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내분비 문제, 갱년기 여성에게 쇼그렌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
목차
갱년기를 지나며 입과 눈이 마르기 시작했다면, 호르몬 변화가 쇼그렌증후군의 방아쇠가 된 것은 아닐까요?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은 침샘과 눈물샘 같은 외분비샘에서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 시작은 의외로 깊은 곳에 있습니다. 큰 스트레스를 겪은 직후나 갱년기 전후에 병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호르몬을 다루는 내분비계의 변화가 발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스트레스와 폐경이 어떻게 내분비 경로를 흔들고, 그 변화가 외분비샘 파괴로 이어지는지를 정리해 봅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내분비계로 전달될까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감염, 알레르기, 기아 같은 자극은 뇌 안의 신호 경로를 따라 내분비 기관까지 전달됩니다. 이 경로를 의학에서는 *축(axis)*이라고 부릅니다.
- HPA축 —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 HPG축 —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난소)
- HPT축 —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 GH/IGF-1축 — 성장호르몬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예를 들어 신체에 위협이 가해지면 그 신호가 HPA축을 타고 부신까지 도달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분비가 촉진됩니다. 그러면 에너지 대사가 빨라지면서 몸은 '싸우거나 도망갈' 준비 상태로 전환됩니다. 즉, 뇌가 받은 자극이 호르몬의 언어로 번역되어 온몸으로 퍼지는 셈입니다.
HPA축 — 떨어진 부신 활성
일차성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서는 이 HPA축의 활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그 결과 혈중 코르티솔 농도가 대조군에 비해 낮게 나타나기도 합니다(Johnson 등, The Journal of Rheumatology, 1998). 부신에서 분비되는 안드로겐 호르몬인 DHEA-S 농도 역시 낮게 측정되는데, 이는 손상된 HPA축 기능의 단독 신호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Valtysdottir 등, The Journal of Rheumatology, 2001).
이런 변화는 흔히 부신 피로 증후군으로 설명되며, 한의학에서 말하는 '명문화(命門火) 부족'의 양상과도 닮아 있습니다.
항체가 부신을 공격할 때
- 부신의 효소인 **21-수산화효소(21-hydroxylase)**에 대한 항체가 존재하면 부신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한 보고에 따르면 일차성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약 20%**에서 이 항체가 발견된다고 합니다.
HPG축 — 갱년기와 에스트로겐의 그림자
갱년기 여성에게서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이 시기의 에스트로겐 vs 안드로겐 균형 변화가 발병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동물 실험은 이 연결고리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난소를 절제한 쥐에게서 쇼그렌증후군과 유사한 자가면역 질환이 나타났고, 침샘 내피세포의 **세포자살(apoptosis)**이 증가했습니다(Ishimaru 등, The American Journal of Pathology, 2003). 또 안드로겐을 에스트로겐으로 전환하는 효소가 결핍된 쥐에서는 쇼그렌증후군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침샘 림프구 침윤이 관찰되었습니다(Shim 등, PNAS, 2004).
이를 종합하면, 폐경으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 침샘을 지키던 보호 작용이 약해지고, 침샘이 자가면역 공격에 더 취약해진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HPT축과 GH/IGF-1축 — 갑상선과 회복력
갑상선 기능 이상도 일차성 쇼그렌증후군과 관련이 깊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과 쇼그렌증후군 사이의 동반 관계를 다룬 보고도 있습니다(Alfaris 등, Journal of Clinical Rheumatology, 2010).
회복력의 관점에서는 GH/IGF-1축이 중요합니다.
- 간에서 만들어지는 IGF-1은 성장호르몬(GH)의 영향을 받으며, 세포 분화와 조직 복구에 핵심 역할을 합니다.
- 이 호르몬은 나이가 들수록 분비가 약해집니다.
- 스트레스로 뇌하수체 기능이 떨어지면 GH 분비가 줄고, 결과적으로 IGF-1도 감소해 침샘 손상의 복구가 늦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나의 그림으로 정리하면
스트레스와 폐경이라는 두 가지 원인이 여러 내분비 경로를 동시에 흔들고, 그 변화가 결국 분비샘 내피세포의 파괴로 나타난다는 흐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내분비의 변화는 외분비 기관의 내피세포를 보호하고 재생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며, 동시에 다양한 염증 물질의 분비와 침착을 가속화해 쇼그렌증후군의 진행을 부추기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이 연구가 발병 원인을 모두 밝힌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와 폐경이 질환에 큰 영향을 주고 그 과정이 내분비 변화를 매개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짚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 흐름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명문화 부족이 진행되는 과정과 유사해, 한의학적 접근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근거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을 단순한 건조 증상으로만 보지 않고, 스트레스와 갱년기 호르몬 변화가 만들어내는 내분비 흐름까지 함께 살펴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태에 맞춘 한의학적 관리를 고민합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갱년기 여성에게 쇼그렌증후군이 더 잘 생기나요?
A. 갱년기 전후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 시기의 에스트로겐 감소가 침샘 보호 작용을 약화시켜 자가면역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제시되지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Q. 스트레스가 쇼그렌증후군과 정말 관계가 있나요?
A. 스트레스는 HPA·HPG·HPT축과 GH/IGF-1축 같은 내분비 경로에 영향을 줍니다. 연구에서는 환자에게서 코르티솔과 DHEA-S 농도가 낮게 관찰되기도 했는데, 이는 스트레스 축의 기능 저하 가능성과 연결지어 논의됩니다. 다만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 호르몬 변화가 원인이면 한의학적 관리가 의미가 있을까요?
A. 내분비 기능 저하의 양상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명문화 부족과 유사한 면이 있어, 몸 전체의 회복력과 균형을 함께 살피는 접근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적용 여부는 전문 의료기관에서의 진단을 바탕으로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