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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증후군 침샘재생을 도와 침분비량을 늘려주는 한약의 치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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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 침샘재생을 도와 침분비량을 늘려주는 한약의 치료 효과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으로 입이 마르면 말하기, 삼키기, 잠자기까지 온종일 불편합니다. 인공타액이나 침분비 촉진제가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침샘 자체를 되살리는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갈증이 큽니다. 오늘은 한약이 침샘을 재생시켜 침분비량을 늘릴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원리가 무엇인지를 2025년 국제 약물설계개발치료학회지(Drug Design, Development and Therapy)에 실린 최근 실험 연구를 통해 리뷰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와 음을 함께 보하는 전통 처방이 실제로 침샘의 물 통로를 회복시키고 자가면역 염증을 가라앉힌다는 것이, 현대 분자생물학 기법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 전체 개요 — 한약 처방, 두 가지 동물 모델, 면역세포·사이토카인·신호전달 경로에 미친 영향을 정리한 도식

왜 침이 마르는가 — AQP5라는 열쇠

침샘이 침을 만들어 내보내려면 물이 세포를 통과해 침샘관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이때 물이 지나가는 통로가 아쿠아포린-5(AQP5)라는 단백질입니다. 침샘 세포막에 자리 잡은 이 물 통로가 충분해야 침이 원활하게 분비됩니다. 그런데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턱밑샘에서는 AQP5 발현이 뚜렷하게 줄어 있고, 그 감소 정도가 구강건조 증상의 심각도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즉 침이 마르는 근본에는 자가면역 염증으로 침샘이 망가지고 물 통로가 사라지는 과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치료라면 두 가지를 함께 해내야 합니다. 염증을 가라앉히고, 물 통로를 되살리는 것입니다.

어떤 한약인가 — 자음익기의 복합 처방

이 연구가 다룬 처방은 사태합제(STHJ)로, 음을 보하고 기를 북돋우는 자음익기(滋陰益氣)를 목표로 설계된 열두 가지 한약재의 복합 처방입니다. 구성 약재는 사삼, 태자삼, 지황, 황기, 석곡, 맥문동, 구기자, 백강잠, 하고초, 소맥, 대추, 감초입니다. 이 가운데 황기와 지황의 조합은 기와 혈을 함께 보하고 음을 기르는 상승 작용이 있어, 전통적으로 입마름 치료에 함께 쓰여 온 핵심 짝입니다.

열두 가지 한약재의 품질 표준 검사 — 박층크로마토그래피로 지표 성분을 확인

연구진은 먼저 이 처방의 품질을 표준화했습니다. 박층크로마토그래피로 각 약재의 지표 성분을 확인했는데, 지황의 카탈폴, 황기의 아스트라갈로사이드, 석곡의 덴드로빈, 하고초의 로즈마린산, 감초의 글리시리진 등 핵심 활성 성분이 기준물질과 일치함을 검증했습니다. 한약 복합 처방은 성분이 복잡해 품질이 들쭉날쭉하기 쉬운데, 이렇게 지표 성분을 정해 표준화한 것은 재현 가능한 치료 효과를 담보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입니다.

실험 1 — 침분비가 억제된 흰쥐에서

먼저 침분비를 인위적으로 막은 흰쥐 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부교감신경을 차단해 침이 마르게 하는 무스카린 수용체 길항제(아트로핀 계열)로 구강건조를 유발한 모델입니다. 사람에게 임상적으로 쓰이는 침분비 촉진제 필로카르핀을 비교 약으로 두고, 사태합제를 저·중·고 용량으로 나누어 투여했습니다.

흰쥐 모델 결과 — 침분비량 회복(E), AQP5 물 통로 단백질 발현 회복(B·D), 장기 조직 정상 유지(A)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모델군에서는 턱밑샘이 위축되고 염증이 있었으나, 중·고용량 한약을 투여한 쥐는 침샘 구조가 뚜렷하게 보존되었습니다. 줄어들었던 AQP5 물 통로 발현은 한약 용량이 높아질수록 회복되었고(용량 의존적), 이에 발맞추어 침분비량도 늘었습니다. 특히 투여 60분 시점에서 중·고용량군의 침분비가 두드러졌으며, 고용량군의 총 침분비량은 필로카르핀에 필적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즉 한약이 물 통로를 되살려 침샘 기능을 개선한다는 것을, 임상 표준약에 견줄 만한 정도로 보여준 것입니다.

실험 2 — 쇼그렌 생쥐에서

다음은 자가면역 그 자체를 재현한 모델입니다. 턱밑샘 항원을 반복 주사해 사람의 쇼그렌증후군과 비슷하게 림프구가 침샘에 몰려들어 조직을 망가뜨리는 생쥐 모델을 만들고, 여기에 사태합제를 투여했습니다.

쇼그렌 생쥐 모델 — 침샘 섬유화 감소(D), AQP5 발현 회복(E), 6주에 걸친 침분비량의 지속적 증가(F)

모델 생쥐의 침샘에서는 염증세포 침윤과 선방 위축이 심했는데, 한약 투여로 특히 중·고용량군에서 이것이 완화되었습니다. 마손 염색으로 확인한 침샘의 섬유화도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줄었습니다. 섬유화는 한번 굳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인데, 이를 억제했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사라졌던 AQP5 물 통로는 용량 의존적으로 회복되었고, 6주에 걸쳐 반복 측정한 침분비량은 한약군에서 일관되게 개선되어 고용량군은 정상 대조군에 근접했습니다.

어떻게 — 자가면역 염증을 가라앉히다

한약이 단지 물 통로만 늘린 것이 아니라, 쇼그렌증후군의 뿌리인 자가면역 염증 자체를 조절했다는 점이 이 연구의 핵심입니다.

면역 침윤과 염증의 변화 — 침샘으로 몰려든 B세포·T세포 감소, 조절 T세포 회복(A·B), 염증 사이토카인과 자가항체 감소(C)

침샘으로 몰려들었던 면역세포들, 즉 B220 양성 B세포와 CD4·CD8 T세포의 침윤이 한약 투여로 줄었습니다. 반대로 과도한 면역을 진정시키는 조절 T세포(CD4+FOXP3+ Treg)는 회복되었습니다. 혈액에서는 염증을 부추기는 사이토카인인 TNF-α, TNF-β, IFN-γ, 그리고 IL-6가 모델군에서 크게 높아져 있었는데 한약이 이를 유의하게 낮추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쇼그렌증후군의 특징적 자가항체인 anti-SSA/Ro와 anti-SSB/La가 함께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한약이 증상만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일으키는 면역 이상 자체에 작용했음을 시사합니다.

기전 — NF-κB와 p38 MAPK를 누르다

그렇다면 이 항염증 작용은 어떤 분자 스위치를 통해 일어났을까요. 연구진은 염증을 켜는 두 개의 핵심 신호전달 경로, NF-κB와 p38 MAPK를 지목했습니다.

NF-κB와 p38 MAPK 경로 억제 — 활성화 지표(p-IKKβ, p-p65, p-p38, p-IKBα)의 인산화가 한약으로 감소

모델 생쥐의 침샘에서는 이 경로들이 활성화되어 p65, IKKβ, IκBα, p38 단백질의 인산화가 높아져 있었습니다. 인산화는 이 신호 스위치가 켜졌다는 표시입니다. 중·고용량 한약은 이 인산화를 유의하게 억제해, 염증 신호를 원천에서 눌렀습니다. NF-κB는 수많은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지휘하는 총사령탑 같은 존재이므로, 이 경로를 진정시켰다는 것은 앞서 관찰된 사이토카인 감소와 면역세포 침윤 감소를 하나로 설명해줍니다.

전체 작용 기전 요약 — 한약이 면역세포 침윤과 사이토카인, 그리고 NF-κB·p38 신호를 억제해 침샘을 보호

위 도식이 전체 그림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한약이 턱밑샘으로 향하는 면역세포 침윤을 줄이고, 혈중 염증 사이토카인을 낮추며, 세포 안에서는 MAPK p38과 NF-κB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다층적 작용으로 침샘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안전성 — 급성 독성 없음

효과가 있어도 안전하지 않으면 쓸 수 없습니다. 연구진은 흰쥐에서 급성 독성 시험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안전성 평가 — 간·신장 기능 지표(A) 정상, 주요 장기 조직(B)에 손상 없음

투여 기간 동안 이상 행동이나 섭식 변화가 없었고, 간 기능 지표(ALT, AST)와 신장 기능 지표(요소, 크레아티닌)가 모두 정상 범위였습니다. 심장·간·신장·폐·뇌·침샘 등 주요 장기의 조직 검사에서도 손상이나 병리적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전임상 조건에서 사태합제가 잘 견뎌지는 안전한 처방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

이 연구가 보여준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자음익기의 원리로 구성된 한약 복합 처방이 첫째 침샘의 AQP5 물 통로를 되살려 침분비량을 늘리고, 둘째 침샘의 섬유화와 조직 손상을 막으며, 셋째 쇼그렌증후군의 자가면역 염증 자체를 사이토카인·자가항체·신호전달 세 층위에서 가라앉힌다는 것입니다. 전통 처방의 익기양음이라는 개념이 현대 분자생물학의 언어로 번역되어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연구입니다.

다만 분명히 짚어야 할 한계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흰쥐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이 결과를 곧바로 사람에게 적용해 확정적 효과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연구는 한약이 침샘을 재생하고 침분비를 늘릴 수 있는 가능성과 그 작동 원리를 보여준 것이며, 앞으로 사람 대상 연구로 이어져야 할 출발점입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단순한 입마름이 아니라, 침샘을 공격하는 자가면역과 그로 인한 조직 손상이 얽힌 문제로 봅니다. 이번 연구처럼 기와 음을 보하는 전통 처방의 원리가 침샘 기능 회복과 면역 조절이라는 현대적 근거로 뒷받침되는 흐름은, 한의학 치료의 방향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환자 한 분 한 분의 상태에 맞추어 신중하게 접근하겠습니다.

이 글은 Liu F, Chen J, Gong C, et al (2025) Shatai Heji Mitigates Sjögren Disease-Induced Xerostomia by Regulating AQP5, NF-κB, and p38 MAPK Signaling Pathways. Drug Design, Development and Therapy 19:7979-8001 를 정리한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약으로 정말 침이 다시 나오게 할 수 있나요?
A. 이번 동물 실험에서는 그렇습니다. 자음익기 한약 처방이 침샘의 물 통로 단백질(AQP5)을 회복시키고 침분비량을 늘렸으며, 고용량에서는 임상에서 쓰는 침분비 촉진제에 필적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이는 전임상 단계의 결과로,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아직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증상만 가라앉히는 건가요, 원인을 다스리는 건가요?
A. 두 가지를 함께 겨냥했습니다. 침분비를 늘리는 동시에, 쇼그렌증후군의 원인인 자가면역 염증 자체를 조절했습니다. 침샘으로 몰려든 면역세포와 염증 물질을 줄이고, 쇼그렌 특유의 자가항체(anti-SSA/Ro, anti-SSB/La)까지 낮추었다는 점이 그 근거입니다.

Q. 안전한가요?
A. 이 연구의 급성 독성 시험에서는 간·신장 수치와 주요 장기 조직 모두 정상으로, 뚜렷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약은 개인의 체질과 상태, 복용 중인 다른 약과의 관계를 함께 살펴 처방해야 하므로,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진료를 거쳐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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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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