포(미세아교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중추신경계의 구조 자체가 변합니다.

특히 우울과 불안이 높을수록 DMN의 불균형이 심해지는데, 이는 감정 조절 중추인 mPFC의 위축과 직접적으로 연관됩니다. 결국 불안과 통증은 서로를 키우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폐경기와 뇌 변화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접근할까요?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뇌의 과민 상태를 **심화상염(心火上炎)**과 **간울화화(肝鬱化火)**의 관점에서 이해합니다. 스트레스와 감정의 억압으로 기의 흐름이 막히면 열이 위로 올라 구강 점막에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심장의 열이 상부로 치솟아 혀와 입안에 작열감을 만들어냅니다.

뇌과학에서 말하는 DMN의 불균형과 편도체 과활성화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심화와 간울이 서로를 자극하는 패턴과 맥을 같이합니다. 따라서 치료에서는 증상 부위만이 아니라 자율신경계 균형 회복, 수면 개선, 정서 안정까지 함께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침 치료와 한약을 통해 과항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을 병행하여 통증에 대한 뇌의 반응 패턴 자체를 바꿔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부정적 생각이 통증을 유지시킵니다

“내 입은 늘 아플 거야.”
“나아지지 않을 거야.”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아.”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반복되면, 그것 자체가 DMN의 통증 회로를 강화시킵니다. 뇌는 반복되는 생각을 실제 감각처럼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증을 '없애려' 하기보다, 통증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것이 뇌의 회로를 바꾸는 첫걸음입니다. 명상, 마음챙김 기반 통증 완화 프로그램, 인지행동치료 같은 비약물적 접근이 약물 치료와 함께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뇌 회로를 바꾸는 접근

Q1. 구강작열감증후군의 통증이 검사에서 안 잡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BMS의 통증은 입안 조직의 손상이 아니라 뇌의 통증 조절 네트워크 오작동에서 비롯됩니다. fMRI 연구에서 DMN(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불균형과 편도체 과활성화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구강 검사나 혈액 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는 중추신경계 수준의 변화입니다.

Q2. DMN(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이 통증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A2. DMN은 뇌가 휴식할 때 작동하는 내적 사고 회로입니다. BMS 환자에서는 이 회로가 통증 네트워크와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어, 실제 자극이 없어도 뇌가 스스로 통증 신호를 반복 재생합니다. 유병 기간이 길수록 이 연결이 강해져 통증이 만성화됩니다.

Q3. 왜 폐경 이후 여성에게 BMS가 많이 발생하나요?

A3.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가 통증 수용체(TRPV1)의 발현에 영향을 미쳐 감각 신경이 민감해지고,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에 혼란을 일으킵니다. 여기에 만성 스트레스나 우울이 동반되면 중추신경계의 구조적 변화까지 이어져 통증이 장기화됩니다.

Q4. 한의학에서는 BMS의 뇌과학적 원인을 어떻게 치료하나요?

A4. 한의학에서는 심화상염(心火上炎)과 간울화화(肝鬱化火)로 보고, 침 치료와 한약으로 과항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합니다. 동시에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을 병행하여 통증에 대한 뇌의 반응 패턴 자체를 변화시키는 통합적 치료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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