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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체트병 브레인포그, 피로하면 머리가 멍해지고 뒷목이 뻐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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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베체트병 브레인포그, 피로하면 머리가 멍해지고 뒷목이 뻐근할 때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한 줄 요약

베체트병 환자의 인지 불편은 피로·수면·기분과 염증 등 여러 요인이 관여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 연구에서 관찰된 언어·실행 기능 저하와 브레인포그의 가능한 기전을 구분하고, 검사 결과의 해석을 살펴봅니다.

베체트병으로 오래 고생하신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몸이 지치면 머리까지 멍해진다는 것이에요.

식탁에서 하려던 말이 떠오르지 않아 잠시 멈춘 중년 여성과 곁에서 기다려 주는 가족을 그린 그림

이름이 떠오르지 않고, 하던 말을 잊고, 책을 읽어도 앞 문장이 남지 않습니다. 뒷목이 뻐근하게 굳는 느낌이 함께 오기도 해요. 흔히 브레인포그(brain fog)라고 부르는 이 상태는 단순히 기분 탓으로 넘길 불편은 아닙니다. 염증이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수면·피로·불안·약물 등 여러 요인도 관여합니다. 주요 연구를 통해 가능한 기전과 진료에서 구분해야 할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베체트병에서 인지 저하는 얼마나 흔할까요?

먼저 뚜렷한 신경계 침범이 없는 환자에게도 인지검사상 변화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Dutra et al (2013)은 건강한 대조군과 신경 증상이 없는 베체트병 환자, 신경베체트병 환자를 각각 24명씩 비교했습니다.

신경 증상이 없는 베체트병 환자에서도 인지 저하가 나타난 비율을 그린 그래프

  • 신경 증상이 없는 베체트병 환자의 41.6%에서 언어와 실행 기능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 신경베체트병 환자에서도 같은 비율인 41.6%였습니다
  • 시각 기억 손상은 신경베체트병 환자에게서만 나타났습니다
  • 불안이 인지 저하와 독립적으로 연관되었습니다(오즈비 1.09, 95% 신뢰구간 1.03~1.16, P = 0.003)

이 소규모 연구에서는 임상적인 신경계 침범이 없어도 특정 인지 영역의 저하가 관찰되었습니다. 41.6%를 베체트병 전체의 브레인포그 유병률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검사에서 뇌 병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증상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Kargin et al (2024)은 확산텐서영상으로 더 미세한 변화를 살폈습니다. 신경 증상이 없는 베체트병 환자에게서도 백질 미세구조와 관련된 영상 지표의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다만 집단 간 영상 차이를 개인의 증상 원인이나 확정적인 신경 손상으로 바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염증 반응은 기억과 기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몸의 면역 반응이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연구되었습니다. 다만 베체트병 환자의 만성 증상과 같은 조건은 아닙니다.

Reichenberg et al (2001)은 건강한 남성 20명에게 아주 적은 양의 내독소를 투여해 면역 반응만 살짝 일으켰습니다. 이중맹검 교차 시험이에요.

건강한 사람에게 염증을 살짝 일으켰을 때 기분과 기억이 달라진 결과를 그린 그래프

  • 신체 증상이나 혈압, 심박수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체온만 0.5도 올랐습니다
  • 종양괴사인자 알파와 인터루킨-6가 올라갔습니다
  • 불안(효과크기 0.55)과 우울한 기분(0.66)이 일시적으로 유의하게 늘었습니다
  • 언어 기억과 비언어 기억이 모두 유의하게 떨어졌습니다(효과크기 0.55~0.64)
  • 사이토카인 상승 정도와 기억 저하 정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r = 0.46~0.68)

건강한 사람에서도 내독소로 유발한 급성 면역 반응에 기억과 기분의 변화가 동반되었습니다. 특정 사이토카인만 선택적으로 높인 시험은 아니며, 베체트병의 브레인포그 원인을 직접 입증한 것도 아닙니다. 심리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은 서로 배타적인 설명이 아닙니다.

베체트병 환자군에서 관찰된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

Gholijani et al (2017)은 베체트병 환자 44명과 대조군 44명의 혈청에서 16가지 사이토카인을 한꺼번에 쟀습니다.

  • 선천면역 계열에서 인터루킨-1알파, 인터루킨-1베타, 인터루킨-6, 인터루킨-12, 인터루킨-15, 종양괴사인자 알파가 모두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 Th1과 Th17 계열에서 인터페론 감마와 인터루킨-17, 인터루킨-23이 높았습니다
  • 특히 인터루킨-1알파와 인터루킨-1베타, 인터루킨-6의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앞서 정리한 인터루킨-6와 종양괴사인자 칼럼에서 다룬 물질들이 여기서 함께 올라가 있습니다.

미세아교세포가 그 신호를 받습니다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주변 환경을 감시하고 시냅스 유지·조절에 관여합니다.

미세아교세포가 평소 상태에서 활성화 상태로 바뀌는 과정을 그린 그림

말초의 염증 신호는 혈관 내피나 신경 신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부 실험 모델에서 관찰되는 미세아교세포의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베체트병의 브레인포그 환자 모두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는 아닙니다.

  • 가지를 거두고 두꺼운 형태로 바뀝니다
  • 자기도 염증 물질을 만들어 내보냅니다
  • 시냅스를 다듬는 일이 과해져 신경 연결이 줄어듭니다
  • 새 신경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억제됩니다

Yirmiya와 Goshen (2011)은 이 과정이 학습과 기억, 신경 가소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기억이 저장되려면 시냅스가 새로 만들어지고 다듬어져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염증에 방해받습니다.

한 번 자극받은 미세아교세포는 예민해집니다

일부 조건에서는 이전의 염증 경험 이후 미세아교세포가 다음 자극에 더 크게 반응하는 ‘프라이밍’이 나타납니다. 모든 자극 뒤에 동일하게 지속되는 변화는 아닙니다.

Püntener et al (2012)은 동물실험에서 전신 세균 감염 이후 뇌혈관과 미세아교세포의 변화가 지속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반복되는 염증이 뇌의 반응성을 바꿀 가능성은 베체트병을 이해할 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로할 때 머리가 더 멍해지는 이유를 미세아교세포 프라이밍으로 확정한 임상 근거는 아닙니다. 가능한 설명과 환자에게 확인된 사실을 구분해야 합니다.

염증에 동반되는 피로와 행동 변화: 질병행동

Dantzer et al (2008)은 감염이나 만성 염증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변화를 질병행동(sickness behaviour)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했습니다.

염증이 있을 때 나타나는 질병행동의 여러 요소를 정리한 그림

  • 기운이 없고 눕고 싶어집니다
  • 입맛이 떨어집니다
  • 집중이 안 되고 생각이 느려집니다
  • 사람을 만나기 싫어집니다
  • 통증에 더 민감해집니다

질병행동은 감염이나 염증에 동반되는 적응 반응으로 설명됩니다. 다만 브레인포그 전체와 같은 뜻은 아니며, 지속되는 피로·인지 불편에는 다른 원인도 함께 관여합니다.

감염이 없더라도 만성 염증과 함께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자가면역질환의 피로를 질병행동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뒷목이 뻐근한 것은 왜일까요?

이 부분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야 해요. 뒷목의 뻐근함 하나만으로는 원인을 특정할 수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요인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염증 상태에서는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올라갑니다. 같은 자극도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 피로하면 자세가 무너지고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이 늘어납니다
  • 베체트병 환자에서 섬유근육통이 함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관련 내용은 베체트병과 섬유근육통 칼럼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불안과 수면 부족이 근육 긴장을 더합니다

다만 뒷목의 통증과 두통이 이전과 다르게 심해지거나, 열이나 구토, 시야 이상, 팔다리 힘 빠짐이 함께 오면 즉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신경베체트병의 급성 침범을 배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로 자체는 얼마나 흔할까요?

Ilhan et al (2018)은 베체트병 환자 123명과 대조군 71명을 비교했습니다.

  • 환자군의 피로 점수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았습니다(P < 0.001)
  • 우울과 불안 점수도 높았습니다
  • 질병 활성도가 높은 환자에서 피로가 더 심했습니다
  • 회귀 분석에서 우울과 불안, 신체 기능 저하가 피로와 유의하게 연관되었습니다

관련해서 베체트병의 피로감과 우울 칼럼을 앞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브레인포그에 대해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두 칸으로 정리한 그림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에서 진료하다 보면 베체트병으로 오래 고생하신 분들께 이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머리가 안 돌아간다는 것이에요.

상담에서는 일반 뇌 영상에 뚜렷한 병변이 없어도 인지 불편이나 검사상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드립니다. 다만 그 원인이 모두 염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원인을 폭넓게 확인해야 합니다.

함께 감별해야 할 원인도 있습니다. 브레인포그는 갑상선 기능 저하, 빈혈, 수면무호흡, 약물 부작용, 우울증으로도 생깁니다. 염증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전에 이런 원인들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한약으로 이 증상을 좋게 했다는 사람 대상 시험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염증 지표를 낮췄다는 자료는 있지만, 그것이 인지 기능으로 이어지는지를 잰 연구는 없어요.

이레한의원에서는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신경계 침범 여부와 질병 활성도 평가는 담당 진료과에서 받으시도록 안내합니다. 저희는 수면과 소화, 피로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증상의 시간적 변화를 함께 살피며, 새롭거나 악화되는 신경 증상은 신속히 진료받도록 말씀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검사가 정상인데 왜 머리가 멍할까요?

A. 신경 증상이 없는 베체트병 환자의 41.6%에서 언어와 실행 기능이 떨어져 있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확산텐서영상으로 보면 일반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 백질의 미세한 변화가 확인되기도 합니다.

Q. 이것이 치매로 이어질까요?

A. 지금까지의 자료로는 그렇게 볼 근거가 없습니다. 위 연구들은 특정 인지 영역의 차이를 본 것으로, 치매로의 진행이나 회복률을 확인한 연구는 아닙니다. 수면·기분·질환 상태 등 교정 가능한 요인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변화가 계속 심해진다면 다른 원인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뒷목이 뻐근한 것도 베체트병 때문일까요?

A. 하나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염증에 의한 통증 민감도 상승, 피로에 따른 자세 변화, 동반된 섬유근육통, 불안과 수면 부족이 함께 작용합니다. 다만 이전과 다른 두통이나 열, 시야 이상이 함께 오면 즉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Q. 무엇을 하면 도움이 될까요?

A. 확인된 방법을 먼저 챙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질병 활성도를 조절하는 치료를 유지하고, 수면을 규칙적으로 하고, 갑상선과 빈혈 같은 다른 원인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울과 불안이 피로와 강하게 연관되므로 그 부분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인천 송도 진료실에서도 수면부터 여쭤봅니다.

참고문헌

  • Dutra LA et al (2013) Cognitive impairment in Brazilian patients with Behçet's disease occurs independently of neurologic manifestation. J Neurol Sci 327:1-5
  • Kargin OA et al (2024) Brain white matter microstructural alterations in Behcet's syndrome correlate with cognitive impairment and disease severity: A diffusion tensor imaging study. Semin Arthritis Rheum 68:152509
  • Reichenberg A et al (2001) Cytokine-associated emotional and cognitive disturbances in humans. Arch Gen Psychiatry 58:445-452
  • Gholijani N et al (2017) An elevated pro-inflammatory cytokines profile in Behcet's disease: A multiplex analysis. Immunol Lett 186:46-51
  • Dantzer R et al (2008) From inflammation to sickness and depression: when the immune system subjugates the brain. Nat Rev Neurosci 9:46-56
  • Yirmiya R, Goshen I (2011) Immune modulation of learning, memory, neural plasticity and neurogenesis. Brain Behav Immun 25:181-213
  • Püntener U et al (2012) Long-term impact of systemic bacterial infection on the cerebral vasculature and microglia. J Neuroinflammation 9:146
  • Ilhan B et al (2018) Fatigue in patients with Behçet's syndrome: relationship with quality of life, depression, anxiety, disability and disease activity. Int J Rheum Dis 21:2139-2145
  • Hirohata S, Isshi K (1997) Cerebrospinal fluid interleukin-6 in progressive Neuro-Behçet's syndrome. Clin Immunol Immunopathol 82:12-17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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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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