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류마티스 질환 환자의 절반이 섬유근육통? 208명 연구로 본 유병률과 특징
목차
류마티스 질환으로 진료받는 분들 중 상당수가, 검사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 전신 통증과 피로를 함께 호소합니다. 그 배경에 섬유근육통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 클리닉 환자 208명을 분석한 2026년 연구를 토대로, 류마티스 질환과 이 만성 통증 증후군이 얼마나 자주 겹치는지 정리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류마티스 클리닉을 찾은 환자의 53.9%가 FM 진단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즉 절반 이상이 기존 류마티스 질환과 더불어 전신 통증 증후군을 동반하고 있었다는 의미이며, 이는 통증이 별도의 문제가 아니라 류마티스 진료에서 함께 살펴야 할 동반 상태임을 보여줍니다.
섬유근육통이란 어떤 병인가요?


섬유근육통(FM)은 온몸에 퍼지는 만성 통증과 피로, 수면 장애, 인지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 통증 증후군입니다. 특정 관절이나 장기에 염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통증을 처리하는 신경계의 민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로 이해됩니다. 같은 자극에도 더 크게 아픔을 느끼는 '중추 감작'이 핵심 기전으로 거론됩니다.
진단에는 2016년 미국류마티스학회(ACR) 기준이 쓰입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광범위 통증 지수(WPI)가 7 이상이면서 증상 중증도(SSS)가 5 이상, 또는 WPI 4~6에 SSS 9 이상
- 신체 5개 영역 중 4개 이상에서 전신적인 통증
- 증상이 비슷한 정도로 3개월 이상 지속
이처럼 객관적 수치보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범위와 강도, 동반 증상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만큼 혈액검사나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보이지 않아 "검사상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기 쉽고,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이 분명한데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답답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증상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서 왜 더 흔한가요?

이 통증 증후군은 일반 인구보다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더 자주 나타납니다. 만성적인 통증과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중추신경의 통증 회로가 예민해지고, 여기에 여성, 긴 유병 기간, 동반 질환 같은 요인이 더해져 광범위한 통증이 자리 잡기 쉽기 때문으로 봅니다. 실제로 류마티스 질환의 통증과 피로는 섬유근육통의 증상과 상당 부분 겹쳐, 어디까지가 원래 질환의 활동성이고 어디부터가 통증 민감화인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보고된 유병률은 연구에 따라 1.6%에서 26.5%까지 폭이 넓은데, 이번 류마티스 클리닉 대상 연구에서는 그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확인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 절반 이상이 진단 기준 충족


연구진은 2025년 5월부터 7월까지 한 류마티스 클리닉을 찾은 성인 환자를 연속적으로 모집해, 자가 기입식 설문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미 진단을 받은 환자는 제외했습니다.
전체 208명 중 112명이 기준을 충족해 유병률은 53.9%(95% 신뢰구간 46.8~60.8%)였습니다. 기준을 충족한 환자군은 평균 나이 45.1세(표준편차 11.3)였고, 여성이 82.1%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수치라는 점에서, 류마티스 진료 현장에서 이 동반 상태가 얼마나 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어떤 류마티스 질환에서 더 잘 겹칠까요?


흥미로운 점은 류마티스 질환의 종류에 따라 동반 양상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RA)은 오히려 통증 증후군 동반군에서 더 적었습니다(25.9% 대 41.7%, 오즈비 0.47, p=0.022). 전신홍반루푸스(SLE)는 15.2% 대 13.5%, 건선관절염은 11.6% 대 7.3%, 축성 척추관절염은 3.6% 대 7.3%로 두 군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7명 전원이 기준을 충족했지만(6.3% 대 0%), 표본이 매우 작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입마름·눈마름과 함께 만성 피로와 전신 통증을 흔히 동반하는 질환이라, 이런 경향이 우연인지 실제 연관인지는 더 큰 규모의 연구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결과는 통증 자체가 주된 증상인 질환과, 객관적 염증 지표가 분명한 질환 사이에 동반 양상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여성과 동반질환은 어떤 관련이 있었나요?



단변량 분석에서 여성은 이 통증 질환과 유의한 연관을 보였습니다(오즈비 2.09, 95% 신뢰구간 1.09~4.00, p=0.037). 반대로 류마티스 관절염은 음의 연관(오즈비 0.47)으로 나타나, 관절 손상이 뚜렷한 질환보다 통증이 중심인 양상에서 동반이 잦음을 보여줍니다.
동반 질환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고혈압은 22.3% 대 26.0%, 당뇨는 16.1% 대 7.3%(오즈비 2.40, p=0.096)로 차이가 있었지만 통계적 유의성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는 전신 통증 증후군이 특정 대사 질환보다 통증 처리 자체의 변화와 더 가깝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왜 선별검사가 중요할까요?

류마티스 질환과 섬유근육통은 전신 통증과 피로라는 증상을 공유합니다. 그래서 통증 민감화가 함께 있어도 기존 질환의 활동성으로 오인되기 쉽고, 그 결과 통증 조절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항염증 치료의 강도를 불필요하게 올리는 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연구진이 류마티스 진료에서 선별검사를 권고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통증의 배경을 정확히 구분해야, 염증을 다스리는 치료와 통증 민감도를 낮추는 접근을 적절히 조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아픔'이라도 염증에서 오는 것과 신경계의 과민함에서 오는 것은 관리 방법이 다릅니다. 전자는 항염증·면역 조절이 중심이라면, 후자는 수면·스트레스·운동·통증 인식 같은 영역을 함께 다루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두 가지가 겹쳐 있을 때는 어느 한쪽만 보아서는 통증이 잘 잡히지 않으므로, 동반 여부를 일찍 확인하는 것이 결국 치료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 됩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섬유근육통을 비롯한 만성 통증과 자가면역·류마티스 질환을 진료하며, 통증을 한 부위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신경계 민감도와 전신 상태라는 큰 그림에서 환자 한 분 한 분의 상태에 맞춰 접근합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데 온몸이 아프면 모두 섬유근육통인가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처럼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서 전신 통증 증후군이 흔하게 동반될 수 있으므로, 검사로 설명되지 않는 광범위한 통증과 피로가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별도의 평가가 도움이 됩니다. 정확한 구분은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이런 만성 통증은 여성에게 더 잘 생기나요?
A. 이 연구에서는 여성이 유의하게 연관되었습니다(오즈비 2.09, p=0.037). 류마티스 질환 자체가 여성에게 흔하다는 점과도 맞물려 있어, 여성 환자에서 광범위한 통증이 동반될 때 더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권장됩니다.
Q. 류마티스 치료를 받고 있는데 통증이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염증을 조절하는 치료에도 통증이 충분히 가라앉지 않는다면, 통증 민감도가 높아진 상태가 함께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통증의 배경을 구분해 관리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되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Khudadah M, Aldabie G, Alajmi T, Alenzi A. Prevalence and Characteristics of Fibromyalgia in Patients with Rheumatic Disease in Rheumatology Clinics in Kuwait. J Biosci Med. 2026;14(6):48-57. DOI: 10.4236/jbm.2026.146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