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CD47, 세포가 「나를 먹지 마라」고 알릴 때
CD47은 대식세포에게 「나를 먹지 마라」고 알리는 표지입니다. 초기 시험에서는 반응률 50%였지만, 539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시험에서는 완전관해율과 생존 모두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목차
우리 몸의 청소부인 대식세포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남길지 어떻게 정할까요? 세포 표면의 표지 하나가 그 답이에요.

CD47은 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나를 먹지 마라」는 신호입니다. 대식세포는 이 표지를 확인하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암세포와 노화된 혈관 세포가 이 표지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내걸어 청소를 피해요. 오늘은 이 하나의 표지가 노화와 면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이를 막는 치료가 어디까지 왔는지 최근 논문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CD47은 무엇을 알리는 표지일까요?
Oldenborg et al (2000)은 생쥐 적혈구에서 이 표지의 역할을 처음 분명히 했습니다.
- CD47이 없는 적혈구는 비장의 대식세포에 의해 빠르게 제거되었습니다
- 정상 적혈구는 CD47이 대식세포의 억제 수용체에 결합해 제거를 막았습니다

대식세포에는 먹으라고 재촉하는 수용체가 여러 개 있어요. CD47이 하는 일은 그 재촉을 한꺼번에 눌러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표지는 「나 자신」이라는 신분증에 가깝습니다. 오래되어 이 신분증이 닳으면 청소 대상이 돼요.
노화 — 혈관 병변에서 청소가 멈춥니다
죽상경화 병변에는 죽은 세포의 잔해가 쌓여 있어요. 왜 치워지지 않는지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습니다.
Kojima et al (2016)이 답을 내놓았습니다.
- 죽상경화가 진행되는 혈관에서 CD47 발현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 그 결과 죽은 세포를 치우는 과정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 CD47을 막는 항체를 투여하자 여러 생쥐 모델에서 청소 기능이 회복되고 병변이 줄었습니다
이 상승을 이끄는 물질로 종양괴사인자 알파가 지목되었습니다. 앞서 정리한 인터루킨-6와 종양괴사인자 칼럼의 그 물질입니다.
염증이 올라가면 청소를 막는 표지가 늘고, 청소가 안 되면 염증이 더 올라가요? 나이가 들며 이 고리가 굳어져요.
면역 — 암세포는 같은 방법으로 숨습니다
Jaiswal et al (2009)은 백혈병 세포가 CD47을 정상보다 많이 내걸어 대식세포의 탐식을 피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Willingham et al (2012)은 이것이 혈액암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러 고형암에서도 같은 표지가 올라가 있었고, 이 결합을 막자 사람 종양을 이식한 생쥐에서 종양이 줄었습니다.
이 발상이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T세포를 깨우는 기존 면역치료와 달리, 이 접근은 선천면역의 청소 기능을 되살리는 쪽입니다.
사람에게 시험한 결과는 어땠을까요?
초기 결과는 기대를 모았습니다. Advani et al (2018)은 재발·불응성 비호지킨림프종 환자 22명에게 CD47 차단 항체를 기존 항체와 함께 투여했습니다.
- 환자의 95%가 기존 항체에 반응하지 않던 상태였습니다
- 객관적 반응률이 50%, 완전반응률이 36%였습니다
- 이상반응은 대부분 1~2등급이었고, 빈혈이 가장 흔했습니다
빈혈은 우연이 아니에요. 적혈구도 CD47로 자기를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표적을 정확히 맞혔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입니다.
그런데 3상 시험에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Sallman et al (2026)은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539명을 두 군으로 나누어 비교했습니다. 기존 치료에 CD47 차단 항체를 더한 군과 위약을 더한 군입니다.
- 완전관해율은 21.3% 대 23.6%였습니다(오즈비 0.876, 95% 신뢰구간 0.585~1.312, P = 0.52)
- 중앙 생존기간은 15.9개월 대 18.6개월이었습니다(위험비 1.203, 0.947~1.528, P = 0.13)
-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이 92.8% 대 79.2%로 더 많았습니다
- 치명적 이상반응도 15.2% 대 9.8%였습니다
두 개의 1차 종점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분자 수준에서 맞는 발상이 사람의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 사례입니다.
위험비 1.203은 오히려 생존이 나빴을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신뢰구간이 1을 포함하므로 나빠졌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에서 진료하다 보면 새로운 면역 치료 소식을 들고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표지 이야기도 몇 해 전 크게 알려졌습니다.
위 흐름은 한 가지를 잘 보여 줘요. 동물에서 뚜렷했고 초기 시험에서 반응률이 좋았어도, 위약을 둔 큰 시험에서는 다르게 나올 수 있어요.
자가면역질환 쪽에서도 이 표지를 겨냥하려는 시도가 있어요.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죽은 세포가 제때 치워지지 않아 그 안의 성분이 항원으로 노출되는 것이 병의 시작 가운데 하나로 지목됩니다.
실제로 전신홍반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에서 죽은 세포를 치우는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보고가 있어요. 청소가 밀리면 자가면역 반응이 켜질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다만 청소 기능을 강하게 올리면 정상 세포까지 함께 치워질 수 있어, 빈혈처럼 예상되는 대가를 함께 봐야 해요.
한약이 이 표지에 관여한다는 사람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세포와 동물 수준의 보고를 사람의 효과로 옮겨 말할 단계가 아닙니다.
한의원은 혈액검사나 조직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는 진단과 항암 치료는 해당 진료과에 맡기고, 그 사이에서 소화와 수면, 피로처럼 일상에서 걸리는 부분을 함께 살피고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이 치료를 지금 받을 수 있을까요?
A.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서 진행한 3상 시험이 1차 종점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암종과 다른 조합에서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은 상태는 아닙니다.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Q. 왜 빈혈이 생길까요?
A. 적혈구도 CD47로 자기를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이 표지를 막으면 적혈구 일부가 함께 청소 대상이 됩니다. 초기 시험에서는 소량으로 시작해 늘리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줄였습니다.
Q. 노화와는 어떤 관계일까요?
A. 나이가 들며 염증이 오르면 혈관에서 이 표지가 늘고, 죽은 세포가 치워지지 않아 병변이 쌓입니다. 동물에서는 이 표지를 막아 병변이 줄었지만, 사람에게서 같은 목적으로 시험한 자료는 아직 없습니다.
Q. 면역력을 올리는 음식으로 청소 기능을 도울 수 있을까요?
A. 특정 음식이 대식세포의 청소 기능을 올린다고 말할 만한 사람 근거는 없습니다. 인천 송도 진료실에서도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다만 염증을 낮추는 생활 습관은 이 경로가 망가지는 조건을 줄이는 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Oldenborg PA et al (2000) Role of CD47 as a marker of self on red blood cells. Science 288:2051-2054
- Jaiswal S et al (2009) CD47 is upregulated on circulating hematopoietic stem cells and leukemia cells to avoid phagocytosis. Cell 138:271-285
- Willingham SB et al (2012) The CD47-signal regulatory protein alpha (SIRPa) interaction is a therapeutic target for human solid tumors. Proc Natl Acad Sci U S A 109:6662-6667
- Kojima Y et al (2016) CD47-blocking antibodies restore phagocytosis and prevent atherosclerosis. Nature 536:86-90
- Advani R et al (2018) CD47 Blockade by Hu5F9-G4 and Rituximab in Non-Hodgkin's Lymphoma. N Engl J Med 379:1711-1721
- Sallman DA et al (2026) Magrolimab Plus Azacitidine Versus Placebo Plus Azacitidine in Patients With Untreated Higher-Risk Myelodysplastic Syndromes: The Phase III ENHANCE Study. J Clin Oncol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