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칼럼 혀 통증 클리닉
블로그

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구강작열감증후군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혹시 매일 먹는 약이 입안의 화끈거림과 혀통증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혀가 따갑고 입안이 화끈거리며 쇠맛이나 쓴맛이 도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여러 원인이 겹쳐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그런데 그 원인 중 하나로 평소 복용하던 약물이 지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혈압약,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등 일부 약물은 복용을 시작한 뒤 입안 증상을 새롭게 유발할 수 있어, 약물 이력을 점검하는 것이 진단의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약물이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일으킨다는 근거

여러 증례 보고를 살펴보면 특정 약을 복용하고 빠르면 6일, 늦으면 1년이 지난 시점에 입안 화끈거림이 시작된 사례들이 확인됩니다. 그리고 그 약을 중단한 뒤 증상이 서서히 가라앉는 양상이 관찰되면서, 복용하던 약이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원인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약물 시작 → 증상 발생 → 약물 중단 → 증상 완화라는 시간적 인과 관계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즉 약을 빼고 넣는 흐름에 따라 증상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 핵심 단서가 됩니다.

어떤 약들이 보고되었나

문헌상 구강작열감증후군과 연관되어 보고된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례가 보고된 계열은 고혈압약입니다.

  • 고혈압약: Enalapril, Captopril, Lisinopril, Candesartan, Eprosartan, Ramipril
  • 항경련제: Clonazepam
  • 항레트로바이러스제: Efavirenz
  • 항우울제: Fluoxetine, Sertraline, Venlafaxine
  • 호르몬대체요법(HRT)

50대 이상 여성에서 구강작열감증후군이 많이 나타난다는 점도 약물과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연령대는 고혈압, 당뇨, 우울증, 수면장애 같은 기저질환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증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고혈압약, 당뇨약, 신경안정제, 항불안제 등을 이미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약 중에서도 왜 특정 계열만 문제가 될까

고혈압약은 크게 5가지 계열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관련해 보고되는 것은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에 작용하는 ACEIs와 ARBs 두 종류입니다.

이 약들이 작용하는 경로를 따라가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 Angiotensinogen이 renin에 의해 Angiotensin I로 전환됩니다.
  • Angiotensin I은 다시 ACE에 의해 Angiotensin II로 바뀝니다.
  • Angiotensin II가 수용체에 결합해 혈압 조절 기능을 수행합니다.

ACEIs와 ARBs는 본래 신장과 심장을 주된 표적으로 삼지만, 동시에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 환자에서 이 신경계 작용이 입안의 통증·작열감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같은 고혈압약이라도 작용 기전이 다른 다른 계열에서는 이런 보고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이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치료제가 오히려 원인이 되는 역설

흥미로운 점은 **Clonazepam(리보트릴)**의 사례입니다. 이 약은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정반대로 다른 질환을 치료하려고 복용하다가 도리어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유발한 사례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같은 약이 누군가에게는 증상을 줄이는 치료제가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증상을 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이 질환의 약물 반응이 개인마다 크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약물과 증상의 관계는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보다 개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 의심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입안이 화끈거리고 혀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최근 새로 복용하기 시작한 약이 있다면, 우선 담당 의사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해당 약물이 증상과 관련이 있는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확인 방법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 의심되는 약을 중단하거나 같은 효과의 대체 약물로 변경합니다.
  • 약을 바꾼 뒤 구강작열감증후군 증상이 줄어드는지 일정 기간 관찰합니다.
  • 증상 변화 양상을 의료진과 공유하며 연관성을 판단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고혈압약이나 항우울제처럼 중요한 약을 임의로 끊으면 본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절대 혼자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과 상의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구강작열감증후군을 비롯한 만성 구강 증상을 환자 개개인의 복약 이력과 기저질환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접근합니다. 약물 연관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기존 처방 의료기관과의 협진 방향까지 함께 고려하여, 증상의 근본 원인을 찾는 데 초점을 둡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을 복용한 지 얼마 만에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생길 수 있나요?
증례 보고에 따르면 빠르면 복용 6일 후, 늦으면 1년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등 발생 시점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따라서 최근뿐 아니라 비교적 오래전부터 복용해 온 약도 점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모든 고혈압약이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일으키나요?
아닙니다. 고혈압약은 크게 5가지 계열로 나뉘는데, 그중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에 작용하는 ACEIs와 ARBs 계열에서 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들 약물이 신경계에도 작용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Q. 의심되는 약을 제가 직접 끊어봐도 될까요?
안 됩니다. 고혈압약이나 항우울제 등을 임의로 중단하면 본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알리고 약물 중단이나 대체 여부를 상의하면서 증상 변화를 관찰해야 합니다.

고민되는 증상이 있으신가요?

이레한의원에서 1:1 맞춤 상담을 받아보세요.

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의료진 소개 더보기 →

관련된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