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라식 후 안구건조증
목차
쇼그렌증후군 환자, 라식 수술 후 안구건조증은 왜 더 심해질까요?
라식 같은 시력교정 수술 후 안구건조증은 거의 모든 환자가 한 번쯤 겪는 흔한 변화입니다. 그런데 쇼그렌증후군처럼 눈물샘 기능 자체가 떨어져 있는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분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라식이 왜 눈물막을 흔드는지, 그리고 쇼그렌증후군 환자가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무엇을 따져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부족한 상태'가 아닙니다
2007년 안구건조증 워크숍에서는 안구건조증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핵심은 안구건조증이 눈물과 안구표면 전체의 질환이라는 점입니다. 단지 눈물의 양이 적은 문제가 아니라, 눈의 불편감과 시야의 이상, 눈물막의 불안정성이 함께 나타나고 안구표면이 손상될 수 있는 상태로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기전이 특히 중요합니다.
- 눈물막 삼투압 증가 — 눈물이 부족하거나 빨리 증발하면 눈물막의 농도(삼투압)가 높아집니다.
- 안구표면 염증 — 높아진 삼투압은 안구표면에 염증을 유발하고, 그 염증이 다시 눈물 생성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세포가 눈물샘과 침샘을 공격하는 질환이라, 시작점부터 이 악순환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식 직후 안구건조증은 얼마나 흔할까
라식 수술 직후에는 약 **95%**의 환자가 안구건조증을 경험합니다. 다행히 수술 후 1개월이 지나면 이 수치는 60%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즉 **수술 직후 95% vs 1개월 후 60%**로,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며 회복 방향으로 갑니다.
다만 건조감을 느끼는 분들의 경우 이후 몇 달 동안이 가장 심한 시기이며, 보통 6~12개월 사이에 점진적으로 호전되어 많은 경우 증상이 사라집니다.
수술 후 불편감 때문에 안과를 다시 찾은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대략 **30%**의 환자가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해 재방문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재방문 환자에서 가장 흔했던 부작용
한 연구는 101명 환자의 134개 수술 안구에서 수술 후 발생한 부작용을 분석했습니다. 빈도 순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난시(astigmatism) — 29.8%
- 안구건조증 — 29.8%
- 눈부심 — 26.1%
- 야간 운전 시 불편함 — 16.7%
난시와 안구건조증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라식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4가지 기전
라식이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데에는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1. 각막신경 손상(의원성)
'의원성'은 의료 행위로 인해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수술 과정에서 각막의 신경에 손상이 생길 수 있고, 이것이 수술 후 안구건조증의 가장 주된 원인이 됩니다. 각막신경은 눈물 분비를 조절하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손상되면 눈물 반사 자체가 둔해집니다.
2. 결막 술잔세포(conjunctival goblet cell) 손실
수술 중 안구를 고정하는 흡인(suction) 장치 등에 의해 결막의 술잔세포가 손실될 수 있습니다. 술잔세포는 눈물막을 안정시키는 점액(뮤신)을 만들기 때문에, 줄어들면 눈물막이 쉽게 깨집니다.
3. 수술 후 염증
수술 후 안구에 생기는 염증은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삼투압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앞서 설명한 안구건조증의 악순환을 직접 자극하는 셈입니다.
4. 각막 모양의 변성
수술로 각막 곡률이 바뀌면 눈물막이 고르게 퍼지지 못해 건조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자가면역질환 환자가 신중해야 하는 이유
이런 기전 때문에, 류마티스 계열의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분들은 라식 수술을 특히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 각막의 염증이 심해질 수 있고, 드물게 각막이 녹아내리는 **각막 융해(corneal melt)**의 가능성이 보고됩니다.
- 수술 이전에도 안구건조증이 있을 확률이 높고, 수술 후 이것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쇼그렌증후군은 눈물 생성이 이미 떨어져 있는 상태라, 라식이 더하는 부담이 일반인보다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류마티스 환자가 라식 수술을 받은 뒤의 경과를 다룬 연구는 매우 드뭅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가 라식 수술 후 어떤 경과를 겪었는지에 관해서는 소규모 연구 두 편 정도만 검색되는 수준입니다. 수술 전부터 안구건조증이 없던 쇼그렌증후군 환자라 하더라도, 수술 후 변화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만큼 수술 결정은 안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안구건조와 구강건조 증상을 오래 다뤄왔습니다. 라식과 같은 수술적 결정은 안과 전문의의 영역이지만, 수술 전후로 이어지는 만성 건조감과 전신 컨디션 관리에 대해서는 환자 한 분 한 분의 상태를 살피며 함께 길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쇼그렌증후군이 있으면 라식 수술은 절대 받으면 안 되나요?
절대 금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이미 눈물 분비가 떨어져 있어 수술 후 안구건조증이 악화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관련 연구도 매우 적습니다.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태를 충분히 평가한 뒤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Q. 라식 후 안구건조증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나요?
일반적으로 수술 직후 약 95%에서 나타나던 건조감이 1개월 후 60% 정도로 줄고, 6~12개월 사이에 점진적으로 호전되어 많은 경우 증상이 사라집니다. 다만 기저에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회복 양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Q. 라식이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
수술 중 발생하는 각막신경 손상이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외에도 결막 술잔세포 손실, 수술 후 염증, 각막 모양의 변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