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과 함께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들 (polyautoimmunity)
목차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푸스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쇼그렌증후군은 침샘과 눈물샘을 주로 침범하지만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한 환자에게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렇게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같이 발생하는 상태를 polyautoimmunity라고 부르며, 한 연구에서는 쇼그렌증후군 환자 **410명 중 32.6%(134명)**가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왜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할까
쇼그렌증후군은 눈물과 침이 줄어드는 건조 증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선외증상(전신증상)을 흔하게 동반하는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에 가깝습니다. 질병이 생기는 과정에는 여러 유전자가 관여하는데, 이 유전자들은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과민성 장증후군처럼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발생에도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면역계를 조절하는 같은 유전적 토대를 공유하다 보니, 한 사람의 몸 안에서 서로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시간 차를 두고 또는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쇼그렌증후군을 진단받았다면 건조 증상뿐 아니라 전신 곳곳의 변화도 함께 살피는 관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polyautoimmunity라는 용어는 어디서 왔을까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한 환자에게 같이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polyautoimmunity라는 표현은 1993년에 처음 등장하여 쓰이기 시작했습니다(Sheehan NJ, Stanton-King K. Polyautoimmunity in a young woman. Br J Rheumatol 1993;32(3):254–6).
이 개념은 단순히 우연히 두 질환이 겹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가면역이라는 공통된 토양 위에서 여러 질환이 함께 자라난다는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자가면역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신호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Overlap syndrome과 MCTD는 무엇이 다를까
polyautoimmunity와 비슷하면서도 구분되는 개념으로 **Overlap syndrome(중복증후군)**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혼합결합조직병(Mixed connective tissue disease, MCTD)**입니다. MCTD는 루푸스, 전신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느 한 질환으로 확증되지는 않았지만, 그 질환들의 특징적인 증상과 임상 양상이 함께 나타날 때 진단하게 됩니다.
MCTD 환자를 약 10년간 추적한 연구를 보면, 경과가 두 갈래로 나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Cappelli S, Bellando Randone S, Martinovic D, et al. "To be or not to be," ten years after: evidence for mixed connective tissue disease as a distinct entity. Semin Arthritis Rheum 2012;41(4):589–98).
- 60% vs 40% — 약 **60%**는 더 진행하지 않고 MCTD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 나머지 **40%**는 루푸스, 전신경화증 혹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이 바뀌는 경과를 보였습니다.
이 결과는 MCTD가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질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면서도, 일부에서는 다른 결합조직병으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유동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쇼그렌증후군과 가장 자주 겹치는 자가면역질환
그렇다면 쇼그렌증후군은 구체적으로 어떤 자가면역질환과 자주 함께 나타날까요.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받은 410명을 대상으로 한 단면연구(cross-sectional study)에서 그 분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중 **32.6%(134명)**가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었고, 가장 흔하게 동반된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반 빈도가 높은 순서
-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autoimmune thyroid disease): 21.5%
-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8.3%
-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7.6%
가장 흔한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의 비율(21.5%)이 류마티스 관절염(8.3%)에 비해 두 배가 훌쩍 넘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갑상선은 자가면역 반응이 비교적 쉽게 일어나는 장기여서, 쇼그렌증후군이 있다면 갑상선 기능과 항체 상태를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밖에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질환들
위의 세 질환 외에도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서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보고된 질환으로는 항인지질항체 증후군(APS), 전신경화증(SSc), 혈관염, 다발성경화증(MS), 백반증(vitiligo), 자가면역성 간염, 건선, 악성빈혈(pernicious anemia)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동반될 수 있는 질환의 범위가 넓다는 점은, 쇼그렌증후군을 단지 입과 눈이 마르는 국소 질환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새로 생긴 관절 통증, 피부 변화, 피로감 등이 단순한 증상의 변화인지 아니면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신호인지 함께 따져 보는 자세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진료하며, 건조 증상뿐 아니라 환자가 가진 전신 상태와 동반 질환의 가능성까지 함께 살피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polyautoimmunity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한 환자에게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1993년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자가면역질환들이 공통의 유전적 토대를 공유한다는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Q. 쇼그렌증후군 환자 중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함께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되나요?
한 단면연구에서 쇼그렌증후군 환자 410명 중 32.6%에 해당하는 134명이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21.5%)이었습니다.
Q. Overlap syndrome과 polyautoimmunity는 같은 것인가요?
비슷하지만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Overlap syndrome은 여러 결합조직병의 특징이 겹쳐 나타나는 상태로 MCTD가 대표적이며, polyautoimmunity는 서로 구별되는 자가면역질환이 한 환자에게 동반되는 더 넓은 현상을 가리킵니다.