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신경계 염증을 줄이는 한약의 효과 — 분자생물학적인 기전 확인
한약 성분이 신경 염증을 억제하는 경로를 신호 전달, 후성유전 조절, 세포 표현형 전환, 장-뇌축의 네 갈래로 정리한 2025년 종설을 분자 단위로 살펴봤습니다. DNA 메틸화·히스톤 변형·마이크로RNA를 특히 자세히 다뤘습니다.
목차
- 신경계 질환에서 염증은 얼마나 큰 문제일까요
- 신경 염증은 원래 나쁜 것이 아닙니다
- 질환마다 이 구조가 반복됩니다
- 그림 하나로 전체 구조를 먼저 보겠습니다
- 첫 번째 갈래 — 바깥 신호가 들어오는 관문에서 염증이 시작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까요
- 이 경로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 한약 성분은 이 경로의 어디를 누를까요
- 신경병증 통증에서는 다른 관문이 문제가 됩니다
- 장에서 시작해 혈뇌장벽까지 지키는 방식
- 사람에게서도 확인된 부분이 있습니다
- 두 번째 갈래 — 세포가 스스로 터지며 염증을 퍼뜨리는 장치를 어떻게 끌까요
- 이 장치가 조립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 이 장치를 끄는 상위 스위치가 있습니다
- 여러 성분이 각각 다른 지점에서 이 장치를 막습니다
-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 배정 시험이 있습니다
- 세 번째 갈래 — 사이토카인 신호를 전달하는 회로를 양방향으로 조절합니다
- 억제만이 답은 아닙니다
- 억제하는 쪽의 방식들
- 네 번째 갈래 — 후성유전 조절, 유전자를 바꾸지 않고 발현만 바꾸는 방식
- 후성유전이란 무엇이고 왜 염증과 연결될까요
- DNA 메틸화 — 유전자 앞에 채워진 자물쇠를 푸는 방식
- 히스톤 변형 ① — 실패에 감긴 실을 조이는 방식
- 히스톤 변형 ② — 효소와 경보 장치가 직접 손잡는 지점
- 비암호화 RNA — 명령서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방식
- 후성유전 조절이 왜 특별할까요
- 다섯 번째 갈래 — 세포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방식
- 미세아교세포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 별아교세포도 마찬가지입니다
- 여섯 번째 갈래 — 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축
- 장내 세균이 뇌 발달에 관여합니다
- 한약 성분이 장벽을 다시 조입니다
- 아직 넘지 못한 벽 — 생체이용률과 전달 기술
- 이 논문이 가진 한계
- 이 기전들은 신경병증·자가면역질환과 어떻게 연결될까요
- 신경병증
- 자가면역
- 중추감작
- 이레한의원 코멘트
- 자주 묻는 질문
- 참고문헌
신경계 질환을 오래 앓다 보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안 잡히는데 왜 증상은 계속될까, 그리고 한약이 실제로 뇌와 신경에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오늘은 이 질문에 분자 단위로 답한 논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Zhang et al (2025)이 Frontiers in Nutrition에 실은 리뷰로, 한약에서 유래한 활성 성분들이 신경 염증(neuroinflammation)을 억제하는 경로를 신호 전달, 후성유전 조절, 세포 표현형 전환, 장-뇌축의 네 갈래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특히 후성유전 부분은 최근 몇 년 사이에야 정리되기 시작한 영역이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신경계 질환에서 염증은 얼마나 큰 문제일까요
먼저 규모부터 보겠습니다. 이 논문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6%가 신경계 질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여섯 명 중 한 명꼴이라는 뜻이에요. 생각보다 훨씬 흔한 문제죠.
신경계 질환은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1위이고, 사망 원인으로는 2위이며, 인구 고령화로 이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죠.
신경 염증은 원래 나쁜 것이 아닙니다
신경 염증은 중추신경계가 감염이나 손상, 독성 물질 같은 해로운 자극에 대응하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입니다. 자가면역 기전으로 일어나기도 하고요.
문제는 이 반응이 꺼지지 않고 계속될 때예요. 그때부터는 방어가 아니라 손상의 원인이 됩니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세포도 하나가 아니에요. 중추신경계의 상주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별아교세포(astrocyte),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 그리고 신경세포 자체가 모두 관여합니다.
질환마다 이 구조가 반복됩니다
- 다발성경화증은 지속적인 염증과 탈수초(demyelination)가 특징인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초기부터 미세아교세포가 계속 활성화되어 전염증 사이토카인을 만들고, 이 사이토카인이 다시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하는 순환이 돌아갑니다.
-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플라크, 인산화된 타우 단백, 전염증 사이토카인, 산화 스트레스가 함께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합니다.
-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에서는 미세아교세포 활성화와 전염증 매개물질 방출이 주된 특징이고, 이 염증 연쇄반응이 도파민 신경세포의 점진적 소실과 운동장애 악화로 이어집니다.
- 뇌졸중에서는 발생 몇 분 안에 미세아교세포가 활성화되고 형태를 바꾸며 사이토카인을 분비합니다. 별아교세포는 말초 면역세포를 불러들이고 전염증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을 방출해 염증을 키웁니다.
서로 다른 병인데 밑바닥의 문법이 같으며, 이 논문의 저자들은 신경 염증을 여러 신경계 질환을 관통하는 공통 원인이라고 표현했어요.
그림 하나로 전체 구조를 먼저 보겠습니다
논문에 실린 그림 하나가 이 글 전체의 지도 역할을 해요.

위쪽에서 출발한 화살표가 네 갈래로 갈라집니다.
- 첫째, 세포막의 톨유사수용체(TLR)를 통해 들어오는 신호가 MyD88을 거쳐 NF-κB로 이어지는 갈래입니다.
- 둘째, 병원체 관련 분자유형(PAMPs)과 손상 관련 분자유형이 활성산소(ROS)를 거쳐 NLRP3 인플라마좀을 조립하는 갈래입니다.
- 셋째, 사이토카인이 수용체에 붙어 JAK2를 거쳐 STAT3를 인산화하는 갈래입니다.
- 넷째, 후성유전(epigenetics)과 장-뇌축(gut-brain axis)이라는 두 조절 층입니다.
이 네 갈래가 아래쪽에서 한 지점으로 모입니다. IL-1β와 IL-18이라는 두 사이토카인이에요. 이 둘이 신경 염증을 일으키고, 신경 염증이 신경계 질환으로 이어집니다.
한약 성분이 하는 일은 이 지도의 여러 지점에 동시에 개입하는 것이며, 한 곳만 강하게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곳을 조금씩 조절하는 방식이죠.
이 차이가 뒤에서 계속 나오며, 논문의 저자들이 다중 표적(multi-target)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첫 번째 갈래 — 바깥 신호가 들어오는 관문에서 염증이 시작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까요
가장 먼저 정리된 경로는 TLR4/MyD88/NF-κB예요. 신경 염증의 중심 조절망이라고 부를 만한 경로죠.
이 경로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세포막에 있는 톨유사수용체 4(TLR4)가 병원체 관련 분자유형과 손상 관련 분자유형을 알아보며, 세균 조각일 수도 있고, 죽은 세포에서 나온 물질일 수도 있어요.
신호를 받으면 세포 안쪽의 어댑터 단백질인 MyD88이 이어받고, 그 아래로 NF-κB가 활성화됩니다.
미세아교세포에서 NF-κB 경로가 켜지면 활성산소와 함께 TNF-α, IL-1β, 인터페론-감마 같은 전염증 사이토카인이 분비됩니다. 이것이 신경세포에 대한 이차적인 독성으로 작용합니다.

한약 성분은 이 경로의 어디를 누를까요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한 성분에 대한 연구가 가장 자세합니다. Zhang et al의 연구에서 이 성분은 전염증 사이토카인 생산을 억제하고, 별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를 함께 눌렀습니다.
작용 지점도 구체적으로 확인됐어요. 지질다당류(LPS)로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한 모델에서 이 성분은 IκBα의 인산화를 억제했습니다.
IκBα는 평소 NF-κB를 붙잡아 두는 족쇄인데, 인산화되면 분해되면서 NF-κB를 풀어주며, 그 인산화를 막았다는 것은 족쇄를 그대로 채워 뒀다는 뜻입니다.
또 NF-κB의 구성 단위인 p65가 핵으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했습니다. NF-κB는 핵으로 들어가 DNA에 붙어야 염증 유전자를 켤 수 있으니, 이동을 막으면 아예 명령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경로의 상류인 TLR4 자체의 발현량을 낮췄고, 관문의 개수를 줄인 셈이죠.
세 지점을 동시에 눌렀다는 점이 중요하죠. 실제로 이 성분은 로테논으로 유발한 뇌 손상을 항염증 작용으로 예방했습니다.
신경병증 통증에서는 다른 관문이 문제가 됩니다
모든 신호가 TLR4로만 들어오는 것은 아니에요. 디테르페노이드 계열의 한 성분에서는 다른 관문이 확인됐어요.
이 부분은 Premkumar et al의 연구가 처음이었어요. 이 성분은 TLR3 작용제로 자극했을 때 생기는 COX-2와 iNOS의 발현을 억제했습니다. TLR3 경로를 통한 염증을 막는다는 뜻입니다.
이어서 Zhang et al의 연구에서는 이 성분을 척수강 안으로 투여했더니 TLR3/TRIF/IL-1β 경로가 억제됐습니다. TLR3는 MyD88 대신 TRIF라는 다른 전달자를 쓰거든요.
이 결과가 왜 중요한가 하면, 말초 신경 손상으로 생긴 신경병증 통증을 완화하는 기전으로 제시됐기 때문입니다. 신경병증 통증은 손상된 신경 자체가 통증 신호를 계속 만들어 내는 상태인데, 그 배경에 척수 수준의 염증이 깔려 있다는 이야기예요.
같은 성분은 지질다당류를 100ng/mL로 처리한 근육세포 모델에서도 NF-κB, COX-2, NLRP3, IL-1β, TNF-α의 발현량을 함께 낮췄습니다.
장에서 시작해 혈뇌장벽까지 지키는 방식
사포닌 계열의 한 성분은 조금 다른 그림을 보여줘요. Zhang et al의 연구에서 이 성분은 허혈성 뇌졸중 모델에 여러 경로로 작용했습니다.
- TLR4/MyD88/NF-κB 경로를 억제해 장의 투과성과 염증을 줄였습니다.
- 동시에 미생물-장-뇌축에 작용해 병원성 세균의 양을 줄이고 유익한 세균을 회복시켰습니다.
- 뇌에서는 밀착연접 단백질의 발현을 회복시켜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의 온전함을 지켰습니다.
장의 벽과 뇌의 벽을 동시에 손봤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두 장벽이 실은 하나의 축으로 이어져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뒤에 나올 장-뇌축 이야기의 예고편인 셈이에요.
사람에게서도 확인된 부분이 있습니다
페놀산 계열 성분을 정맥 주사제로 만든 제제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Zhao et al의 연구에서 이 성분들은 TLR4/MyD88과 TNF-α 신호를 억제해 NF-κB와 MAPK 경로를 함께 눌렀고, 별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의 극성도 조절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Wang et al의 연구에서는 급성 뇌경색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단독으로 쓴 경우보다, 이 주사제를 함께 쓴 경우에 3개월 시점의 좋은 기능적 결과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2주간 사용했을 때 신경학적 회복이 개선됐다는 보고도 함께 실렸습니다.
동물 실험에서 멈추지 않고 사람에게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짚어 둘 만하죠.
두 번째 갈래 — 세포가 스스로 터지며 염증을 퍼뜨리는 장치를 어떻게 끌까요
두 번째는 NLRP3 인플라마좀입니다. 이름이 어렵지만 하는 일은 단순해요. 세포 안에 조립되는 경보 장치죠.
이 장치가 조립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NLRP3 인플라마좀은 세 부품으로 이루어진 단백질 복합체입니다. NLRP3 본체, 카스파제-1의 전구체(pro-caspase-1), 그리고 세포자멸 관련 반점 단백(ASC)입니다.
이 셋이 조립되면 연쇄 반응이 시작돼요.
- 전구체 상태이던 카스파제-1이 성숙한 카스파제-1로 바뀝니다. 2. 성숙한 카스파제-1이 가스더민 D(GSDMD)를 자릅니다. 3. 잘린 가스더민 D가 세포막에 구멍을 냅니다. 4. 그 구멍으로 IL-1β와 IL-18이 쏟아져 나오면서 훨씬 심한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파이롭토시스(pyroptosis)라고 부르는 세포사이며, 세포가 염증을 남기지 않고 정리되며 죽는 것이 아니라, 터지면서 염증 물질을 주변에 뿌리며 죽습니다.

주변 세포는 그 물질을 신호로 받아 다시 경보를 울려요. 염증이 스스로를 키우는 구조가 여기서 만들어지는 거죠.
이 장치를 끄는 상위 스위치가 있습니다
다행히 이 경보 장치 위에 조절 스위치가 있어요.
전사 수준의 침묵 정보 조절자 1(SIRT1)과 그 하류의 PGC-1α가 NLRP3 인플라마좀의 활성화를 억제합니다. SIRT1이 매개하는 반응은 산화 스트레스, 염증, 세포자멸을 포함한 여러 생리 과정에 관여합니다.
이 SIRT1이 뒤에 나올 후성유전 부분에서 다시 나와요. SIRT1은 사실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이기 때문이죠. 미리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여러 성분이 각각 다른 지점에서 이 장치를 막습니다
- 안트라퀴논 계열 성분 — Cui et al의 연구에서 실험적 자가면역 뇌척수염(EAE) 쥐 모델의 염증과 탈수초를 줄였고, SIRT1/PGC-1α/NLRP3 경로를 통한 작용으로 제시됐습니다. Jiang et al의 연구에서는 지질다당류와 ATP로 유발한 NLRP3 활성화를 억제하고 가스더민 D의 절단을 차단해 미세아교세포주의 파이롭토시스를 막았습니다. TNF-α, IL-18, IL-1β 수치가 함께 낮아졌고, 해마 신경세포주의 세포자멸이 줄고 생존율이 회복됐습니다.
- 폴리페놀 계열 성분 — Xu et al의 연구에서 로테논으로 유발한 파킨슨병 모델에서 미세아교세포의 NLRP3 활성화를 억제하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을 완화했습니다. Cai et al의 연구는 한 걸음 더 들어가, 이 성분이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 6(HDAC6)에 작용해 NLRP3의 아세틸화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신경 염증을 억제했다고 보고했습니다.
- 사포닌 계열 성분 — Yang et al의 연구에서 파킨슨병 유발 물질을 투여한 마우스와 미세아교세포주 양쪽에서 NF-κB가 매개하는 NLRP3 활성화를 뚜렷하게 억제했습니다. 동시에 Nrf2를 활성화해 활성산소로 인한 NLRP3 활성화를 눌렀습니다. 결과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가 보호됐습니다.
- Li et al의 연구에서는 ADRA1/NF-κB/NLRP3 경로를 억제해 신경 염증을 완화했고, 타우 단백의 병적 상태를 개선했으며, 신경세포와 혈뇌장벽의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켰습니다. 알츠하이머병 모델 마우스의 학습과 기억이 향상됐습니다.
- Zhao et al의 연구에서는 두 가지 생약 추출물을 조합해 NLRP3 인플라마좀과 CAMK4/CREB 경로를 함께 조절함으로써 허혈성 뇌졸중의 신경 염증과 흥분독성을 개선했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 배정 시험이 있습니다
이 경로에서 가장 확실한 근거는 복합 처방 하나에서 나왔어요.
기전 쪽에서는 Wang et al의 연구가 있습니다. 뇌 허혈과 재관류 이후 별아교세포의 사멸을 완화했는데, 절단된 카스파제-11과 카스파제-1, 가스더민 D, NLRP3, IL-6, 절단된 IL-1β의 발현량을 함께 낮추는 방식이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파이롭토시스 연쇄를 단계마다 끊은 셈이죠.
그리고 Dong et al (2024)이 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 있습니다.
-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2,007명을 증상 발생 72시간 이내에 무작위 배정했고, 이 가운데 1,946명(96.5%)이 분석에 포함됐습니다. 평균 나이는 60.5세, 남성이 69.0%였습니다.
- 90일째 좋은 기능적 결과(수정 랭킨 척도 0~1점)의 비율이 시험군 65.8%(640명), 대조군 59.1%(575명)였습니다.
- 오즈비는 1.33(95% 신뢰구간 1.11~1.60), P=0.002였습니다. 오즈비 1.33은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약 1.33배 높았다는 뜻입니다.
- 미리 정해 둔 하위 집단 분석에서도 결과는 비슷한 방향이었습니다.
2,000명 규모에서 신뢰구간이 1을 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90일 기능 결과라는 환자에게 실제로 중요한 지표를 봤다는 점이 이 시험의 값어치입니다.
세 번째 갈래 — 사이토카인 신호를 전달하는 회로를 양방향으로 조절합니다
세 번째는 JAK-STAT 경로예요. 사이토카인이 수용체에 붙으면 야누스 인산화효소(JAK)가 STAT를 인산화하고, 인산화된 STAT가 핵으로 들어가 유전자를 켭니다.
미세아교세포와 별아교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이 경로가 신경 염증을 끌고 가는 주된 동력이 됩니다.

억제만이 답은 아닙니다
이 부분이 이 논문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 가운데 하나예요.
Su et al의 연구는 JAK1/STAT3 신호가 신경세포의 증식과 분화, 예정된 세포사를 조절하는 핵심 조절자이면서 염증 반응 기전에도 깊이 관여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즉 이 경로는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를 살리는 일도 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끄면 안 되는 거죠.
페닐에탄오이드 배당체 계열 성분에 대한 Lu et al의 연구가 이 지점을 보여주며, 이 성분은 p-JAK1/JAK1과 p-STAT3/STAT3 비율을 오히려 뚜렷하게 증가시켰습니다. 인산화된 형태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이 회로를 켰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결과는 신경세포 증식이 촉진되면서 동시에 신경 염증 반응은 억제되는 쪽이었고, 강한 항우울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Nakamura et al의 연구에서도 노화한 대식세포에서 지속되는 STAT3 신호가 미세아교세포의 M2 극성화를 지휘하고 신생혈관 형성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같은 신호가 맥락에 따라 회복 쪽으로 작동한다는 뜻이에요.
한약 성분들이 이 경로에서 하는 일을 논문의 저자들은 양방향 조절(dual-directional modulation)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세부 아형에 따라 선택적으로 켜거나 끈다는 것이죠.
억제하는 쪽의 방식들
- 플라보노이드 배당체와 테르펜 락톤을 함유한 추출물 — Zhang et al의 연구에서 별아교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동시에 LCN2-JAK2/STAT3 경로를 통해 신경 염증 연쇄반응을 차단했습니다.
- 모노테르펜 배당체 계열 성분 — Shi et al의 연구에서 수지상세포의 SOCS3 발현량을 뚜렷하게 증가시켜 IL-6/STAT3 경로를 효과적으로 억제했습니다. SOCS는 JAK의 활동을 조이는 억제 인자 계열입니다. 브레이크를 직접 밟는 대신 브레이크 부품을 더 만들게 하는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Zhang et al의 연구에서는 같은 성분이 STAT3의 인산화를 억제해 Th17 분화를 줄였고, 수지상세포의 IL-6 생산을 억제하면서 자가면역 뇌척수염 모델의 임상 점수를 낮추고 질병 진행을 늦췄습니다.
- 디테르페논 계열 성분 — Chen et al의 연구에서 JAK2의 인산화효소 활성을 억제해 STAT1의 727번 세린 자리 인산화를 막았습니다.
네 번째 갈래 — 후성유전 조절, 유전자를 바꾸지 않고 발현만 바꾸는 방식
이제 이 글의 중심이에요.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후성유전이란 무엇이고 왜 염증과 연결될까요
후성유전은 DNA 염기서열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층위입니다.
같은 악보를 두고 어떤 마디를 크게 연주하고 어떤 마디를 작게 연주할지 정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악보에 해당하는 DNA는 그대로인데 연주에 해당하는 발현이 달라지는 거예요.
이 논문은 후성유전의 주요 기전을 셋으로 정리했습니다.
-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 히스톤 변형(histone modification)
- 비암호화 RNA(non-coding RNA)
염증 유전자도 이 층위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래서 염증을 다루는 방법이 반드시 단백질을 직접 막는 것일 필요는 없어요. 그 단백질을 만들라는 명령의 크기를 조절해도 되죠.

DNA 메틸화 — 유전자 앞에 채워진 자물쇠를 푸는 방식
DNA 메틸화는 되돌릴 수 있고 유전될 수도 있는 후성유전 변형이며, DNA 염기서열을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에 한 겹의 통제를 더합니다.
작동 방식은 이래요. 유전자의 시작 부위인 프로모터(promoter)에 메틸기라는 작은 화학 표지가 붙습니다.
표지가 많이 붙으면 그 유전자를 읽는 기계가 접근하기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발현이 줄어들며, 자물쇠가 채워진 셈이죠.
여기서 Klotho라는 단백질이 등장해요. 항산화, 항섬유화, 항염증 작용을 하는 보호 단백질인데, 이 단백질의 프로모터가 DNA 메틸화에 취약합니다. 즉 자물쇠가 잘 채워지는 편이에요.
Yang et al의 연구가 이 과정에 개입했고, 폴리페놀 계열 성분을 고포도당 조건에서 처리했더니 다음 일이 일어났습니다.
- DNA 메틸화 전달효소 3a(DNMT3a)를 통해 Klotho 유전자 프로모터의 메틸화가 감소했습니다. 자물쇠를 채우는 효소 쪽에 작용해 표지가 덜 붙게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 그 결과 Klotho의 발현량이 증가했습니다. 자물쇠가 풀리니 보호 단백질이 다시 만들어진 것이죠.
- 이어서 IL-1β, IL-6, TNF-α 수치가 함께 낮아졌습니다.
순서를 다시 보시면 구조가 분명해져요. 염증 사이토카인을 직접 붙잡아 없앤 것이 아니며, 염증을 억제하는 쪽 유전자의 자물쇠를 푼 결과로 사이토카인이 줄었습니다.
방어를 복원해서 공격을 줄이는 방식인 거예요. 이 차이가 후성유전 조절의 성격을 잘 보여주죠.
히스톤 변형 ① — 실패에 감긴 실을 조이는 방식
두 번째는 히스톤 변형이에요.
DNA는 세포 안에서 그냥 풀려 있지 않아요. 히스톤이라는 단백질 실패에 감겨 있죠. 이 실패에 아세틸기가 붙으면 감긴 실이 느슨해져 유전자를 읽기 쉬워지고, 아세틸기가 떨어지면 다시 조여져 읽기 어려워집니다.
아세틸기를 떼어내는 효소가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HDAC)이며, 그리고 시르투인(sirtuin)은 NAD+에 의존하는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 계열입니다.
앞서 NLRP3 부분에서 나왔던 SIRT1이 바로 이 계열이에요. 염증 조절과 후성유전이 실제로는 같은 분자에서 만난다는 것을 여기서 확인하게 되죠.
Liu et al의 연구에서 사포닌 계열 성분은 SIRT1을 활성화해 NF-κB 경로를 억제했고, 그 결과 외상성 뇌손상 이후 해마 신경세포의 신경 염증이 완화됐습니다.
시험관 실험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됐어요. 이 성분은 SIRT1/NF-κB 경로를 조절해 지질다당류로 유발한 미세아교세포 활성화를 억제했고, 그 결과 해마 신경세포의 손상이 줄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래요. 히스톤 실패를 조이는 효소를 활성화해서 염증 유전자 쪽을 덜 읽히게 만든 겁니다.
히스톤 변형 ② — 효소와 경보 장치가 직접 손잡는 지점
같은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 계열이지만 HDAC6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등장해요.
안트라퀴논 계열 성분을 척수에 투여한 연구에서 다음이 관찰됐습니다.
- 백혈구의 침윤이 감소했습니다.
- IL-1β의 발현량이 감소했습니다.
- HDAC6의 활성이 감소했습니다.
- HDAC6와 NLRP3 사이의 상호작용이 약해졌습니다.
- 그 결과 HDAC6-NLRP3 복합체의 활성이 낮아지면서 NLRP3 인플라마좀 반응이 억제됐습니다.
- 최종적으로 척수의 염증과 만성 염증성 통증이 줄었습니다.
여기가 이 논문에서 가장 정교한 대목이에요. 후성유전 효소인 HDAC6가 NLRP3라는 염증 장치와 직접 물리적으로 결합하고 있었고, 그 결합을 떼어낸 것이 곧 염증 억제로 이어졌습니다.
앞서 폴리페놀 계열 성분에서 나온 결과도 같은 구조였죠. 두 연구가 서로를 받쳐 주는 셈이에요.
HDAC6에 작용해 NLRP3의 아세틸화를 직접 조절했다는 보고였고, NLRP3 단백질 자체에 붙는 아세틸기의 양이 그 장치의 켜짐 정도를 정한다는 뜻입니다.
즉 아세틸화라는 후성유전 언어가 히스톤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염증 단백질 본체에도 그대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만성 염증성 통증이 줄었다는 결과도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서 중추가 신호를 증폭하는 중추감작(central sensitization, CS) 상태에도 이 층위가 관여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비암호화 RNA — 명령서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방식
세 번째는 비암호화 RNA예요. 그중에서도 마이크로RNA(miRNA)가 중심이죠.
마이크로RNA는 18~25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이루어진 아주 짧은 RNA이며,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가 아니라 조절자인 거죠.
작동 방식은 이렇습니다. 마이크로RNA가 전령 RNA(mRNA)의 3'-비번역 부위(3'-UTR)에 달라붙습니다.
그러면 두 가지 중 하나가 일어나며, 번역이 억제되거나, 전령 RNA 자체가 분해됩니다.
단백질을 만들라는 명령서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셈이에요.
Ding et al의 연구가 이 경로를 신경 염증과 연결했습니다.
- 표적 예측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miR-182-5p의 표적 유전자가 Rac1임을 예측했습니다.
- 활성화된 Rac1은 NF-κB와 NOX2를 활성화합니다. 그 결과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늘고 신경세포가 죽습니다.
- 알칼로이드 계열 성분이 신경세포에서 손상된 Rac1에 작용해 신경 염증을 완화했습니다.
또 하나의 마이크로RNA가 미세아교세포 쪽에서 등장하며, miR-125b-5p는 미세아교세포에서 높게 발현되는 면역 관련 마이크로RNA예요.
Zeng et al의 연구에서 디테르페논 계열 성분의 유도체를 전처치했더니 다음이 관찰됐습니다.
- 지질다당류로 자극했을 때 나오는 전염증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억제됐습니다.
- STAT3 경로 관련 단백질과 세포자멸 관련 단백질이 감소했습니다.
- miR-125b-5p와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의 발현량이 증가했습니다.
- 미세아교세포가 M1에서 M2 표현형으로 전환됐습니다.
이 성분은 신경병증 통증 모델 쥐에서 진통 효과와 항신경염증 효과를 함께 보였습니다.
후성유전 조절이 왜 특별할까요
여기까지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 나와요.
- DNA 메틸화 — 유전자 앞의 자물쇠를 조절합니다. 보호 유전자 쪽 자물쇠를 풀었습니다.
- 히스톤 변형 — 실패에 감긴 실의 조임을 조절합니다. 염증 유전자 쪽을 조였고, 염증 단백질 본체의 아세틸화까지 조절했습니다.
- 비암호화 RNA — 이미 만들어진 명령서를 가로챕니다. 염증을 키우는 표적의 번역을 막았습니다.
세 층위가 서로 다른 시점에 개입하며, 유전자를 읽기 전과 읽는 중, 읽은 뒤에 각각 한 번씩이에요.
그리고 이 세 가지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으며, DNA 염기서열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성 염증이 오래 이어진 몸에서는 이 후성유전 표지가 염증 쪽으로 굳어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극이 사라져도 반응이 안 꺼지는 상태의 배경에 이 굳어짐이 있는 거죠.
그 표지를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영역이 주목받는 이유예요. 인천 송도에서 만성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상담하실 때 저희가 가장 관심을 두고 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다섯 번째 갈래 — 세포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방식
지금까지가 신호와 유전자 이야기였다면, 이제 세포 이야기예요.
미세아교세포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세아교세포는 신경독성을 띠는 M1 표현형과 신경보호 작용을 하는 M2 표현형으로 나뉩니다.
- M1 표현형은 일산화질소, IL-1β, TNF-α 같은 전염증 매개물질을 방출합니다. 신경독성과 수초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 M2 표현형은 인슐린유사 성장인자-1(IGF-1), 아교세포유래 신경영양인자(GDNF),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같은 신경영양 분자와 항염증 사이토카인을 방출합니다. 이 분자들은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의 분화를 촉진해 신경 보호와 수초 재생을 돕습니다.
같은 세포인데 성격이 정반대죠. 그래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성격을 바꾸는 전략이 나오는 거예요.

- 사포닌 계열 성분 — Yu et al의 연구에서 자가면역 뇌척수염 모델의 마비와 병리를 개선했습니다. M1 미세아교세포가 일으키는 신경독성을 억제하고 M2 표현형으로의 전환을 촉진했으며, TLR4/MyD88/NF-κB 억제를 통해 신경세포를 세포자멸로부터 보호했습니다.
- 디테르페논 계열 성분 — Chen et al의 연구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 베타(ERβ)/IL-10 신호를 활성화해 미세아교세포의 극성을 M2 쪽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외상성 뇌손상 마우스에서 신경세포 소실과 신경 염증 반응이 함께 줄었습니다.
- 페닐프로판 배당체 계열 성분 — Liu et al의 연구에서 M1 미세아교세포를 처리했더니 M2 표현형으로 전환되면서 희소돌기아교세포의 분화가 촉진됐습니다. 신경계 질환에서 수초 재생을 도울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 쑥 계열 식물 추출물 — IG et al의 연구에서 미세아교세포 활성화와 자가포식-리소좀 경로를 조절해 과도한 신경 염증과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함께 개선했습니다.
별아교세포도 마찬가지입니다
별아교세포 역시 신경독성을 띠는 A1과 신경영양 작용을 하는 A2로 나뉘어요.
- 사포닌 계열 성분 — Yu et al의 연구에서 별아교세포를 신경보호적인 A2 표현형 쪽으로 이동시켜 자가면역 뇌척수염 모델의 마비를 개선했고, 신경세포를 세포자멸과 병리로부터 보호했습니다.
- 페놀 배당체 계열 성분 — Wang et al의 연구에서 미세아교세포와 별아교세포의 발달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신경세포 세포자멸을 예방했습니다.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조기 뇌손상을 막았습니다. Zuo et al의 연구에서는 이 성분이 안지오텐신 II 1형 수용체를 통해 별아교세포의 표현형 변화를 조절하며, RAS-SIRT3 경로를 통해 치료 효과를 낸다고 제시했습니다.
다만 논문의 저자들은 이 조절 기전이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앞으로의 연구 과제라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여섯 번째 갈래 — 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축
마지막은 장-뇌축이에요.
장내 세균이 뇌 발달에 관여합니다
현재 연구들은 장내 세균총이 미세아교세포의 성숙, 혈뇌장벽의 발달, 신경세포 증식에 기여한다고 보며, 장-뇌축에서 결정적인 요소들이죠.
그리고 다발성경화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이 장내 미생물과 연관되어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Agirman et al의 연구는 순서를 뒤집어 보여줬습니다. 장의 이상이 장-뇌축을 통해 염증 인자의 체액성 신호 전달을 촉진하고, 장 투과성을 바꿔 놓으며, 중추신경계 면역계에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신경 염증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뇌보다 장이 먼저일 수 있다는 이야기죠.

한약 성분이 장벽을 다시 조입니다
알칼로이드 계열 성분에 대한 Sun et al의 연구가 자세합니다.
- 알츠하이머병 마우스의 장에서 유산균의 수가 뚜렷하게 늘었고, 장의 염증이 줄었으며,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유지됐습니다.
- 장 조직의 면역형광 분석에서 ZO-1, occludin, claudin-1 같은 장 밀착연접 단백질의 발현량이 뚜렷하게 증가했습니다. 장벽의 이음새를 다시 조인 것입니다.
- 그 결과 장의 투과성이 개선되면서 내독소가 장벽을 통해 혈류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 여기에 더해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제거하고 뇌의 신경세포 수를 늘렸습니다.
새는 장을 막아서 뇌의 염증을 줄이는 구조예요.
- 다당체 계열 성분 — Yang et al의 연구에서 노화 촉진 모델 마우스의 해마 단백체와 혈청 대사체 양상을 조절했고, 장벽을 강화하고 신경 염증 반응을 줄였으며 신경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감소시켰습니다. 장-뇌축 조절을 통해 인지 장애가 개선됐다는 해석입니다.
- 또 다른 다당체 계열 성분 — He et al의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과 아교세포의 극성을 함께 조절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예방할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 위장을 다스리는 계열의 복합 처방 — 알파-시누클레인이 장-뇌축을 따라 퍼지는 것을 막았고, 신경 변성과 행동 이상을 예방했습니다. 장-뇌축에 관여하는 유익한 세균을 늘리고, 파킨슨병 모델 마우스에서 NLRP6와 가스더민 D의 발현량을 낮췄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도 논문의 저자들은 한약이 장-뇌축에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불충분하며 앞으로의 연구 방향이라고 적었습니다.
아직 넘지 못한 벽 — 생체이용률과 전달 기술
여기까지 읽으시면 한 가지 의문이 남으실 거예요. 기전이 이렇게 많이 밝혀졌는데 왜 아직 표준 치료가 아닐까.
논문이 스스로 답을 적어 뒀어요. 대부분의 한약 성분은 경구 투여 후 생체이용률이 낮습니다.
효과가 있어도 몸 안에 충분히 들어가지 못하고, 들어가도 혈뇌장벽을 넘어 뇌까지 닿는 양이 적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최근 연구는 전달 기술 쪽으로 옮겨 갔죠.
- 미세아교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을 운반체로 쓴 연구 — Zhao et al의 보고에서 이 전달 시스템은 약물의 표적화와 뇌 침투를 개선했습니다. 두 가지 알칼로이드 계열 성분을 함께 실었더니 신경세포 회복, 아밀로이드 베타 포식 억제, 미세아교세포 활성 억제, 염증 인자 분비 조절이 더 효과적으로 나타났습니다.
- 나노구조 지질 담체를 코로 투여한 연구 — Hassan et al의 보고에서 파킨슨병 모델의 운동 기능이 개선되고 우울 증상이 완화됐습니다. 다른 투여 방식보다 NF-κB와 히스톤 B의 발현을 더 크게 낮췄습니다. 히스톤 B가 높아지면 전염증 매개물질과 미토콘드리아 유래 활성산소가 만들어져 결국 신경세포 죽음을 유도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결과입니다.
- IGF1R을 표적으로 하는 리포솜 연구 — Yang et al의 보고에서 성분을 그대로 쓸 때보다 항신경염증 효과가 강했습니다.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와 전염증 사이토카인 방출을 억제했고, 생물학적 안전성도 양호했습니다.
코로 투여하거나, 세포가 만든 주머니에 실어 보내거나, 뇌혈관 수용체를 겨냥한 껍질에 담는 방식이며, 성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배달 방법을 바꾸는 접근인 거죠.
이 논문이 가진 한계
정직하게 적어 두겠습니다. 좋은 이야기만 하면 근거가 아니니까요.
첫째, 근거의 성격을 먼저 짚어 두겠습니다. 새로운 실험을 한 것이 아니라 기존 연구들을 모아 정리한 글이에요.
둘째, 인용된 연구의 대부분이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이며, 사람에게서 결과가 나온 것은 앞서 소개한 뇌졸중 관련 두 건 정도입니다.
셋째, 논문의 저자들이 직접 꼽은 과제가 셋 있으며, 낮은 생체이용률, 기전의 복잡성, 그리고 임상 중개 근거의 부족입니다.
넷째, 동물 모델에서 쓰인 용량과 사람이 실제로 복용하는 양은 다르며, 세포에 직접 처리한 농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자들은 앞으로 다중 오믹스 기법과 엄격하게 설계된 임상시험, 그리고 학제 간 전략을 결합해야 한다고 결론에 적었습니다. 저희도 같은 자리에서 읽고 있습니다.
이 기전들은 신경병증·자가면역질환과 어떻게 연결될까요
이 논문을 진료실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돼요.
신경병증
신경병증은 신경 자체가 손상되어 통증이나 감각 이상을 만드는 상태이며, 검사에서 잘 안 잡히는데 증상은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죠. 많은 분들이 답답해하시는 지점이에요.
이 논문에서 신경병증 통증과 직접 연결된 결과가 여럿 나왔습니다. 척수강 내 투여로 TLR3/TRIF/IL-1β 경로를 억제한 연구, 척수에서 HDAC6-NLRP3 복합체를 떼어내 만성 염증성 통증을 줄인 연구, 마이크로RNA와 미세아교세포 표현형을 함께 바꿔 신경병증 통증 모델에서 진통 효과를 낸 연구입니다.
공통점은 신경 그 자체가 아니라 신경 주변의 아교세포와 염증을 겨냥했다는 점이에요. 신경병증에서 손상된 신경만 보면 답이 안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가면역
다발성경화증 모델인 실험적 자가면역 뇌척수염이 이 논문에서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염증과 탈수초를 줄인 연구, Th17 분화를 줄이고 임상 점수를 낮춘 연구, M1을 M2로 A1을 A2로 돌려 마비를 개선한 연구가 모두 이 모델에서 나왔습니다.
자가면역질환에서 면역이 자기 조직을 공격하는 구조는 결국 어떤 세포가 어떤 성격으로 서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공격형으로 서 있는 세포를 회복형으로 돌리는 접근이 이 논문 전체를 관통하죠.
중추감작
통증이 오래 이어지면 말초에서 오는 입력이 그대로인데도 중추가 신호를 증폭하기 시작하며, 이것을 중추감작이라고 부르죠.
이 논문이 다룬 척수 수준의 염증과 미세아교세포 활성화는 중추감작의 생물학적 기반과 겹칩니다. 만성 염증성 통증이 줄었다는 결과들이 그 접점에 있어요.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병증을 중심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먼저 분명히 적어 두겠습니다. 저희는 한의원이라 혈액 검사나 뇌 영상 검사, 병원약 처방은 하지 않습니다. 진단과 검사는 신경과나 류마티스내과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함께 살피면서 한의학적으로 어떤 방향을 잡을지 상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정리한 내용은 대부분 세포와 동물에서 확인된 기전입니다. 이 기전이 있으니 낫는다는 뜻이 아니에요. 다만 한약이 몸에서 무엇을 건드리는지에 대한 지도가 생겼다는 의미는 분명히 있습니다.
인천 신경병증 한의원을 찾으시는 분들께 저희가 자주 드리는 말씀이 하나 있으며, 만성으로 넘어간 염증은 스위치 하나를 끄는 방식으로는 잘 안 꺼집니다. 이 논문이 보여주듯 신호 전달과 유전자 발현, 세포의 성격, 장의 상태가 서로를 붙들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후성유전 부분이 그렇습니다. 오래된 염증은 유전자 발현의 기본값 자체를 염증 쪽으로 옮겨 놓습니다.
그래서 급성기를 넘긴 뒤에도 몸이 예전으로 안 돌아오는 경우가 생기죠. 되돌릴 수 있는 층위라는 점이 저희에게는 중요한 실마리입니다.
송도에서 오래 치료를 이어 오신 분들께는 시간이 걸린다는 말씀을 미리 드리며, 기본값을 옮기는 일이라 그래요.
자주 묻는 질문
Q. 한약을 먹으면 뇌의 염증이 실제로 줄어드나요
세포와 동물 실험에서는 여러 경로에서 그런 결과가 반복해서 나왔습니다. 사람에게서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2,007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시험에서 90일째 기능 결과가 더 좋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오즈비 1.33, 95% 신뢰구간 1.11~1.60). 다만 이 결과를 다른 신경계 질환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Q. 후성유전을 바꾼다는 말이 유전자를 바꾼다는 뜻인가요
아니며, DNA 염기서열은 그대로 두고 그 유전자를 얼마나 읽을지만 조절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보호 유전자 앞의 메틸 표지를 줄여 발현량을 늘린 연구,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를 활성화해 염증 유전자 쪽을 조인 연구가 소개됐습니다.
Q. 뇌 질환인데 장을 왜 보나요
장내 세균총이 미세아교세포의 성숙과 혈뇌장벽 발달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Agirman et al의 연구에서는 장의 이상이 중추신경계 면역계의 변화보다 먼저 신경 염증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장벽 단백의 발현량을 늘려 새는 장을 막았더니 뇌의 염증이 줄었다는 동물 연구도 있고요.
Q. 그러면 지금 먹는 병원약을 줄여도 되나요
그렇지 않으며, 이 논문에서 사람 대상 결과가 나온 두 건은 모두 표준 치료에 더해서 쓴 병용 연구였습니다. 대신해서 쓴 것이 아니에요. 복용 중인 약의 조절은 처방하신 의료기관과 상의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 Zhang L, Yang J, Yang Y, Yang M, Yang J, Yu C, Zhang H, Tuo J, Xu Z. Bioactive compounds in Chinese herbal medicine: anti-inflammatory mechanisms targeting neurological disorders. Front Nutr. 2025;12:1646438. doi:10.3389/fnut.2025.1646438
- Dong Y, Jiang K, Li Z, Zhou Y, Ju B, Min L, He Q, Fan P, Hu W, Qu H, Wu H, Pan C, Cao Y, Lou X, Zhang G, Zhang J, Hu F, Dong Q; TISS Trial Investigators. Tongxinluo and Functional Outcomes Among Patients With Acute Ischemic Stroke: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 Open. 2024;7(9):e2433463. doi:10.1001/jamanetworkopen.2024.33463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